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질

염색질

[ Chromatin ]

염색질(chromatin)은 이중나선 DNA가 히스톤 단백질을 감고 있는 형태인 ‘뉴클레오솜(nucleosome)’을 기본단위로 하여 구성된 DNA-단백질 복합체이다. 1879년 발터 플레밍(Walter Flemming)이 호염기성 염료를 진핵세포에 염색시키면 진하게 염색되는 실 모양의 물질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를 ‘염색질’이라고 명명하였다 (그림 1). 

그림 1. 염색질의 구조 ()

목차

염색질의 기본단위

염색질(chromatin)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는 약 146bp의 DNA와 히스톤 단백질로 구성된 뉴클레오솜(nucleosome)으로 알려져 있다. 뉴클레오좀을 구성하는 히스톤 단백질에는 히스톤 H2A, H2B, H3 그리고 H4가 있으며, 각각 2개씩 총 8개의 히스톤 단백질이 모여 히스톤 팔량체(octamer)를 형성한다. 염색질(chromatin)의 주요구성 성분인 히스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을 살펴보면 약 20% 이상이 (+) 전하를 띄는 라이신(Lysine)이나 아르기닌(Arginine)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이렇게 (+) 전하를 띄는 아미노산와 DNA의 (-) 전하를 띄게 하는 인산기(phosphate group)와의 결합에 의해 뉴클레오솜 구조는 매우 안정하게 유지된다 (그림 2). 

그림 2. 염색질의 기본단위인 뉴클레오좀의 구조 ()

염색질의 구조

Beads on a string (10nm fiber) 구조

염색질(chromatin)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는 뉴클레오솜(nucleosome)이 DNA[string, linker DNA]에 연결된 구조이며, 이를 beads on a string구조 혹은 10 nm fiber라 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하나의 뉴클레이좀은 약 147bp의 DNA에 둘러싸여 있고, 이때 DNA는 히스톤 팔량체 주위를 약 1.65 바퀴 감싸게 된다. 그리고 각 뉴클레오좀 사이는 약 20 ~ 60bp 정도의 링커 DNA로 연결되어 있다. 긴 길이의 DNA가 10 nm fiber 형태를 이루게 되면, 원래 DNA보다 약 6배가량 응축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igher-order 염색질 구조

세포내에서 DNA는 10 nm 섬유(10 nm fiber)보다 훨씬 더 복잡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 예를 들면, 10 nm fiber 구조에서 약 40배가량 더욱 응축되어 생성된 구조를 30 nm 섬유라 한다. 30 nm 섬유 형성에는 네 개의 히스톤 단백질의 N 말단(N-terminal tail)과 또 다른 히스톤 단백질인 히스톤 H1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형성된 30 nm 섬유질은 더욱 응축된 형태로 다양한 전사활성인자나 RNA 중합효소, 그리고 DNA 복제 관련 단백질들이 DNA에 결합하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30 nm 섬유는 더욱 조밀하게 응축된 염색체(chromosome)를 형성하게 된다.

진정염색질(Euchromatin)과 이질염색질(Heterochromatin)

염색질은 구조 및 특징에 따라 진정염색질과 이질염색질로 나눌 수 있다. 진정염색질의 경우 DNA가 비교적 느슨하게 풀려져 있는 상태로 전사인자들이나 DNA 복제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이 보다 쉽게 DNA에 결합이 가능하다. 반면 이질염색질은 호염기성 염료에 의해 매우 잘 염색되는 형태로 염색질이 매우 응축되어 다른 단백질의 결합이 관찰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진정염색질과 이질염색질 보다 활성화된 염색질(open chromatin, active chromatin) 혹은 불활성화된 염색질(closed chromatin, inactive chromatin)이라 부른다. 

염색질의 기능

DNA 응축

염색질(chromatin)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길이가 긴 DNA를 크기가 작은 핵 내로 삽입될 수 있도록 DNA를 응축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인간 DNA의 길이가 약 2 m이지만 인간 세포의 크기는 일반적으로 약 100 ㎛이하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염색질(chromatin) 구조는 길이가 긴 DNA를 크기가 매우 작은 핵 내로 패키징하여 안정한 상태로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히스톤 변형을 통한 전사 및 DNA 복제 조절

염색질(chromatin) 구조의 또 다른 기능은 DNA 상에서 일어나는 전사나 복제를 조절하는 것이다. DNA가 히스톤 단백질에 감겨 있는 경우 RNA 중합효소(RNA polymerase)에 의한 전사(transcription)나 DNA 중합효소(DNA polymerase)에 의한 DNA 복제(DNA replication)가 억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면, RNA 중합효소에 의해 전사가 일어나는 동안 유전자로부터 히스톤 단백질들이 빠르게 제거되고 RNA 중합효소가 지나간 자리에는 히스톤 단백질이 다시 삽입되게 된다. 일반적으로 전사가 활발히 일어나는 유전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뉴클레오좀이 존재하며 이와 반대로 전사가 억제되어 있는 유전자의 경우 많은 양의 히스톤 단백질들을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히스톤 단백질의 제거 및 삽입은 히스톤 단백질에 나타나는 아세틸화(acetylation), 메틸화(methylation), 인산화(phosphorylation), 유비퀴틴화(ubiquitination) 등과 같은 다양한 변형에 의해 조절된다(그림 3). 각 변형은 서로 다른 기작을 통해 염색질(chromatin) 구조를 변화시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히스톤 아세틸화는 라이신(lysine)잔기의 (+) 전하를 상쇄하여, DNA와 히스톤 단백질 사이의 결합력을 감소시키고 유전자 발현의 활성화을 유도한다. 이와 달리, 히스톤 메틸화는 염색질(chromatin) 구조를 직접 변화시키지 않지만 히스톤 아세틸화를 조절하는 히스톤 아세틸화효소(Histone acetyltransferase)나 히스톤 탈아세틸화효소(Histone deacetylase)들의 결합위치로 작용함으로써 염색질(chromatin) 구조를 변화시킨다. 또한 히스톤 유비퀴틴화는 히스톤 메틸화를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 3. 히스톤 변형의 종류(출처: 위키피디아,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41382917)

DNA 안정화

세포내에서 이중나선으로 존재하는 DNA는 단일나선으로 존재하는 RNA에 비해 비교적 안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히스톤과 결합하지 않은 DNA는 여전히 높은 빈도로 손상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DNA가 히스톤 단백질과 결합하여 염색질(chromatin) 형태를 이루게 되면 세포내에서 보다 안정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염색질의 또 다른 중요한 기능은 DNA의 안정화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관련용어

염색체(chromosome), 진정염색질(euchromatin), 이질염색체(heterochromatin), 뉴클레오솜(nucleosome), 히스톤(histone)

참고문헌

Molecular Biology of the Gene (7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