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의 분출물

화산의 분출물

바다와 접한 낭떠러지 마을

바다와 접한 낭떠러지 마을

화구로부터 분출되는 가스·용암·암편(岩片) 또는 암분(岩粉) 등을 통틀어 화산분출물이라고 한다. 어떤 화산에서는 화산쇄설물 또는 화산가스만을 분출하는 경우도 있으나, 흔히 여러 가지 분출물들이 복합적으로 분화한다.

화산가스

지하의 마그마가 지표 가까이 올라오는 도중 압력이 제거됨으로써 마그마에 용해되어 있던 휘발성 물질이 유리되어 큰 압력이 생긴다. 이들이 화산폭발과 분화의 원동력이 된다. 때로는 폭발에 의하여 산체를 없애버리거나 화산재를 성층권(成層圈)까지 불어올려 기후이변을 일으키기도 한다. 화산가스의 주성분은 수증기로, 흔히 50% 내외이나, 90% 이상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분출되는 가스 중에는 수소와 산소도 있으며, 그 중의 일부는 화합하여 물을 만든다. 지각 내부에 있던 물은 처음으로 지표에 나와 수권(水圈)의 일원이 되며, 이 물을 초생수 또는 처녀수라고 한다.

다음으로 많은 양을 차지하는 것은 이산화탄소이다. 이 밖에 일산화탄소·이산화황·황화수소·염소·플루오르·질소·수소 등을 함유한다. 화산가스의 화학조성은 화산에 따라 다르다. 시칠리아섬에 있는 에트나화산은 황화수소와 이산화황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며, 그 분기공에는 승화된 황이 침전되어 있다. 이렇게 황화수소나 이산화황을 분기하는 분기공을 황기공(黃氣孔)이라 한다. 화산승화물에는 황색을 띤 황, 무색 또는 회백색인 단백석, 백색인 명반석, 무색 또는 회백색인 붕산, 무색 또는 백색인 석고 등의 유용광물이 있다. 화산가스 중의 염소와 염화수소는 바다 소금의 근원이 된다. 화산가스 중에는 극히 적지만 플루오르·붕소·질소·헬륨 등도 있다.

용암

마그마가 지표 또는 그 가까이에서 분출할 때에는 휘발성분의 대부분은 가스로 일출되고 용암으로 된다. 용암이 굳어지면 고체용암 또는 화산암이 된다. 용암은 화학조성을 달리하며 특히 이산화규소 SiO2 성분의 함유량에 따라 66% 이상의 산성인 유문암질(流紋岩質), 52∼66%의 중성인 안산암질(安山岩質), 45∼52%의 염기성인 현무암질(玄武岩質) 용암으로 나뉜다.

화산의 분출물 본문 이미지 1
순상화산용암대지성층화산종상화산

분출할 때 용암의 온도는 염기성에서 산성에 가까울수록 낮아, 산성인 유문암질 또는 석영안산암질 용암에서는 900∼1,000℃, 중성인 안산암질 용암에서는 1,000∼1,100 ℃ 염기성인 현무암질 용암에서는 1,100∼1,200℃이다. 액체 용암의 유동성은 온도와 점성에 따라 다르다. 염기성일수록 점성이 크고 고온이고, 염기성일수록 유동성이 활발하며 저온으로, 산성인 유문암질 용암에서는 낮다. 고체용암의 비중은 2.5~3.0으로 산성에서 염기성으로 갈수록 크다. 산성이고 다공질인 부석(浮石)은 비중이 0.5 정도여서 물에 뜬다. 기공의 부피와 고체의 부피가 비슷한 현무암질 암괴를 스코리아(岩滓)라고 한다.

용암의 화학조성은 화산에 따라 다르고, 같은 화산에서도 화산활동의 시기에 따라 다르다. 화구로부터 흘러내리는 용암을 용암류(熔岩流)라 한다. 점성이 낮은 현무암질 용암은 유동성이 커서 멀리 흘러내리나, 점성이 높은 유문암질 용암은 흔히 화구 가까이에서 굳어져 플러그 돔(plug dome) 또는 용암탑을 만들기도 한다. 용암류가 굳어질 때 먼저 고결된 피각이 파괴되어 그 조각들이 용암 속에 들어가 그대로 냉각·고결되면 각력용암(角礫熔岩)을 만든다. 점성이 낮은 현무암질 용암류의 표면에는 새끼가 얽힌 줄무늬 모양이 나타나는데 이를 로프상 용암(ropy lava)이라 한다.

하와이에서는 이를 파호에호에(pahoehoe) 용암이라 하고 표면이 거칠고 코크스 모양의 파편으로 덮여 있을 때는 아아용암(aa lava)이라 한다. 제주도에 있는 표선리(表善里) 현무암의 표면에서는 로프상 구조가 잘 관찰된다. 안산암질 용암류의 표면에서는 먼저 고결된 표층이 용암류 내부에서의 유동이나 가스의 방출에 의하여 파괴되어 예리한 각을 가진 암괴(岩塊) 때문에 울퉁불퉁한 괴상용암(塊狀熔岩)이 나타난다. 점성이 낮은 한 층의 현무암질 용암류의 두께는 수십 cm~수십 m이나, 점성이 높은 유문암질 용암류에서는 두께가 고르지 못하다. 용암류 내부에는 냉각·고결할 때 생기는 수축작용에 의하여 기둥 모양의 규칙적인 주상절리(柱狀節理)가 발달한다. 제주도 남해안에 있는 정방·천제연·천지연·소정방 등지의 폭포절벽에서는 주상절리가 잘 관찰된다.

용암의 표면이나 밑바닥이 먼저 굳어지나 내부에서는 고온의 액체 용암이 흘러내리는데, 액체용암의 공급이 중단되면 액체용암이 빠져나간 자리에 용암류의 유로에 따라 긴 공동(空洞)이 생기는데 이를 용암터널 또는 용암동굴이라 한다. 때로는 용암류 내부에 생긴 공동이 가스압이 증대하여 부풀어 올라 큰 공동이 만들어지거나 피각을 파괴시키기도 한다. 제주도에는 만장굴·협재굴·빌레못굴·소천굴·수상굴 등을 비롯하여 100여 개의 용암동굴이 있다. 만장굴의 총연장은 약 10km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