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식생과 토양

러시아의 식생과 토양

러시아는 위도에 따른 식생대가 매우 뚜렷하다. 툰드라, 타이가, 혼합림·낙엽수림 지대, 스텝 등이 넓은 지역에 걸쳐 발달해 있다.

⑴ 툰드라 지대:북극해 연안을 따라 핀란드 국경에서 베링해까지 동서로 펼쳐져 있으며, 전체 면적의 약 5%에 해당한다. 이 지역에는 월평균기온이 0℃ 이상인 달이 3∼4개월에 불과하고 그것도 10℃를 넘지 않는다. 지표는 극히 한랭하여 하부의 토양층은 영구 동토를 이루고 여름에는 곳곳에 습지가 형성된다. 혹독한 기후, 짧은 성장기간, 토양의 영구 동결로 농업은 불가능하며, 다만 선태류·지의류·양치류 외에 일부 관목이 자라고 있을 뿐이다.

⑵ 타이가(삼림대) 지대:툰드라 지대 남쪽에 분포해 있으며 국토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툰드라와는 달리 여름에는 온난한 기후를 보인다. 이곳에는 주로 전나무·낙엽송·가문비나무 등 침엽수림이 발달해 있지만, 남쪽에는 자작나무·떡갈나무 등 활엽수림도 있다. 봄과 가을의 빈번한 서리, 습지, 척박한 토양 때문에 농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히 타이가의 대표적인 토양인 포졸은 표층의 부식질이 쉽게 용탈되기 때문에 매우 척박하다.

⑶ 혼합림·낙엽수림 지대:타이가 지대 남쪽에 분포하며 서쪽 국경에서 동쪽의 노보시비르스크까지 전개된다. 이 지대는 서쪽의 경우 남북으로 길게 발달한 반면 동쪽으로 갈수록 그 폭이 좁아지는 삼각형 모양을 하고 있다. 타이가 지대에 비해 하계가 길고 온난하며, 동계 역시 상대적으로 짧고 기온도 높은 편이다. 연강수량은 400∼600mm에 불과하지만, 증발량이 적고 하계에 집중되어 곡물농업에 적합한 기후조건을 가진다. 그 결과 많은 지역이 개간되어 농지로 이용되고, 삼림은 극히 일부 지역에만 남아 있다.

주요수종은 참나무·가문비나무와 같은 침엽수림과 서양물푸레나무, 단풍나무, 느릅나무 등의 활엽수림이 분포해 있다. 이 지대의 토양은 스텝의 토양보다는 비옥도가 떨어지지만 타이가의 포졸보다는 비옥하다. 즉 영구 동토가 없고 배수도 양호하며, 상대적으로 토양의 여과성이 떨어지고 토양층이 두껍다. 뿐만 아니라 많은 영양분을 가진 빙하성 퇴적물질이 이곳에 집중 퇴적되어 토양의 비옥도를 높여주고 있다. 따라서 이곳에는 다양한 농작물이 재배되고 목축업이 성행하는 등 스텝 지역과 더불어 러시아의 중요한 농업지역이 되고 있다. 토지생산성이 높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이곳에 인구가 집중 분포해 왔다. 이 지대 남쪽에는 삼림과 스텝이 혼재되어 있는 삼림 스텝 지대(forest-steppe)가 동서로 길게 서(西)시베리아 지역까지 분포해 있다. 문자 그대로 삼림과 스텝의 점이지대이다.

⑷ 스텝 지대:서쪽 국경에서부터 동쪽의 시베리아 알타이산맥까지 뻗어 있다. 이 지역은 하계가 온난하고 무상기일이 길지만, 연강수량이 200∼500mm에 불과하다. 따라서 건조한 기후에 잘 견딜 수 있는 곡물을 재배하는 한편 가축사육을 많이 한다. 토양은 흑색의 체르노좀(chernozyom)으로서, 부식질이 매년 쌓이는 반면 거의 용탈되지 않아 토양 속에 영양분이 많다. 특히 토양 속에 함유된 석회분이 토양을 중성으로 만든다. 이 지대는 러시아의 곡창지대로 ·사탕무·해바라기 등의 농작물 재배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진다.

카테고리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