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해류

페루 해류

[ Peru Current ]

요약 페루·칠레 등 남아메리카 대륙의 서안(西岸)을 따라 적도쪽으로 북상(北上)하는 한류(寒流). 훔볼트 해류(Humboldt Current)라고도 한다.

남극대륙 인근 남극해에서 발원하여 남아메리카 대륙 서안의 칠레와 페루 앞바다를 거쳐 흐르는 대규모의 해류로, 고위도에서 저위도로 흐르는 한류에 해당한다. 남위 50° 부근에서 남미대륙 최남단 칠레 앞바다를 타고 북상하다가 페루 앞바다에서 남적도해류(South Equatorial Current)에 합류하여 서쪽으로 흐른다. 총 길이 약 5,000km에 폭은 약 900km에 이르며, 유속은 느린 편이다.

태평양과 대서양에는 해상에서의 아열대 고압대를 중심으로 거대한 해류의 순환이 이루어지는데, 특히 남반구의 경우 북반구에 비해 바다의 규모가 커서 해류의 순환이 대규모로 탁월하게 나타난다. 페루 해류는 이 과정에서 형성되어 적도 쪽으로 흐르는 대표적인 한류로, 이러한 순환에 의해 흐르는 한류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와 비슷한 원리로 흐르는 한류로는 캘리포니아 해류, 카나리아 해류, 벵겔라 해류 등이 있다.

이와 같이 대륙 서안을 따라 고위도에서 적도 쪽으로 흐르는 한류는 인근 육지의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류의 영향으로 인한 차가운 공기가 아래쪽에 위치하고 따뜻한 공기가 위에 위치하여 대기가 안정되는 것이 특징으로 이로 인해 비가 잘 오지 않아 강수량이 매우 적게 나타난다. 페루 해류의 영향으로 칠레 북부와 페루의 해안 등은 저위도임에도 불구하고 비가 거의 오지 않으며 이로 인해 사막이 형성되어 있다.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으로 유명한 아타카마사막이 바로 이곳에 위치한다. 이러한 기후를 서안사막기후(west coastal desert climate) 또는 냉량서안건조기후(cool western littoral climate)라고 한다. 이 지역 사막들의 특징은 비는 오지 않지만, 다른 일반적인 사막에 비해 기온이 낮고 상대습도가 높아 안개가 자주 발생한다는 점이다. 페루 해안의 사막 지역에서는 이러한 안개나 이슬 등을 넓은 그물들을 이용하여 포집하여 물을 획득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

페루 해류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또 하나의 이유는 세계적인 어장을 형성한다는 점이다. 페루 해류가 페루 앞바다에서 외해로 대규모로 이동하면서 표층수의 부족한 부분을 메꾸기 위해 심해에서 대규모의 용승(湧昇) 작용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심해의 영양염류들이 함께 떠올라 식물성 플랑크톤이 풍성해지며, 이는 많은 어류들의 먹이가 된다. 이로 인해 페루 연안은 세계 4대 어장을 형성할 정도로 어획량이 많으며, 특히 엔초비, 정어리, 고등어 등이 유명하다. 실제로 어업은 페루의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산업으로 세계 많은 나라에 수산물을 수출하고 있다.

근래에는 열대 태평양에서 발생하는 엘니뇨(El Niño) 현상의 영향으로 기상 이변이 발생하는 곳으로 주목받기도 한다. 엘니뇨가 발생할 때 동태평양 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소보다 올라 페루 해류의 흐름이 약해지며, 페루 해안의 건조 지대에 이상 강우나 대홍수를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지역의 주요 산업인 어업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와 페루 등 인근 국가 경제에 타격을 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