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잡이

대잡이

1. 대잡이는 가산오광대에서 무당이 신탁(神託)을 받고 봉사가 경을 읽어서 귀신을 잡을 때 대를 잡는 인물이다. 영감·할미과장에서 영감이 조상단지를 깨고 죽자, 옹생원의 점복(占卜)과 봉사의 독경(讀經)이 펼쳐진다. 봉사가 경을 읽어서 귀신을 잡을 때 대잡이가 등장해서 대 내리는 장면을 연출한다. 대잡이는 이전에는 탈을 쓰지 않았으나 현재는 따로 대잡이탈을 만들어 쓰고 있다. 대잡이탈은 살구색 바탕에 눈 주위에는 흰 테를 둘렀고 입술은 빨갛고 입 위에 까만 점을 찍었다. 쪽진 머리를 하고 있고 코는 종이를 사용해 덧붙였다.

영감이 죽은 뒤에 대잡이가 대내림을 하는 장면

영감이 죽은 뒤에 대잡이가 대내림을 하는 장면 가산오광대

2. 인형극의 대잡이는 꼭두각시놀음의 포장막 안에서 인형을 조종하는 연희자이다. '인형의 대(杖)를 잡는 사람'이라 해서 대잡이라 부른다. 보조 조종사인 '대잡이손'과 구별하여 인형 주조종사라 할 수 있다. 대잡이손은 대잡이를 보조하여 조종하는 사람이다. 대잡이를 중심으로 해서 양 옆에 앉아 인형의 조종과 등·퇴장을 돕는다. 보통 두 사람이 그 역할을 맡는데‚ 조종사의 여유가 있으면 3-4인이 대잡이손 역할을 하기도 한다.

서산박첨지놀이에서는 인형들을 조종하는 연희자를 조종사라고 부른다. 서산박첨지놀이에서 인형 조종은 남사당패의 꼭두각시놀음과 많이 다르다. 등장인형의 조종을 담당하는 조종사가 한두 명이 아니라 여섯 명이나 되기 때문에 거의 일인 일역에 가깝다. 박첨지‚ 박첨지동생‚ 박첨지큰마누라‚ 박첨지작은마누라‚ 박첨지처남명노‚ 스님 등 주요 등장인형들의 조종을 각각 다른 조종사가 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토박이 광대들의 연행이라는 성격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마을사람들 중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제약없이 연행에 참가할 수 있다. 남사당패와 같은 떠돌이광대패의 연행에서처럼 참여 인원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특징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대잡이가 상좌를 조종하는 장면

대잡이가 상좌를 조종하는 장면

인형들을 조종하고 있는 조종사들

인형들을 조종하고 있는 조종사들 서산박첨지놀이

그런데 이러한 서산박첨지놀이의 일인일역적 조종의 특성은 본래적인 것이 아니다. 1989년 이루어진 서연호의 현지조사에 의하면 인형 조종을 담당하는 이들이 세 명 정도라고 나와 있다. 현재 서산박첨지놀이의 연행과 전승에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김동익과 이태수 역시 같은 제보를 하고 있다. 이로 보아 예전의 서산박첨지놀이는 꼭두각시놀음의 경우처럼 일인 다역의 조종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서산박첨지놀이 연행에서는 여섯 명 정도의 조종사가 인형을 조종한다.

참고문헌

  • 서연호‚ 『꼭두각시놀이』‚ 열화당‚ 1990.
  • 심우성‚ 『남사당놀이』‚ 화산문화‚ 2000.
  • 이훈상, 『가산오광대』, 국립문화재연구소, 2004.
  • 전경욱, 「가산오광대 연희본」, 『한국민속학』 27, 한국민속학회, 1995.
  • 허용호‚ 「서산박첨지놀이의 전승 양상」‚ 『민속학연구』 13‚ 국립민속박물관‚ 2003.

참조어

조종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