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의 자연

태평양의 자연

사이판섬 해안풍경

사이판섬 해안풍경

태평양은 베링해(海)에서 로스해까지 남북길이도 동서길이와 거의 같다. 부속해(附屬海)를 제외한 면적은 지구 전표면적의 35%, 전해양면적의 1/2에 해당한다. 가장 깊은 곳은 마리아나 해구(海溝)의 비티아즈 해연(海淵)으로 1만 1034m이다. 태평양의 북쪽은 대체로 육지에 둘러싸여 있고 베링 해협에서 대서양의 일부(부속해)인 북극해와 접한다. 남동쪽 대서양과의 경계는 드레이크 해협의 혼곶(串) ·사우스셰틀랜드 제도 ·남극반도 ·남극대륙을 잇는 선이다. 남서쪽 인도양과의 경계는 말레이반도 ·수마트라 ·자바 ·티모르 ·오스트레일리아 북부의 런던데리곶(串)에서 이 대륙의 서해안 ·남해안을 거쳐 태즈메이니아섬에 이르며 그 남단과 남극대륙을 잇는 동경 147 °선이다.

해저지형은 크게 얕은 남반부와 깊은 북반부로 나누어진다. 남태평양은 대부분 깊이 4,500m 미만인데 남서태평양 해분(海盆), 태즈먼 해분, 남(南)피지 해분 등이 있다. 그리고 피지 제도의 동쪽 연안에 있는 통가 해구 ·케르마데크 해구가 두드러지게 깊으며 최심부는 통가 해구이고, 비티아즈 II 해연은 1만 882m, 케르마데크 해구의 비티아즈 III 해연은 1만 47m에 달한다. 북태평양은 일반적으로 깊이 4,500m 이상이고, 해저의 광범위한 지역이 5,500m이거나 그보다 깊다.

태평양의 서쪽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는 열도선(列島線) 중에 알류샨 열도 ·쿠릴 열도 ·일본 열도 ·필리핀 제도 등의 태평양 쪽에는 깊은 해구가 연속되어 서태평양에는 세계의 주요 해구가 집중되어 있다. 이들 해구는 가장 북쪽의 알류샨 해구(7,822m)에서 시작하여 쿠릴캄차카 해구(1만 542m) ·일본해구(8,410m) ·필리핀 해구(1만 540m)로 이어지며, 또 일본 열도의 남쪽에는 이즈오가사와라 해구[伊豆小笠原海溝:라마보 해연, 1만 680m] ·마리아나 해구(비티아즈 해연) ·팔라우 해구 등이 있다. 동(東)태평양에는 아타카마 해구(8,050m) ·중앙아메리카 해구(6,669m)가 있다.

태평양에는 대서양에서 볼 수 있는 장대한 해저 산맥은 없다. 그러나 서부에는 정상에 많은 섬들을 가진 활 모양의 산맥이, 또 중앙부에는 북서∼남동 방향으로 짧고 엇비슷하게 늘어선 산맥이 여러 개 있다. 이들은 현무암질의 암석으로 이루어진 것이 많고 정상에는 산호초가 발달한 것도 있다. 대륙붕은 아시아 쪽과 오스트레일리아 쪽은 모두 넓지만 아메리카 대륙 쪽은 남북이 모두 좁다. 부속해는 깊은 산호해와 베링해를 비롯하여 얕은 황해(서해)까지 그 깊이가 다양하다.

태평양 해저지형의 특색으로는 깊은 바다 밑에 돌출하여 표면이 평탄하고 수심이 200m 이상인 기요(guyot)라는 이름의 해산(海山) 지형이 많다는 것을 들 수 있다. 기요는 알래스카 앞바다, 캘리포니아 앞바다, 마커스웨이크 해령에서 캐롤라인 해령에 걸친 해역에 특히 많이 보인다. 또 태평양을 둘러싸고 환태평양 화산대가 있어 화산활동이 활발하고 지진도 잘 일어난다. 태평양 주위의 화산에서 분출한 안산암이 분포하는 지대를 이으면 선상(線狀)이 된다. 이것은 안산암선이라 일컬어지는 것으로 태평양의 지질구조를 특징짓는 요소가 된다.

해류는 북태평양에서는 북적도 해류 ·쿠로시오[黑潮] ·북태평양 해류와 한류인 캘리포니아 해류가 있으며 이들은 시계바늘처럼 도는 북태평양 순환계를 이루고 있다. 이와는 달리 남태평양에는 난류인 남적도 해류 ·동(東)오스트레일리아 해류와, 한류계인 서풍(西風) 해류 ·페루(훔볼트) 해류가 있으며 이 해류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남태평양 순환계를 형성한다. 이들 남북 양 해류계를 형성하는 주요인자는 남북 양 반구 모두 각각 위도 40∼50°에 있는 서풍대와 북위 30∼남위 30°에 있는 무역풍대이다.

풍성(風成)해류 이론에 의하면 이들 풍계(風系)에 의하여 바다에 운동량이 주어지고, 또 지구 자전의 영향이 가세하여 해양의 환류계(環流系)가 형성되는데 이것은 태평양에서 가장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 북태평양의 북부에는 베링해에서 시작하는 한류, 북태평양 해류의 연장인 알래스카 해류(난류) 등이 있으며, 남북 양 적도 해류 사이에는 적도반류(赤道反流)가 있다. 또 1954년 적도하 100∼200m 지점에는 동쪽을 향하여 흐르는 커다란 적도잠류(赤道潛流)가 발견되었는데, 발견자의 이름을 따서 크롬웰 해류라고 부른다.

표면수온은 북위 45°에서 남위 45° 사이에서는 일반적으로 서쪽이 높고 동쪽이 낮다. 적도권에서는 27℃가 넘지만 최고 수온대는 적도 직하가 아니고 북위 5° 부근에서 나타난다. 북위 45° 이북과 남위 40° 이남에서는 표면수온이 대체로 10℃ 이하이며 결빙선 부근에서는 0℃이거나 그 이하이다. 또 수온의 계절적 변화는 일본 근해에서 특히 크다. 표면 염도(鹽度)는 기후에 따라 달라지는데 비가 오면 낮아지고 증발이 계속되면 높아진다. 따라서 무역풍지대에서는 대부분 35‰이 넘고, 북위 25° 부근의 중앙에서는 35.5‰, 남위 20° 부근의 동태평양에서는 36.5‰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