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중합효소

DNA 중합효소

[ DNA polymerase ]

DNA 중합효소(DNA polymerase)는 DNA를 주형으로 하여 상보적인 DNA 가닥에 뉴클레오티드(nucleotide)를 연결하여 새로운 DNA를 합성하는 효소이다. 이 효소는 DNA 복제와 손상회복(damage repair)에 주로 작용하며, 기존 단일가닥 DNA 또는 RNA와 상보적인 염기서열을 가진 새로운 DNA 가닥을 합성한다. DNA를 주형으로 하여 DNA를 합성하는 효소는 DNA 의존성 DNA 중합효소(DNA-dependent DNA polymerase)라 하고, RNA를 주형으로 DNA를 합성하는 효소는 RNA 의존성 DNA 중합효소(RNA-dependent DNA polymerase) 혹은 역전사효소(reverse transcriptase)라고 한다. DNA 중합효소는 이미 존재하는 DNA의 3‘ 부분의 하이드록실기(-OH), 혹은 프라이머(Primer)라고 부르는 짧은 단일가닥 DNA 또는 RNA에 의해 제공되는 하이드록실기에 인산디에스테르결합(phosphodiester bond)을 통해 새로운 뉴클레오티드를 하나씩 추가함으로써 긴 DNA 사슬을 합성한다. 

목차

DNA 중합효소의 발견

1956년에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아서 콘버그(Arthur Kornberg) 박사 연구팀이 대장균(E. coli)에서 DNA 중합효소 I (DNA polymerase I, Pol I)을 처음 발견하였고, 이 효소가 주형 DNA 가닥의 염기서열을 복제한다는 사실을 밝히게 되었다. 콘버그 박사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195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였고, 이후 토마스 콘버그(Thomas Kornberg)와 말콤 게프터(Malcolm E. Gefter)가 1970년에 DNA 중합효소 II (DNA polymerase II, Pol II)를 발견하였다.

DNA 중합효소의 구조

DNA 중합효소는 전체적으로 오른손 모양의 구조를 가지며, 엄지손가락(thumb), 손가락(finger), 손바닥(palm) 모양의 영역을 가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효소 반응이 일어나는 부분의 구조는 모든 생명체에서 잘 보존되어 있는데, 이는 DNA 중합효소 효소 반응 부위가 세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함을 보여주고 있다. DNA 중합효소 효소가 활성화되면 DNA가 손바닥 영역에 달라붙고, 손바닥 영역은 포스포릴기(phosphoryl group)를 전달하는 반응을 촉진하게 된다. 손가락 영역은 주형 DNA의 염기와 디옥시뉴클리오시드 삼인산(deoxynucleoside triphosphates)이 잘 결합하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엄지와 손가락 영역은 진행성(processivity), 전좌(translocation) 뿐 아니라 DNA가 올바른 자리에 위치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그림 1).

그림 1. DNA 중합효소의 구조 ()

DNA 중합효소의 종류

DNA 중합효소는 유전체를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복제하기 위하여 다양한 종류로 존재하는데, 서열의 유사성에 따라 크게 A, B, C, D, X, Y, RT 7개의 그룹으로 구분된다 (그림 2). 

그림 2. DNA 중합효소의 종류 (출처: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E. coli의 경우에는 DNA pol Ⅰ, Ⅱ, Ⅲ, Ⅳ, Ⅴ 5가지의 DNA 중합효소가 존재하며 이는 효소의 성질이나 소단위의 구성 등에 따라 구분된다. 이 중 염색체를 복제하는 데 주로 사용되는 것은 DNA 중합효소 Ⅲ(DNA polymerase Ⅲ, Pol Ⅲ)로 핵심부분과 베타(beta) 미끄럼 집게(sliding clamp), 집게 장전자(clamp loader)로 구성된다. Pol Ⅲ의 핵심 부분은 중합효소의 활성, 핵산말단가수분해능력(Exonuclease activity)을 통한 교정(proofreading) 등에 관여하고, 미끄럼 집게와 집게 장전자는 효소가 DNA에 잘 결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높은 진행성(processivity)을 지니도록 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DNA 중합효소 Ⅰ은 5‘ → 3'과 3‘ → 5' 핵산말단분해효소 기능을 가져 DNA 합성이 시작될 때 사용되는 RNA 프라이머를 제거하고 수선하는 역할을 하고, Pol Ⅱ는 복제 분기점에서의 활성과 멈춰있는 Pol Ⅲ를 도와주는 역할을, 그리고 Pol Ⅳ와 Pol Ⅴ는 SOS 반응이나 손상된 지역을 통과하여 합성하는 역할(Translesion synthesis, TLS)을 한다 (그림 3).

그림 3. 원핵세포의 DNA 중합효소의 종류 및 기능 (출처: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진핵생물에도 15개 이상의 다양한 DNA 중합효소가 존재하고, 이중 여러 소단위로 구성되는 Pol α/프리마아제(primase), Pol δ, Pol ε이 DNA 복제에 주로 작용하는 중요한 중합효소로 기능한다. Pol α/프리마아제는 Pol α 2개와 프리마아제 2개로 구성되는데 프리마아제가 RNA 프라이머를 합성하면 Pol α가 DNA 합성을 시작하게 된다. DNA 중합효소 α/프리마아제는 비교적 진행성이 낮기 때문에 진행성이 높은 중합효소인 DNA Pol δ나 DNA Pol ε에 의해 대체되어 DNA 합성이 진행되고, 선도가닥은 Pol ε가 지연가닥은 Pol δ에 의해 합성되면서 3개의 서로 다른 DNA 중합효소가 복제분기점에서 작용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나머지 DNA 중합효소는 DNA 수선에 관여한다. 

DNA 중합효소의 작용기전

DNA 사슬에 뉴클레오티드(nucleotide)를 연결하면서 새로운 DNA를 합성하는 DNA 중합효소의 작용에는 데옥시리보뉴클레오사이드 삼인산(dATP, dCTP, dGTP, dTTP)과 주형(template), 그리고 프라이머가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주형 가닥은 새롭게 합성되는 상보적인 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를 지정하는 역할을 한다. DNA 합성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항상 프라이머가 필요한데, DNA 중합효소는 이미 존재하는 DNA 가닥의 3' 말단에 새로운 뉴클레오티드를 추가하여 5' 에서 3' 방향으로 DNA를 합성을 진행하기 때문에 주형에 상보적인 짧은 가닥의 프라이머가 있는 경우에만 DNA 합성이 시작된다. DNA 합성은 프라이머 가닥의 3‘ 말단의 하이드록실기가 새롭게 들어오는 뉴클레오티드 삼인산의 α 인산기를 공격하는 반응에 의해 진행되고, 이 반응에 의해 β, γ 인산이 유리되고 인산디에스테르 결합이 형성되면서 합성이 진행된다. 생체 내에서 DNA 중합효소는 매우 정확하지만 보통 10억 염기쌍마다 약 하나 정도의 잘못된 뉴클레오티드를 합성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오류를 정정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는데 이를 교정(proofreading)이라고 한다. 잘못된 염기쌍이 인식되면 DNA 중합효소는 3'→5' 핵산말단가수분해효소(exonuclease) 활성으로 염기쌍을 제거한 후 다시 중합효소의 활성으로 합성을 진행한다 (그림 4). 

그림 4. DNA 중합효소에 의한 중합반응 및 교정 ()

관련용어

DNA 수선(repair), DNA 복제(replication), RNA 의존성 DNA 중합효소(RNA-dependent DNA polymerase)

참고문헌

Molecular Biology of the Gene (7판), Genes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