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척보

공척보

[ 工尺譜 ]

요약 우리나라 구기보법(舊記譜法)의 하나. 일명 십자보(十字譜)·약자보(略字譜).

음의 높낮이를 표시하는 열 글자로 기보하는 공척보는 중국 송(宋)나라 때 만들어졌다. 고려 때 우리나라에 소개되어 율자보(律字譜)와 함께 사용됐다. 이 공척보는 『세종실록』 권137 소재 임우(林宇)의 『대성악보』(大成樂譜)에 나온다. 북송(北宋) 사람 심괄(沈括)의 『몽계필담』(夢溪筆談 1093) 권6에 전하는 공척보와 율자보의 상관관계는 다음과 같다.

공척보의 합(合)은 율자보의 대려(大呂)와 같고, 하사(下四)는 태주(太簇), 사(四)는 협종(夾鍾), 하일(下一)은 고선(姑洗), 고일(高一)은 중려(仲呂), 상(上)은 유빈(imagefont賓), 구(句)는 임종(林鍾), 척(尺)은 이칙(夷則), 공(工)은 남려(南呂), 고공(高工)은 무역(無射), 육(六)은 응종(應鍾), 하범(下凡)은 청황종(淸黃鍾), 고범(高凡)은 청대려(淸大呂), 하오(下五)는 청태주(淸太簇), 그리고 고오(高五)는 청협종(淸夾鍾)과 각각 같다고 설명됐다.

이러한 공척보는 1114년(예종 9) 송나라신악(新樂)과 곡보(曲譜) 10책이 들어왔을 때 고려조정에 소개됐으리라고 추정되고 있다. 공척보로 기보된 『세조실록』 권48 소재 신제아악보(新製雅樂譜)는 노래 가사와 율자보 및 공척보로 다음과 같이 기보됐다.

新製雅樂譜
圜丘 迎神 夾鍾宮 六變

惟皇昊天

臨下有赫

敢用菲儀

以御來格

夾潢無林

仲林潢南

林夾潢無

汰潢仲夾

一六凡尺

上尺六工

尺一六凡

五六上一

신제아악보의 공척보에 나오는 부호와 12율명을 정리하면 이렇다. 오(五)는 청협종·청태주·청대려, 육(六)은 청황종, 범(凡)은 응종·무역, 공(工)은 남려·이칙, 척(尺)은 임종, 구(句)는 유빈, 상(上)은 중려, 일(一)은 고선·협종, 사(四)는 태주·대려, 그리고 합(合)은 황종과 각각 같다.

『세조실록』 권48 소재 아헌·종헌·철변두·송신 악보의 공척보

『세조실록』 권48 소재 아헌·종헌·철변두·송신 악보의 공척보

세조오음약보(五音略譜)로 표기할 수 없는 7음음계의 음이 출현할 때 공척보의 일부 글자가 오음약보에서 보조로 사용됐다. 그 이후 공척보는 성종(1469~1494) 때 『악학궤범』(樂學軌範 1493) 권7에서 당비파(唐琵琶)·당적(唐笛)·퉁소산형(散形)에 사용됐을 뿐이다.

참고문헌

  • 『한국음악용어론』 송방송, 권1.220~23쪽
  • 『증보한국음악통사』 송방송, 서울: 민속원, 2007년, 285, 권1.314~15쪽
  • 『國樂大事典』 張師勛, 서울: 세광음악출판사, 1984년, 124쪽

관련이미지

12율명과 공척보

12율명과 공척보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참조어

십자보(十字譜), 약자보(略字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