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리권

전리권

[ Ionosphere ]

그림 1. 전리권(출처:한국천문학회)

전리권(ionosphere)은 지구 대기 상공 약 60 km에서 약 1,000 km의 구역(열권의 대부분과 중간권 및 외기권의 일부분을 포함)으로 공기 분자나 원자가 태양복사에너지에 의해 전리되어 자유전자와 양이온이 밀집되어 있는 영역이다. 고도별 전자밀도분포에 따라 전리권은 여러 층으로 구분된다. 전리권은 태양복사에너지량의 변화에 연관된 일변화, 계절변화, 위도변화 및 태양활동주기 변화가 일어난다. 이러한 규칙적인 변화 이외에도 여러 가지 화학적·전기역학적인 과정이나 태양우주환경의 급변, 또는 전리권 내의 불안정에서 비롯된 불규칙적인 전리권 변화도 일어난다. 과학자들은 전천카메라(all-sky camera), 라이다(lidar), 이오노존데(ionosonde), 레이더(radar), 그리고 위성에 탑재한 량뮤어탐침기(Langmuir probe) 및 이온표류속도계(ion-drift meter)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전리권의 구조 및 상태를 탐구하고 있다. 전리권은 지상에서 발사한 전파를 흡수하거나 반사하며 무선통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마르코니(Marconi)에 의한 대서양 횡단 무선통신의 성공으로 전리권의 존재가 확인되었다.

그림 2. 전리권과 무선통신(출처: 한국천문학회)

목차

전리권의 형성

대기를 구성하는 성분 중 질소분자(@@NAMATH_INLINE@@\rm N_2@@NAMATH_INLINE@@), 산소분자(@@NAMATH_INLINE@@\rm O_2@@NAMATH_INLINE@@) 및 산소원자(O)는 태양의 극자외선(extreme ultraviolet, EUV)/자외선(ultraviolet, UV) 및 엑스선을 받아 광전리를 일으킨다. 이 때문에 대기의 상층부에는 자유전자와 양이온이 풍부한 영역인 전리권이 형성된다. 그러나 동시에 자유전자들은 주변의 양이온과 인력이 작용하여 다시 중성원자로 돌아가는 재결합 작용 또한 일어나고 있다. 고도가 낮아서 기체의 밀도가 높은 곳에서는 기체 원자가 서로 가까이 있기 때문에 재결합의 속도가 빠르다. 광전리와 재결합 작용이 균형을 이루는 속도가 전리 정도를 결정한다. 또한 전리 정도는 태양과 그 활동에 달려있다. 전리권의 전리 정도는 태양으로부터 받는 복사의 양에 따라 대부분 결정된다. 태양 극자외선/자외선 및 엑스선이 주로 주간 전리권 형성에 기여하는 반면, 고위도 지방의 전리권 형성에는 고에너지 하강 오로라 입자가 주된 역할을 하며, 별빛이나 우주선(galactic cosmic ray)은 야간 전리권과 낮은 고도의 전리권 형성에 기여한다.

전리권의 구조

전리권은 전자의 밀도분포에 따라 지표로부터 D, E 및 F층의 순으로 분포하며, F층은 F1 및 F2층으로 다시 구분된다. 이렇게 층으로 구분된 이유는, 이오노존데(ionosonde) 관측에서 상이한 파장의 전파가 서로 다른 고도에서 반사된다는 사실 때문이다. 전파가 전자밀도의 제곱근에 비례하는 임계주파수에 도달하면 반사를 하게 되는데, 반사되는 고도가 다르다는 것은 각 층의 전자밀도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리권의 전자밀도가 고도에 따라 서로 다른 특성을 나타내는 이유는, 고도에 따라 변하는 대기의 조성과 밀도에 따라 태양복사 에너지가 선택적으로 흡수되기 때문이다.

D, E, F층은 상황에 따라 생성되기도 하고 소멸되기도 하는데 선박이나 비행기는 D층에서 반사하는 파장의 전파를 이용하요 무선송신을 한다. AM 라디오의 주파수에 해당하는 전파는 D층에서는 흡수되고 E층에서는 반사하기 때문에 AM 라디오는 D층이 존재하는 낮에는 신호가 약해져 상대적으로 잘 들리지 않으며, D층이 사라진 밤에는 더 잘 들린다. 이에 비해 FM, TV방송은 반사되는 전리층이 없어 송수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높은 산 정상에 송출안테나를 설치하여 전파신호를 송출하게 된다.

그림 3. 중위도지방의 전리권의 수직 전자밀도 분포. 전리권 전자밀도는 태양활동 및 밤낮에 따라 달라진다.(출처: Richmond, A. D., Thermospheric dynamics and electrodynamics, in Solar-Terrestrial Physics, ed. by Carovillano, R. L., and J. M. Forbes, D. Reidel, Hingham, MA, pp.539, 1983)

D층

90 km 이하의 고도 영역으로, 라이먼알파(파장 121.6 nm) 태양복사가 일산화질소를 전리시키는 층이다. 이 층의 최대전자밀도는 낮에 109/m3 정도이다. 이 층은 일몰 후에 굉장히 약해지지만 은하로부터 오는 우주선에 의한 전리로 약간 남게 된다. D층은 100 kHz 이하의 장파를 제외하면 전파의 반사층이라기보다는 흡수층으로서 작용한다. D층은 고주파수(high frequency, HF) 전파를 흡수하는데, 주로 10 MHz나 그보다 낮은 주파수(또는 긴 파장)의 전파가 이에 해당하며, 그보다 높은 주파수이면(또는 파장이 짧아지면) 흡수되는 정도가 약해진다. 전파의 흡수는 밤에 약하고 한낮에 최대가 된다.

E층

90∼140 km 고도 영역으로, 연엑스선(파장 1-10 nm)과 원자외선의 태양복사에 의해 산소분자가 주로 전리한 상태에 있는 영역이다. 이 층은 최대전자밀도가 1011/m3 정도로, 10 MHz 이하의 주파수를 가지는 전파만을 반사하며, 그보다 높은 주파수의(또는 짧은) 파장에 대해서는 일부를 흡수한다. E층의 수직구조는 기본적으로 전리와 재결합의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밤이 되어 전리의 주요 에너지원이었던 태양복사가 없어지면 E층은 사라지기 시작한다. 이에 따라서 E층의 최대전자밀도 고도가 올라가게 되는데, 이는 하층일수록 재결합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E층의 최대전자밀도 고도가 상승하게 되면 전파가 닿는 거리가 길어지게 된다.

F층

140~400 km 고도 영역으로, 초단파장의 자외선(파장 10-100 nm) 태양복사가 산소원자를 전리시키는 층이다. F층은 밤 동안에는 한 층으로 합쳐져 있다가, 낮 동안에는 F1층과 F2층을 형성한다. F층은 최대전자밀도가 1012/m3 정도로, 단파통신의 반사층으로서 HF 통신에서는 가장 중요한 층이다. F층은 공중파 방송에서 매우 중요하며, 낮 동안에 가장 두껍고 가장 반사도가 높은 층이다.

전리권의 변화

태양복사에너지량에 따른 변화

그림 4. 전리권의 일변화(출처: 한국천문학회)

전리권의 전리 정도는 태양으로부터 받는 복사의 양에 따라 대부분 결정된다. 따라서 전리권의 각 영역의 최대전자 밀도 및 고도 등의 여러 요소는 일변화, 계절변화 및 위도변화를 한다. 또한 11년 주기의 태양활동에 관계되어서도 변하는데, 태양활동이 활발하여 태양흑점이 많을 때는 전자밀도도 증가한다. 한편, 일식이 일어날 때 전리권을 관측하면 달이 태양광선을 가려 각 층의 전자밀도가 크게 감소한다.

전리권 이상(Ionospheric Anomaly)

태양복사에 의한 광전리 효과를 고려하여 전리권 전자밀도분포를 추론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전리권 전자밀도의 분포는 여러 가지 화학적·전기역학적인 과정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광전리 효과만을 고려하여 추론한 결과와는 상이하다. 이 상이한 전리권 전자밀도분포 부분을 "전리권 이상(ionospheric anomaly)"라고 하며, 대표적으로 적도 전리 이상(equatorial ionization anomaly; EIA), 겨울이상(winter anomaly) 현상 등이 있다.

적도 전리 이상

그림 5.(위) 적도지방 F층의 전리 이상(EIA) 형성과정 및 수송과정을 나타내는 모식도(출처: )(아래) 전리권 총 전자량의 위경도 분포. 자기적도 부근에는 전자밀도 골(trough)이 형성되어 있는 반면에, 자기위도 약 ±15~20도 정도에서는 전자밀도 마루(crest)가 형성되어 있다.(출처: Hyosub Kil, JHU/APL)

적도 전리 이상(Equatorial ionization anomaly, EIA)은, 전리권내 전리 현상이 실질적으로 일어나는 자기적도에서 전자밀도가 최소가 되는 반면, 자기적도를 중심으로 자기위도 약 ±15~20도 정도에서 전자밀도가 최대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적도 전리 이상 현상은 분수효과(fountain effect)로 설명할 수 있다. 적도지방은 자기력선이 지표면에 수평방향인데, 낮 시간대에는 동향 전기장으로 연직방향의 플라스마 표류가 유발된다. 이로 자기적도에서는 연직방향으로 전리권 플라스마가 이동하고, 좀 더 높은 고도에서 기압경도력과 중력으로 그 플라스마는 자기적도에서 양쪽방향으로 자기력선을 따라 확산한다. 결과적으로 자기적도 양쪽에서는 플라스마 마루(crest)가 형성되는 반면, 자기적도 주변에는 플라스마 골(trough)이 형성된다.

전리권 겨울이상

중위도에서 F2 층의 주간 이온 생산량은 예상대로 태양이 지구 상에 직접적으로 비추이는 여름에 더 높다. 그러나 중성 대기의 분자 대 원자 비율에는 계절적 변화가 있어 여름철 이온 손실률을 훨씬 높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여름철 손실의 증가는 여름철 생산량의 증가를 압도하며, 총 F2 전리는 실제로 여름철에 더 낮다. 이 효과를 전리권 겨울이상(Ionospheric winter anomaly) 현상 이라고 한다. 이 현상은 북반구에는 항상 나타나지만 태양 활동이 약한 기간에는 남반구에는 일반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전리권 교란(Ionospheric Perturbation)

태양우주환경과 같은 외부요인의 급변에 의한 영향을 받거나 전리권 내부의 불안정으로 전리권은 시간적으로는 수분에서 수일에 걸쳐 그리고 공간적으로는 수 m에서 수 십 km 규모로 불규칙한 구조를 나타내곤 하는데, 이를 전리권 교란(ionospheric perturbation)이라고 한다. 이러한 전리권 교란에 의한 불규칙 구조가 나타나면 전파는 회절 및 분산을 일으켜 전파의 강도 및 위상에 변화를 초래하여 전파의 정상적인 전파에 문제를 야기한다.

그림 6. 전리권이 전파의 전달에 미치는 영향(출처:한국천문학회)

스포라딕 E

스포라딕 E(sporadic E, Es)는 전리권 E층에 나타나는 일시적이고 국지적인 전자밀도의 증가현상이다. Es 층은 주로 90~120 km 고도 범위 내에서 1~2 km 정도의 두께로 수십~수백 km의 범위에 걸쳐서 나타난다. 지속시간은 수십 분~ 수 시간 정도이며, 전자밀도는 주변의 E층보다 2-3배정도 높으며 1012/m3 까지 증가하기도 한다. Es 층은 여름철에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고, 겨울철에는 발생 빈도가 낮다. Es 층은 HF 전파의 전파 경로에 영향을 상당히 미치는데, 이 층의 반사 때문에 F층으로부터의 반사파의 신호가 약해지기도 한다. Es 층의 발생원인은, 고위도 지방에서는 하강 오로라 입자의 충돌이며, 중위도 지방에서는 고도에 따른 바람장의 층밀림(shear)이고, 적도 지방에서는 적도 제트 전류대에 의해 야기되는 플라스마 불안정이다.

스프레드 F

스프레드 F(Spread F)는 주로 F층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오노존데 관측에서 전리권 전자밀도가 수평방향으로 일정하지 않은 경우, 서로 다른 고도에서 반사된 파가 함께 도달하여 이오노그램 상에서 궤적이 퍼져(spread) 보이는 현상이다. 스프레드 F는 위도별로 서로 다른 발생 원인에 따라 그 특성이 다르게 나타나는 두 종류가 있다. 적도지방의 경우, 이오노그램에서 최대주파수(foF2)보다 훨씬 낮은 저주파수 궤적에서 퍼짐이 일어나는 영역 스프레드 F(range spread F)가 주로 관측된다. 이 현상은 주로 일몰 직후에 대규모의 플라스마 고갈현상인 플라스마 거품(plasma bubble) 현상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중·고위도 지방의 경우에서는, 이오노그램 상에서 F층 궤적의 고주파수 부분이 갈라지거나 흐릿하게 되어 퍼짐이 일어나는 주파수 스프레드 F(frequency spread F)가 주로 관측된다. 오로라 위도대에서의 스프레드 F는 지자기 활동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신틸레이션

신틸레이션(scintillation)은 전파가 전리권 불균일 지역을 통과할 때 전파 신호의 강도나 위상의 변화가 초래되는 현상이다. 신틸레이션의 발생 고도는 250 km 혹은 그 이상으로, 자주 일어나는 시간과 장소는 일반적으로 스프레드 F와 유사하다. 신틸레이션의 강도는 전자밀도 변동량의 절대치에 의존하기 때문에 적도지방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며, 특히 적도지방 야간에 발생하는 플라스마 거품(plasma bubble)에 수반되어 신틸레이션이 심하게 나타난다. 4 GHz의 전파인 경우 10 dB 이상의 진폭 변화를 야기하며, UHF나 VHF 영역에서는 더 심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전파가 오로라지방의 전리권을 통과할 때도 현저하게 나타난다.

단파전파의 흡수

낮 동안에 D층의 전자밀도는 109~1010/m3정도로 낮기 때문에 통과하는 전파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태양의 활동이 증가하면 자외선 및 엑스선이 다량 방출되기 때문에 다른 층과 마찬가지로 D층의 전자밀도도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한편 D층은 대기 밀도가 높아 전파가 D층을 통과할 때 전자들은 진동하는 중에 중성 공기분자와 쉽게 충돌하므로 전파에너지를 소모시킨다. 결과적으로,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D층의 전자밀도로 말미암아 전파흡수가 일어난다. 예로서, 태양의 플레어가 발생할 때 방출되는 엑스선 복사는 D층의 전자 밀도를 갑자기 증가시켜, 돌발 전리층교란(sudden ionospheric disturbance, SID)이나 단파 두절(short-wave fadeout, SWF) 현상( 또는 델린저(Dellinger) 현상)을 일으킨다. 또한 코로나 질량 방출(coronal mass ejection, CME) 등에 수반된 고에너지 하전입자들은 D층까지 투과하여 극관(polar cap) 지역의 상층대기의 전자밀도를 비정상적으로 증가시켜 극관 흡수(polar cap absorption, PCA) 현상을 일으킨다. 이 기간 중 극지방을 통과하는 HF 통신의 두절현상이 일어난다.

전리권 폭풍

전리권 폭풍(Ionospheric storm)은 지자기 활동이 활발한 기간에 발생하는 전리권 교란 현상이다. 전자밀도가 최대가 되는 지역인 F층에서 현저하게 일어나며, 지자기 활동이 진행되는 동안 전자밀도는 지자기 활동이 없을 때에 비해 100% 이상의 변화를 일으킨다. 전리권의 전자밀도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양 전리권 폭풍(positive ionospheric storm)의 경우와 감소하는 음 전리권 폭풍(negative positive ionospheric storm) 경우가 있다. 이러한 변화는 열권과 전리권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음 전리권 폭풍은 중성대기 조성의 변화에 기인된 것이며, 양의 경우는 열권의 바람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