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핸서

인핸서

[ Enhancer ]

진핵세포에서의 유전자 발현은 프로모터(promoter)와 인핸서(enhancer, 증폭자)라는 특정 DNA 염기서열에 의해 조절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인핸서는 세포, 조직, 그리고 종 특이적 유전자 발현 조절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세포의 성장 및 분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으로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인핸서는 50 ~ 1500bp로 비교적 길이가 짧고 주로 다양한 전사활성인자들이 결합하는 시스작용(cis-acting) DNA 염기서열로 잘 알려져 있다. 처음으로 밝혀진 인핸서로는 1983년 밝혀진 면역글로블린 유전자의 인트론 내에 존재하는 것이다. 

목차

인핸서의 특징

인핸서와 프로모터는 모두 타겟유전자의 전사활성화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각각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프로모터의 경우 다양한 전사인자 및 RNA 중합효소가 결합하는 장소이며 정상적인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타겟유전자와의 거리 및 그 방향성이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프로모터는 타겟유전자와 매우 가까운 위치에 존재하며 특정 방향으로 위치했을 때만 타겟유전자의 발현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 1). 또한 하나의 타겟 유전자는 하나의 프로모터를 가지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림 1. 인핸서와 프로모터의 특징 (출처: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인핸서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전사활성인자 및 RNA 중합효소가 결합하지만 타겟 유전자와의 거리 및 그 방향성과는 상관없이 유전자 발현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림 1). 인간세포의 유전체 내에는 수만 개 이상의 인핸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타겟유전자와의 거리는 수 Kb부터 수백 Kb까지 다양한하다. 그리고 최근 연구에서 하나의 유전자는 대략 4.5개의 인핸서에 의해 그 발현이 조절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인핸서의 기능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핸서는 다양한 전사활성인자, RNA 중합효소, 및 크로마틴 조절인자가 결합하는 DNA 영역이다. 다양한 전사인자가 인핸서에 결합하여 인핸서가 활성화되면 비록 멀리 떨어져있기는 하지만 DNA 고리화(DNA looping)를 통해 타겟 유전자의 프로모터에 결합한 다른 전사인자와 상호작용을 하게 되고, 최종적으로 RNA 중합효소 및 보편전사인자(general transcription factor)와 프로모터와의 결합력을 증가시켜 유전자 발현을 촉진하게 된다 (그림 2). 따라서 인핸서 내에 점돌연변이(point mutation)이 일어나 전사활성인자의 결합이 저해되고 인핸서의 기능이 억제되며 타겟유전자의 발현도 동시에 감소하게 된다. 

그림 2. 인핸서에 의한 전사활성화 (출처: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인핸서의 동정

초기의 인핸서 동정은 인핸서 트랩(enhancer trap)과 같이 리포터 유전자의 무작위적 삽입 및 유전자 발현 분석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염색질 면역침전 (chromatin immunoprecipitation, ChIP)과 차세대염기서열 분석기술(Next generation sequencing)을 이용하여 새로운 인핸서를 동정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인핸서 영역에 결합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히스톤아세틸화 효소(histone acetyltransferase)인 p300-CBP의 결합위치를 ChIP-sequencing을 통해 분석함으로써 보다 손쉽게 인핸서를 동정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연구결과를 통해서 인핸서 영역에 존재하는 히스톤 단백질에 특이적 변형이 일어난다는 것이 밝혀졌다. 대표적으로 히스톤 H3 단백질의 네 번째 라이신(H3K4)에 메틸화 하나가 추가된 형태 (H3K4me1)가 모든 인핸서에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변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인핸서가 활성화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변형인 H3K27 아세틸화 (H3K27 acetylation)도 최근 밝혀져 히스톤변형 분석을 통해 세포 혹은 조직 특이적인 인핸서를 동정할 수 있다.   

인핸서의 분류

인핸서는 타겟유전자의 발현을 촉진시키기 위해 활성화되어 있는 인핸서(active enhancer)와 그 기능이 억제되어 있는 인핸서(poised enhancer 혹은 inactive enhancer)로 나눌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세포 분화관련 유전자들의 발현을 특이적으로 조절하는 수퍼-인핸서(super-enhancer)의 존재도 밝혀졌다. 이러한 인핸서는 결합되어 있는 전사인자들이나 인핸서 영역에서 나타나는 히스톤 변형에 의해 분류된다.

활성화된 인핸서(Active enhancer)

1) 전사활성인자, 크로마틴 조절인자, RNA 중합효소가 결합되어 있음

2) 히스톤 H3K4 모노메틸화(H3K4me1)과 H3K27 아세틸화(H3K27 acetylation)이 높게 나타남

3) 활성화된 인핸서의 가장 큰 특징은 RNA 중합효소에 의해 만들어지는 인핸서 RNA임

불활성화된 인핸서(Inactive enhancer)

1) 일부 전사활성인자가 결합되어 있음.

2) H3K4 모노메틸화만 나타나며, H3K27 메틸화(H3K27 methylation)가 나타남

3) 인핸서 RNA는 합성되지 않음.

수퍼-인핸서(Super-enhancer)

1) 위의 두 인핸서의 특징을 모두 나타냄.

2) 일반적인 인핸서보다 그 길이가 길고 더욱 많은 전사활성인자나 크로마틴 조절인자가 결합하는 위치를 포함함.

3) 주로 세포의 성장과 분화에 관련된 유전자들의 발현을 특이적으로 조절함.

관련용어

인핸서RNA(enhancerRNA, eRNA), 프로모터(promoter), 히스톤변형(Histone modification) 

참고문헌

Li et al., Nature Rev. Genet., 2016.

Molecular Biology of the gene (7 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