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의 법칙

독립의 법칙

[ Law of independent assortment ]

멘델은 단일인자 교배(single-factor crosses) 실험을 통해 분리의 법칙을 발견하였지만 양성인자 교배(two-factor crosses)와 같은 좀 더 복잡한 실험을 통해 추가적인 통찰력을 얻게 되었다. 즉, 2개의 서로 다른 형질이 어떻게 유전되는 지를 동시에 관찰하는 교배실험을 수행하였다. 이런 실험연구를 통해 두 번째 유전법칙인 독립의 법칙(Law of independent assortment)을 발견하게 된다. 여기서 독립의 법칙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두 가지 형질을 고려할 때 생식세포 형성 과정(gametogenesis) 동안 임의의 한 형질을 결정하는 한 쌍의 유전인자(즉, 대립유전자)들의 분리는 두 번째 형질의 결정에 중요한 다른 한 쌍의 유전인자들의 분리와는 독립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목차

멘델과 완두콩 모델, 그리고 유전의 개념

그레고르 멘델(Gregor Mendel: 1822 - 1884)은 1860년대에 활동한 오스트리아 출신의 수도승이자 생물학자였다(그림 1). 그는 일반 가정에서 재배하는 완두콩을 연구 모델로 하여 부모의 형질이 자손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를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유전법칙을 밝혔다(그림 2).

멘델 연구는 기본적으로 형질의 유전을 지배하는 법칙을 이해하는 데 목적을 둔 것이다. 멘델시대의 연구자들은 유전물질의 분자구성이나 생식세포 형성과정 그리고 수정동안 유전물질의 전달방식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였다. 지금 우리는 유전물질이 DNA라는 핵산으로 구성되며 염색체의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또한 각 염색체는 유전자로 기능하는 수백 수천 개의 짧은 절편을 포함하고 있는 것을 이해한다.

여기서 유전자는 개체 형질 발현에 영향을 주는 유전의 기본단위체로 인식된다. 즉, 멘델이 탐구했던 완두콩의 7 가지 서로 다른 형질 또는 특성은 각기 다른 유전자의 기능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완두콩과 인간을 포함하는 대부분의 진핵생물체에서 발견되는 유전물질은 각 염색체에 하나씩 포함되며, 한 쌍의 염색체로 조직화된다. 따라서 진핵생물체의 대부분의 유전자들은 2개의 복사본으로 구성되며, 이들 복사본은 동일하거나 다를 수 있다. 특정 유전자에 해당하는 2개의 복사본을 대립유전자(allele)라고 부른다. 예를 들면 완두콩의 색깔을 결정하는 유전자는 황색 대립유전자(yellow allele)와 녹색 대립유전자(green allele)로 발견된다. 

그림 1. 그레고르 멘델(Gregor Mendel) (출처:Gettyimages)

그림 2. 멘델의 완두콩 모델 (출처:Gettyimages)

양성잡종 교배와 독립의 법칙

멘델이 유전법칙을 탐구하는 데 활용한 완두콩 모델과 단성인자 교배실험의 결과를 토대로 처음으로 제안한 유전법칙은 분리의 법칙이다. 이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분리의 법칙을 참고하길 바란다. 이것은 두 번째 유전법칙인 독립의 법칙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멘델은 2가지 형질에서 차이를 보이는 순종인 식물개체들을 교배하는 양성잡종 교배(dihydrid cross)를 수행하였다. 여기서 2가지 형질은 콩의 모양과 색깔을 예로 들 수 있다. 콩 모양 형질 중 둥근 것은 우성이고, 주름진 것은 열성이며, 이런 형질을 결정하는 우성 대립유전자는 R, 열성대립유전자는 r로 표기한다. 콩색 형질의 경우 우성형질은 황색이고, 녹색이 열성이다. 콩색을 결정하는 우성대립유전자는 Y, 열성대립유전자는 y로 표기한다.

황색이면서 둥근 모양의 콩을 가진 순종개체와 녹색이면서 주름진 콩의 열성형질의 순종을 교배하게 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한 가지 가능성은 2가지 형질을 결정하는 각 유전인자(heritable factor)가 서로 연관되어 있어 항상 하나의 단위체로 유전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순종 부모로부터 얻어지는 F1 자손은 2가지의 생식세포인 RYry의 유형만 생성한다 (그림 3a). 두 번째 가능성은 그들이 연관되어 있지 않아 서로 독립적으로 생식세포 속으로 분리되어 들어 갈 수 있다 (그림 3b). 이와 같은 독립적 분리에 따라 F1 자손은 RY, Ry, rY, ry의 4가지 유형의 생식세포를 같은 확률로 생성할 수 있다.

그림 3. 생식세포 형성과정에서 서로 다른 2개 유전자의 분리를 설명하는 가설 (출처: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멘델은 우성형질의 순종과 열성형질의 순종 개체를 부모세대로 지정한 순종교배에서 F1 세대의 씨앗인 콩을 수확한 후 콩을 다시 심어 F1 식물개체를 생산한다. 이런 F1 개체끼리 자가수분으로 F2 세대의 콩을 얻어 형질을 분석하였다.

교배 결과, F1 세대는 모두 우성형질인 둥글고 황색의 콩을 가지고 있었으며, F2 자손에서는 부모 세대의 형질 뿐 아니라 비부모형(nonparentals) 형질의 조합을 가진 개체들도 발견되었다.

F1 자손끼리 자가수분을 하게 되면 RrYy ✕ RrYy로 표현할 수 있다(그림 4). 수컷과 암컷의 생식세포는 모두 RY, Ry, rY, ry의 4가지의 유전자형이 가능하다(그림 4). 이런 4종류의 생식세포 유형은 콩모양과 콩색을 결정하는 대립유전자들이 독립적으로 분리된 결과물이다. 수정과정에서 4종류의 수컷생식세포는 마찬가지로 4종류의 암컷생식세포 중 어느 것과도 조합을 이룰 수 있다. 이것은 총 16가지 종류의 유전자형을 가진 F2 자손을 만들 수 있으며, 각 자손 개체는 콩모양 유전자와 콩색 유전자에 대해 각각 2개 복사본(즉, 대립유전자)을 포함가게 된다.

F2 자손의 표현형 비율은 둥글고 황색(9), 둥글고 녹색(3), 주름진 황색(3), 주름진 녹색(1)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비부모형 형질을 가진 F2 자손의 생성은 그림 3a의 연관모델에 반하는 결과이다. 만약 연관모델이 옳았다면 F1 개체가 만들 수 있는 생식세포의 유전자형은 RY 또는 ry 뿐이다. 따라서 이들의 조합으로 나올 수 있는 F2 자손의 유전자형은 RRYY(둥글고 황색), RrYy(둥글고 황색), rryy(주름진 녹색)이 각각 1: 2:1가 나오게 될 것이고, 표현형은 단지 부모형만 나오게 될 것이다.

하지만 멘델은 양성잡종 교배에서는 1: 2:1가 아닌 9: 3:3:1의 F2 자손의 표현형 비를 관찰하였다(그림 4). 따라서 멘델은 연관된 분리 가설을 거절하고 대신 서로 다른 형질은 독립적으로 분리되어 생식세포 속으로 무작위로 들어간다는 가설을 지지하게 되었다.

현대생물학의 용어를 이용하여 멘델의 독립의 법칙을 정의하면 다음과 같다. "2개의 서로 다른 유전자는 생식세포(반수체) 형성과정 동안 그들의 대립유전자를 무작위로 분리시킬 것이다. 또한 두 유전자 중 임의의 하나가 분리되어 생식세포로 전해질 때 나머지 하나 역시 서로 영향을 주지 않고 독립적으로 분리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임의의 한 유전자의 대립유전자는 다른 유전자의 대립유전자가 동일한 생식세포에 존재하는 것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생식세포 안에서 발견된다는 것이다.

그림 4. 멘델의 독립의 법칙 (출처: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관련용어

독립의 법칙(Law of independent assortment), 양성잡종 교배(dihybrid cross), 생식세포 형성과정(gametogenesis), 대립유전자(allele), 유전인자(heritable factors), 유전자형(genotype), 표현형(phenotype), 우성(dominant), 열성(recessive)

참고문헌

  1. Genetics (R. Brooker 저, 5판, McGraw-Hill)
  2. Genetics (L. Hartwell외 4인 저, 4판, McGraw-Hill)
  3. Getty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