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종강세

잡종강세

[ heterosis ]

잡종강세는 잡종 자손의 형질이 부모보다 우수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모든 잡종에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며 양친의 조합에 따라 정도가 다르고, 교배가 가능한 종간 또는 종내에서 유연관유가 멀수록 강하지만 지나치게 먼 경우에 생육이 약하게 되는 잡종약세(hybrid weakness) 현상을 보일 수도 있다. 잡종강세는 일반적으로 여러 유전적 상호작용에 의하여 발생한다. 또한 비암호화 RNA(noncoding RNA) 등의 후성유전적(epigenetic) 요인이 잡종의 표현형을 좌우하기도 하여 잡종강세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목차

역사

작물생산에 잡종강세를 이용하는 방법을 알게 된지는 매우 오래되었지만1)2)3), 1900년초 멘델의 법칙이 재발견된 이후에 유전적 개념이 도입되었다. 1866년에 발표된 멘델(1822–1884)의 논문(Versuche über Pflanzen-Hybriden; 영문 Experiments on Plant Hybrids)과, 1910년 전후에 발표된 East4)5), East와 Hayes,6) Shull7)8)의 연구결과로 잡종강세 현상의 과학적 개념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1908년에 Shull은 그의 논문 'The composition of a field of maize'에서 다음의 중요한 결론을 제시하였다.9)

  • 자가수정은 순계의 새로운 변이를 창출한다.
  • 자가수정 식물은 교배 식물보다 약하다.
  • 근연 교배의 각 연속된 세대는 잡종 조합보다 약한 단순한 생물형의 품종을 만들며, 1년 내에 안좋은 형질을 없애는 것이 가능하다.

East와 Hayes(1912)는 이러한 "자가수정에 의한 약세와 인위교배에 의한 활력증가" 현상을 "heterozygosis"로 설명하였다.10) 교배는 모든 형질에서 부모와 다른 heterozygosis를 보였지만 자가수정은 homozygosis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1914년에 이르러 Shull은 "잡종강세(heterosis)" 용어를 제안하였고, 동식물에서 실질적 활용을 위해 중요한 포텐셜을 가지고 있다고 여겼다. Shull은 1952년에 옥수수 잡종에서 활력, 크기, 알곡 충실도, 생육발달속도, 병저항성, 환경저항성이 향상되는 것을 보고하였고11), 잡종강세는 서로 다른 배우체 간의 상호작용이며 상보적인 유전자(complementary genes)의 경우와 매우 유사한 것으로 인식하였다. Shull을 포함한 East, Hayes, Johns12) Bruce13)의 연구는 옥수수 등의 작물육종에 큰 기여를 하였고, 이후 잡종강세의 유전적 메커니즘과 이론적 모델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옥수수 B73 × Mo17 잡종의 표현형 (출처: )

잡종강세의 농업적 이용은 작물과 가축의 생산성 향상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14)15) 첫째로 잡종강세가 이용된 작물은 옥수수였고, 비트, 사탕수수, 양파, 가지, 토마토, 고추, 벼, 목화, 해바라기, 무 등이 뒤를 이었다.16) 옥수수의 잡종 강세육종은 1920년에 시작된 것으로 여겨지며,17) 얻어진 소량의 옥수수가 1924년에 상업화되었다.18) 1950년 경에 이르러 미국에서 재배되는 대부분의 옥수수가 자연교잡종에 비하여 약 15% 알곡 수량이 증가한 잡종이었다.

토마토 SINGLE FLOWER TRUSS (SFT) 유전자 돌연변이와 야생형 잡종에서 나타나는 잡종강세(overdominance) (출처: )

중국에서 주로 재배되는 잡종 벼는 자가수정 품종에 비하여 20~30%의 수량 증가를 보였다.19) 1972년부터 국내에서 재배되기 시장한 통일벼도 이 잡종강세의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2종의 인디카벼 타입과 1종의 자포니카 타입의 벼를 원거리 교배함으로써 잡종강세가 일어나게 한 것이다. 통일벼는 당시 재배되고 있던 일반 품종에 비하여 30%의 증수효과가 있었으며, 1976년 총 벼 재배면적의 44%를 차지하여 역사상 최초로 쌀 자급자족을 달성하게 하였다.

이론적 배경

농업적 이용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잡종강세는 유전학자들의 큰 주목을 받게 되었지만 원인에 대한 이론적인 개념과 현상해석이 정립되지 않았다. 잡종강세 현상을 설명하기 두 가지 주요한 유전적 가설이 제안되었는데 초우성(overdomanance), 우성(dominance)이 그것이다.

우성 가설

이형잡종(heterozygote)에서 우성대립유전자가 열성대립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지만, 고정된 열성동형 대립유전자는 열성형질이 퇴화되어 나타나는 현상을 설명한다. 이형대립유전자가 많은 F1 세대가 동형의 열성대립유전자(recessive allele)가 고정되어 나타나는 F2 세대의 일부 자손 개체보다 적응도(fitness)가 큰 것이 그 예이다. 1908년 유전학자 Charles Davenport20)에 의하여 제안되었다.

초우성 가설

두 순계를 교배하여 얻을 수 있는 대립유전자의 조합이 이형잡종에서 훨씬 우수한 특성을 발현시키는 현상을 설명한다. 이 가설은 동형접합 개체에서 열성이면서 나쁜 많은 대립유전자가 이형접합 개체에서는 형질발현에 작용하지 않지만 순계에서는 그 비율이 많아서 나쁜 형질이 발현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1908년 Edward M. East21)와 George H. Schull22)에 의하여 돌립적으로 제안되었다.

우성과 초우성 가설은 유전자발현의 상대적인 양으로 설명된다. 초우성이 잡종강세의 원인이라면 동형의 부모 개체보다 이형의 자손에서 특정 유전자들의 발현량이 높아야 한다. 우성이 원인이라면 부모 개체보다 이형의 자손 개체에서 매우 적은 수의 유전자만이 낮게 발현(underexpression) 되어야 한다.

후성유전과 잡종강세

잡종강세 현상에 대한 후성유전의 영향은 전령 RNA(mRNA)의 번역억제와 분해에 관여하지만 단백질을 암호화하지 않는 작은 크기의 RNA에 의한 유전체 수준의 유전자 차별발현이 주요인으로 의한 것으로 제안되었다.23) 식물의 크기가 유전체의 양적균형에 의하며 배수성식물이 일반적으로 과 키가 큰 것으로 보고되었다.24) 또한 유전자와 결합되거나 떨어질 수 있는 히스톤 단백질의 변형 형태도 잡종강세 현상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는 히스톤 단백질이 특정 형질 발현에 중요한 유전자의 RNA 전사를 조절하기 때문이다.

관련 용어

작물육종, 후성유전, 동형접합, 이형접합, 히스톤 단백질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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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ast EM (1908) Inbreeding in corn. In Reports of the Connecticut Agricultural Experiments Station for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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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Shull GH (1908) The composition of a field of maize. Reports of the American Breeders Association, 4: 296-301
8. Shull GH (1914) Duplicate genes for capsule form in Bursa bursa-pastoris. Zeitschr Induk Abstamm U verebungsl, 1: 97–149
9. Shull GH (1908) The composition of a field of maize. Reports of the American Breeders Association, 4: 296-301
10. East EM, Hayes HK (1912) Heterozygosis in evolution and in plant breeding. USDA Bur Plant Indust Bull, 243: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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