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의 법칙

분리의 법칙

[ Law of segregation ]

분리의 법칙(Law of segregation)은 1866년에 멘델이 발표한 "식물잡종에 관한 실험(Experiments on Plant hybrids)"이라는 제목의 논문에 포함된 내용이다. 멘델의 연구결과는 34년간 빛을 보지 못하다가 칼 코렌스(Carl Correns) 등의 3명의 식물학자들의 후속 연구로 재발견되면서 알려지게 되었다. 멘델은 완두콩을 이용한 자가수분 또는 타가수분 실험을 통해 개체 형질의 유전에 대해 연구하였다. 특히 한 가지 형질의 관점에서 서로 다른 특성(즉, 우성과 열성)을 보이는 부모 개체끼리 교배하여 단성잡종(monohybrid)인 자손을 분석할 수 있는 단일인자 교배(single-factor crosses)를 연구함으로써 분리의 법칙을 제안하게 되었다. 멘델은 개체에서 발견되는 임의의 한 형질은 각 부모로부터 전달된 유전인자(지금의 대립유전자 개념과 동일) 한 쌍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하였다. 멘델의 분리의 법칙은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생식세포 형성과정(gametogenesis) 동안 한 쌍의 유전인자는 무작위로 분리되어 생식세포로 들어감에 따라 절반의 생식세포는 유전인자 중 하나만을 전달받고 나머지 절반은 다른 유전인자를 전해 받는다. 현대생물학 용어를 사용하여 멘델의 분리의 법칙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유전자가 부모로부터 자손에게 전달되는 과정 동안 임의의 유전자에 속하는 2 개 대립유전자(allele)는 서로 분리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각 유전자의 2개 복사본(즉, 대립유전자) 중 하나씩만 단일 생식세포에서 발견된다. 수정을 통해 2개 생식세포(정자와 난자)가 무작위로 합쳐질 때 서로 다른 종류의 대립유전자 조합도 만들어진다.

목차

분리의 법칙 발견

멘델과 완두콩 모델, 그리고 유전의 개념

그레고르 멘델(Gregor Mendel: 1822 - 1884)은 1860년대에 활동한 오스트리아 출신의 수도승이자 생물학자였다(그림 1). 그는 일반 가정에서 재배하는 완두콩을 연구 모델로 하여 부모의 형질이 자손에게 어떻게 전달되는 지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유전법칙을 밝혔다(그림 2).

멘델 연구는 기본적으로 형질의 유전을 지배하는 법칙을 이해하는 데 목적을 둔 것이다. 멘델시대의 연구자들은 유전물질의 분자구성이나 생식세포 형성과정 그리고 수정동안 유전물질의 전달방식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였다. 지금 우리는 유전물질이 DNA라는 핵산으로 구성되며 염색체의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또한 각 염색체는 유전자로 기능하는 수백 수천 개의 짧은 절편을 포함하고 있음을 이해한다.

여기서 유전자는 개체 형질 발현에 영향을 주는 유전의 기본단위체로 인식된다. 즉, 멘델이 탐구했던 완두콩의 7 가지 서로 다른 형질 또는 특성은 각기 다른 유전자의 기능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완두콩과 인간을 포함하는 대부분의 진핵생물체에서 발견되는 유전물질은 각 염색체에 하나씩 포함되며, 한 쌍의 염색체로 조직화된다. 따라서 진핵생물체의 대부분의 유전자들은 2개의 복사본으로 구성되며, 이들 복사본은 동일하거나 다를 수 있다. 특정 유전자에 해당하는 2개의 복사본을 대립유전자(allele)라고 부른다. 예를 들면 완두콩의 색깔을 결정하는 유전자는 황색 대립유전자(yellow allele)와 녹색 대립유전자(green allele)로 발견된다.

그림 1. 그레고르 멘델(Gregor Mendel) (출처:Gettyimages)

그림 2. 멘델의 완두콩 모델 (출처:Gettyimages)

단성잡종 교배와 분리의 법칙

멘델의 단성잡종 교배 실험을 통해 황색 콩의 순종과 녹색 콩의 순종(true-breeding)간의 교배에서 얻은 제1세대 자손(F1)은 모두 황색 콩의 형질을 보였고, F1 자손끼리 자가수분으로 생산된 제2세대 자손(F2)은 황색 콩과 녹색 콩이 3: 1의 비율로 나타남을 알게 되었다.

F1의 형질은 부모 중 어느 한쪽의 형질을 따르게 되며, F1에서 발현된 형질을 우성(dominant) 형질이라고 하며, 녹색 콩의 형질처럼 발현되지 않는 형질을 열성(recessive)라고 한다.

멘델은 F1에서는 발현되지 않던 열성형질이 F2 자손에서 다시 발현되는 결과를 바탕으로 형질을 결정하는 유전인자(heritable factors)는 부모세대에서 자손세대로 전달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멘델이 수행한 단성잡종 교배에서 F2 자손의 형질을 분석한 결과, 7가지 서로 다른 형질 모두에서 우성과 열성형질이 각각 3: 1의 비율임을 알게 되었다(표1). 이런 결과는 각 부모가 단일유전자에 속하는 2개의 대립유전자 중 어느 하나만 자손한테 전달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와 일치하는 것이다. 

P 교배 F1 세대 F2 세대 표현형 비
키 큰 줄기 X 키 작은 줄기 모두 키 큼 787 키 큰 277 키 작은 2.84: 1
보라색 꽃 X 흰색 꽃 모두 보라색 705 보라색 224 흰색 3.15: 1
잎겨드랑이 X 줄기 끝 (꽃피는 위치) 모두 잎겨드랑이 651 잎겨드랑이 207 줄기 끝 3.14: 1
황색 콩 X 녹색 콩 모두 황색 6,022 황색 2,001 녹색 3.01: 1
둥근 콩 X 주름진 콩 모두 둥근 콩 5,474 둥근 1,850 주름진 2.96: 1
녹색 콩깍지 X 황색 콩깍지 모두 녹색 428 녹색 152 황색 2.82: 1
매끈한 콩깍지 X 잘록한 콩깍지 모두 매끈함 882 매끈한 299 잘록한 2.95: 1
전체 모두 우성 14,949 우성 5,010 열성 2.98: 1

현대적 개념으로 설명하는 분리의 법칙

앞에서 언급한 황색 콩과 녹색 콩의 품종끼리 수행한 단일교배라고 가정한다. 영문자 Yy는 완두콩 색을 결정하는 유전자의 대립유전자를 나타내는 기호이다. 명명법 상으로 대문자는 우성대립유전자(여기서는 Y)를 그리고 열성인 대립유전자는 소문자(y)로 표시한다.

부모세대(P)에서는 양부모 모두 순종으로써 각 부모의 콩색 유전자가 동일한 대립유전자를 포함한다. 이런 유전자형의 개체를 동형접합성(homozygous)이라 하며, P 교배는 황색 대립유전자인 Y 에 대해 동형인 개체와 녹색 대립유전자인 y에 대해 동형인 개체간의 교배를 의미한다.

P 교배에서 얻게 되는 F1 세대의 개체는 모두 Yy 대립유전자를 각각 하나씩 포함하므로 유전자형(genotype)은 Yy이며, 이를 이형접합성(heterozygous)이라고 한다. 유전자형은 각 개체에 포함된 유전자 조성을 의미하며, YYyy는 부모세대의 유전자형을 나타낸다. 표현형(phenotype)은 각각의 개체에서 관찰되는 특성을 의미하며, 부모세대의 경우 황색 콩 또는 녹색 콩의 표현형을 보인다. 간혹 유전자형이 다르지만 표현형은 동일한 경우도 있다. 즉, YYYy인 유전자형의 개체는 모두 황색 콩을 가진다.

분리의 법칙은 F2 자손의 표현형이 황색과 녹색 콩의 비율이 3: 1로 나올 것으로 예측한다. F2 자손의 부모인 F1의 유전자형은 이형접합성 상태이다. 감수분열과정 동안의 분리덕분에 F1의 생식세포는 Y 또는 y 대립유전자 중 어느 하나만 포함하게 된다. F1 자가수분으로 생성 가능한 F2 유전자형은 YY, Yy, yy이다. 즉, Yy의 대립유전자가 무작위로 조합을 이루면 유전자형의 비는 1: 2:1 이다. YYYy는 동일한 표현형을 낳으므로 F2에서 관찰되는 표현형의 비는 3: 1 이다(그림 3).

그림 3. 멘델의 분리의 법칙 (출처: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관련용어

분리의 법칙(Law of segregation), 단성잡종(monohybrid), 생식세포 형성과정(gametogenesis), 대립유전자(allele), 유전인자(heritable factors), 유전자형(genotype), 표현형(phenotype), 우성(dominant), 열성(recessive), 이형(heterozygous), 동형(homozygous)

참고문헌

  1. Genetics (R. Brooker 저, 5판, McGraw-Hill)
  2. Genetics (L. Hartwell외 4인 저, 4판, McGraw-Hill)
  3. Getty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