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기폭풍

지자기폭풍

[ geomagnetic storm ]

자자기폭풍은 지구 자기장이 급격하게 변하는 현상이다. 지자기폭풍이 발생하면 지상에서 잰 자기장의 남북방향 수평 성분(H 성분)이 수 시간 동안 급격히 감소한 후에, 길게는 며칠에 걸쳐 천천히 회복된다. 이러한 효과는 지자기 적도 근처에서 가장 분명하게 나타난다.

목차

지자기폭풍과 Dst 지수

과학자들은 지자기폭풍을 정량화하기 위해 지자기 적도 근처에 있는 네 지자기 관측소로부터(그림 1) 얻은 H 성분 변화량을 평균한 값인 Dst 지수를 고안하였다. Dst 지수는 지자기지수의 한 가지이다. 지자기폭풍이 발생하면 Dst 지수는 감소하게 된다. 보통 Dst 지수가 -수 십 nT(1 nT=10-9 T) 수준으로 감소하는 경우라면 약한 지자기폭풍으로 여기며, -수백 nT 수준으로 감소하면 강력한 지자기폭풍으로 여긴다. 그림 2에 보인 예에서는 Dst 값이 최대 -110 nT 미만으로 까지 내려간 중형 지자기폭풍에 해당한다.

그림 1. Dst 지수를 산출 하는데 사용하는 지자기 관측값을 제공하는 네 군데 관측소(빨간 점으로 표시: Hermanus, Kakioka, Honolulu, San Juan)(출처: )

그림 2. 지자기폭풍의 발생을 알리는 Dst 지수 변화의 대표적인 예 (자료 제공: )

지자기폭풍과 환전류

Dst 지수로 표현되는 지상 자기장 수평 성분의 감소는 지구 근접 공간에 고리 모양으로 존재하는 환전류(ring current)의 증가 때문이다. 그림 3에 이와 같은 상황을 묘사하였는데, 증가된 환전류는 본래 지구 자기장의 방향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섭동 자기장을 생성한다. 그 결과 전체 수평 자기장 값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 결국 지자기폭풍 발생의 원인과 과정은 우주 공간에서의 환전류 증가와 긴밀하게 연관된다. 사실 지자기폭풍은 지상에서의 지자기 변화 뿐만 아니라 고위도 지역에서의 오로라 발광, 지구 근접 우주 공간에서의 거시 자기장 구조의 변화 및 지구 근접 우주 공간에서의 고에너지 대전 입자 수 증가, 그리고 전리권 교란 등의 다양한 측면이 복잡하게 얽혀 나타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비록 역사적으로는 지자기폭풍이라는 용어에서 출발하였으나 현대 우주과학에서는 그 물리적 원인과 전개 양상을 고려하여 우주폭풍이라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을 더 적절하게 여긴다.

그림 3. 지자기폭풍의 원인. 환전류(ring current)의 발달에 의해 유도된 섭동 자기장이 적도 근처 지구 본래 자기장 성분을 감쇄시키는 효과의 설명(출처: 이대영/한국천문학회)

행성간 자기장과의 관계

지구 자기권은 태양으로부터 불어오는 태양풍을 항상 맞고 있어 그 모양이 변형되었을 뿐만 아니라 태양풍 에너지의 일부가 자기권 내부로 유입된다. 태양풍은 행성간 자기장(Interplanetary magnetic field, 줄여서 보통 IMF로 지칭)를 동반하는데, 이 자기장의 방향은 수시로 변한다. 이때 행성간 자기장이 남쪽 방향을 향할 때 태양풍 에너지 유입이 가장 효율적이다. 남쪽 방향의 행성간 자기장은 북쪽 방향을 향하는 지구 자기권 자기장과 결합하여 태양풍의 에너지를 자기권 내부로 효과적으로 제공 할 수 있게 해준다(그림 4). 이러한 태양풍 에너지 전달은 궁극적으로 지구 근접 공간에서의 환전류 증가를 가능하게 해주고, 그 결과로서 지상에서는 Dst 지수의 감소로 표현되는 것이다. 실제로 우주 과학자들은 이미 오래 전에 행성간 자기장이 남쪽 방향으로 강하게 유지 될 때 강력한 지자기폭풍이 발생한다는 것을 밝혔다.

그림 4. 태양풍이 동반하는 행성간 자기장(IMF)이 지구 자기권 자기장과 결합하는 과정으로 태양풍의 에너지가 자기권으로 유입되는 과정을 보이고 있다. 지자기폭풍 발생을 설명하는 주요 물리적 기작으로 믿어지고 있다. (출처: Lyons and Williams, Quantitative aspects of magnetospheric physics, 1983, D. Reidel Publishing Company)

태양 흑점 활동과의 관계

태양 흑점이 많아지는 흑점극대기 시점에는 코로나 층에서 거대한 질량 덩어리가 방출되는 일이 빈번해 진다. 이를 코로나질량방출(coronal mass ejection, 줄여서 보통 CME로 지칭)이라고 한다. 이 거대한 플라스마 질량 덩어리는 강한 자기장 구조 안에 갇힌 상태로 방출된다. CME가 지구 방향으로 향하게 되는 경우 보통 2-3일 정도 후 지구에 도착하여 자기권에 충돌하게 된다. 그런데 코로나 질량 덩어리를 감싸고 있는 자기장 구조는 강한 남쪽 방향 자기장 성분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바로 이로서 CME가 자기권에 충돌하면 강한 지자기폭풍의 발생을 유발하게 된다. 실제로 강한 지자기폭풍 발생의 대부분은 CME가 지구 자기권에 충돌할 때로 잘 알려져 왔다. 따라서 강한 지자기폭풍은 CME 발생이 빈번한 태양 흑점극대기 즈음에 가장 자주 발생한다.

부폭풍과의 관계

지자기폭풍과 유사하여 비전문가들에게 혼동되는 현상으로 부폭풍(substorm) 현상이 있다.부폭풍 역시 지상 자기장의 변화, 오로라 발광, 고에너지 하전입자 증가 등의 지자기폭풍에서 보통 볼 수 있는 특징들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혼동될 수 있다. 또한 영문 용어상 지자기폭풍은 'storm' 그리고 부폭풍은 'substorm'으로 부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두 현상사이에는 여러 차이점들이 있다.

먼저 부폭풍은 지자기폭풍에 비해 훨씬 짧은 시간에 걸쳐 발생과 소멸이 진행되어 보통 발생 후 2-3시간 안에 전 과정이 끝난다. 또한 지자기폭풍에 비해 훨씬 더 자주 발생하여 하루에도 수차례 발생이 가능한 반면 지자기폭풍은 태양 활동이 강한 시기라도 한 달에 2~3회를 넘기는 경우는 드물다. 지자기폭풍이 적도 근처에서 지상 자기장 수평 성분의 큰 변화로 나타나는 반면 부폭풍은 중저위도와 고위도에 걸쳐 지자기 세 성분 모두에서 변화를 보이며, 특히 오로라 발생 위도에서 매우 강한 지자기 교란이 나타난다. 무엇보다도 지자기폭풍의 발생 과정은 환전류의 증가로 나타나는데 이는 자기권내의 대전 입자의대류 운동이 강화되기 때문으로 해석하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비해 부폭풍의 발생 원인은 아직까지도 논란의 대상으로 남아있는데, 지자기 꼬리 지역에서의 자기장 재결합이 원인일 것이라는 것이 유력한 후보로 오래 동안 여겨져왔다. 부폭풍은 지자기폭풍의 발생과 상관없이 자주 발생한다. 특히 지자기폭풍이 발생하는 기간 동안에도 강한 부폭풍이 중첩되어 수차례 발생하는데, 이 때문에 역사적으로는 연속적인 강한 부폭풍의 발생이 합쳐져서 결국 지자기폭풍을 만드는 것으로 생각되어진 적이 있었다. 그러나 현대 우주과학에서는 두 현상 사이에 복잡한 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직접적인 개별 발생 원인은 독립적인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