다이나모이론

다이나모이론

[ Dynamo theory ]

다이나모는 역학적 에너지를 전자기적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기계를 통칭하는 단어이다. 천문학에서 언급하는 다이나모 이론은 지구나 별 내부에서 자성을 가진 물질이 회전이나 대류로 전류를 발생시키고 이 전류가 자기장을 생성한다는 이론이다. 지구의 경우, 지표면 3000 km 밑에서 철과 니켈로 구성된 유체 상태의 외핵이 유도 전류를 형성하여 자기장을 생성하고, 태양의 경우에는 대류층과 복사층의 경계에 해당하는 타코클라인(tachocline)에서 플라스마의 운동이 유도 전류와 자기장을 생성한다.

다이나모 이론에 의하면 지구나 태양은 거대한 막대 자석으로 볼 수 있다. 내부 전기 전도성 물질의 움직임과 위치가 변함에 따라 자기장은 주기적으로 변하기도 하고 비주기적인 영년변화(secular variation)를 경험하기도 한다. 태양 내부에서 작동하는 다이나모 이론이 설명해야 하는 관측적 특징은 1) 11년 주기의 흑점 변화, 2) 흑점 발생 위치의 적도 방향 흐름, 3) 22년 주기의 태양 자기장을 나타내는 헤일 법칙(Hale's law), 4) 흑점군의 경사를 나타내는 조이법칙(Joy's law) 등이다(그림 1과 2 참조). 과학자들은 이런 태양 자기장의 관측 특징들을 알파 효과와 오메가 효과가 작용하는 알파-오메가 다이나모 이론으로 설명한다. 오메가 효과는 태양의 차등회전 때문에 태양 자기력선이 태양 자전축을 중심으로 감기게 되는 효과이며, 알파 효과는 부력을 받아 떠오르는 자화된 플라스마에 작용하는 코리올리 힘 때문에 자기력선이 꼬이게 되는 효과이다.

태양과 비슷한 방식으로 어떤 천체에서 다이나모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두어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먼저 자전해야 한다. 자전속도가 빠를 수록 다이나모가 더 활발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리고 대류 운동과 같은 무작위한 운동이 있어야 한다. 태양과 같은 만기형 별은 내부 외곽에 대류층이 있어 다이나모가 활발히 일어난다. 대류층이 없는 조기형 별은 다이나모가 일어나지 않는다. 유체 상태의 금속으로 된 지구 외핵에도 대류 운동이 있기 때문에 다이나모가 작동한다.

달이나 지구형 행성에 자기장이 현재에 있거나 과거에 있었다는 사실은 이 천체에도 어떤 기간에는 다이나모 과정이 작용했을 걸로 추론할 수 있다. 따라서 다이나모가 작용할 수 있는 유체 핵이 그 기간 동안 있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림 1. 흑점의 발생 위치와 흑점의 크기를 나타내는 나비도. 발생의 위치가 흑점 주기가 진행됨에 따라 저위도로 이동하고 있음에 주목하자. 남반구와 북반구가 대략적으로 대칭이지만, 정확히 대칭적이지 않음에도 주목하자.(출처: )

그림 2. 흑점 쌍이 위도 방향에 대해 나란하게 배치되지 않고 약간 경사가 지도록 배열되는 모습이다. 이 경사가 태양 위도에 따라 증가한다는 것이 조이법칙이다.(출처: )

목차

다이나모 이론의 역사

다이나모 이론은 영국의 물리학자인 라모어(Joseph Larmor)가 태양의 자기장을 설명하기 위해 처음으로 제안하였다. 하지만 지구 자기장에 대해서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이 지구 내부에 전자와 양성자의 수가 같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제안 초기에는 다른 이론을 압도하지 못했다. 그 후 다이나모 이론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독일 태생의 물리학자인 엘자서(Walter Elsasser)가 지구의 외핵에서 발생한 유도 전류에 의해 지구 자기장이 발생한다고 체계적으로 이론을 제안하면서 자리를 잡아 갔다. 이로써 자기장의 물리적 특성상 2만년이면 사라질 지구 자기장이 그보다 훨씬 더 긴 35억년이라는 지구 역사 동안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 가능해졌다.

다이나모 모형

그림 3. 내부 열에 의해 움직이는 외핵의 액체 금속이 코리올리힘을 받아 자전축과 나란한 기둥 모양으로 꼬인 것을 나타낸다. 가운데 붉게 나타낸 것이 내핵이다.(출처: )

외핵의 회전은 지구 자전에 의해 생기는 코리올리 효과에 의해 발생하는데 코리올리 힘은 유체의 운동과 전류를 자전축과 나란한 기둥 모양으로 만든다(그림 3 참조). 자기장은 유도 방정식(induction equation)에 의해 결정된다. 자기장의 생성과 소멸의 상대적 중요성을 결정하는 매개 변수를 자기 레이놀드 수(magnetic Reynolds number)라고 한다.

운동학적 다이나모 이론

운동학적 다이나모 이론(kinematic dynamo theory)은 역학적 방정식을 온전하게 풀어서 기술하는 대신 미리 정해진 유체의 구조와 속도가 주어졌을 때 자기장의 세기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 연구하는 이론이다. 이 접근법은 속도장(velocity field)이 다이나모가 작동하기에 충분한지 테스트하는 데에 유용하다. 약한 자기장이 있는 곳에 속도 성분을 적용했을 때 자기장이 계속 증가하고 유지되는지 아니면 자기장이 소멸되는지 검증하는 데 사용된다. 특별히 작은 규모의 변동을 평균내어 다루어 더 큰 규모의 자기장을 알아보는 경우을 평균장 다이나모(mean field dynamo)라고 부른다.

알파 효과와 오메가 효과

그림 4. 태양의 차등 회전에 의해 발생하는 오메가 효과와 떠 오르는 자기장 튜브에 의해 발생하는 알파 효과.(출처: 한국천문학회)

이론에 의하면 순전히 폴로이달 성분(poloidal component)이나 토로이달 성분(troidal component)만 갖는 자기장은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폴로이달 성분이 토로이달 성분을 만들 수 있어야 하고, 토로이달 성분이 폴로이달 성분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이 두 과정을 설명할 필요가 있는데 이 과정을 설명하는 것을 알파 효과(alpha effect)와 오메가 효과(omega effect)라고 부른다(그림 4 참조).

태양이 고위도로 갈수록 느리게 자전하기 때문에 태양의 자기장은 늘어지면서 태양 주변을 감싸게 된다. 즉, 폴로이달 성분을 토로이달 성분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것을 오메가 효과라고 부르는데 남북 방향의 자기장을 8개월 정도 기간안에 태양을 한번 감싸게 만든다. 반면 태양의 자전 때문에 부력을 받아 떠오르는 자기장이 꼬이게 되는데 이것을 알파 효과라고 부른다. 즉, 토로이달 성분이 폴로이달 성분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알파 효과에 의해 꼬인 자기장이 위에서 언급한 조이법칙으로 나타난다.

태양 다이나모의 초기에는 대류층에서 알파 효과와 오메가 효과가 생긴다고 보았으나. 대류층에서는 자기장이 아주 빠르게 떠오르지 않는 한 오래 버틸 수 없다는 것이 알려져 알파 효과나 오메가 효과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알려졌다. 반면 복사층에서는 자기장 튜브를 빠르게 떠오르게할 부력이 충분히 생기지 않지만 차등 회전이 없어 필요한 효과를 만들지 못한다. 이런 이론적 난관이 태양 자기장이 복사층과 대류층의 경계면에서 자기장이 생겨야 한다는 제한점을 만들게 되었다. 타코클라인이라고 불리는 이 경계층이 바로 적절한 부력과 차등회전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기는 태양 자기장을 설명하는 다이나모 이론을 알파-오메가 다이나모(alpha-omega dynamo)라고 부른다.

비선형 다이나모 이론

그림 5. 비선형 다이나모 모형으로 계산된 자기장 결과. A, B, C는 스냅샷이고. D는 위도에 따른 방위각 성분의 크기이다. 관측된 나비도와 유사함에 주목하자.(출처: Strugarek et al. 2017, Science, 357, 185)

운동학적 근사 모형은 기본적으로 선형 모형(linear model)이기 때문에 자기장이 유체 운동에 영향을 미칠 만큼 충분히 세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된다. 유체의 속도장은 로렌츠 힘(Lorentz force)에 영향을 받게 되고 유도 방정식은 자기장에 대해 선형이 아니다. 이런 다이나모를 유체 자기 다이나모(hydromagnetic dynamo)라고 부른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 5개의 방정식을 동시에 풀어야 하는데 이 방정식을 푸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일반적으로 컴퓨터를 이용해 수치적으로 풀게 되며 적절하게 근사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자기장 역전(polarity reversal) 등 중요 관측 현상들을 설명하고 있어서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그림 5 참조).

반다이나모 정리

다이나모가 작동할 수 없는 특정한 자기장 분포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한 정리이다. 직각 좌표계에서 z 축에 대해서 독립적인 자기장은 다이나모에 의해 유지될 수 없다는 정리, 평면을 따라 흐르는 유체에 의해서는 다이나모가 작용하지 않는다는 정리가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은 토마스 카울링(Thomas Cowling)이 1934년 발표한 반다이나모 정리(Anti-dynamo theorem)이다. 이 정리에 의하면 축대칭 자기장(axisymmetric magnetic field)은 축대칭 전류에 의해 발생한 다이나모 작용으로 유지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