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지크프리트의 목가

요약 리하르트 바그너가 1870년 크리스마스에 아내에게 선물한 관현악곡으로, ‘사랑의 평화’, ‘사랑의 인연’, ‘새소리’, ‘자장가’ 등의 라이트모티프가 등장한다. 부드럽고 목가적인 분위기가 곡을 지배한다.

리하르트 바그너가 1870년 크리스마스에 아내에게 선물한 관현악곡이다. 스위스 루체른 근교 트립센(Tribschen)에 위치한 바그너의 자택에서 초연되었다. 사적인 연주를 위해 작곡되었지만, 자금난으로 인해 1877년 공개되었다. ‘트립센 목가(Tribschen Idyll)’라고도 불렸다.

작품 배경

코지마(Cosima Wagner, 1837~1930)는 프란츠 리스트의 딸로, 독일의 지휘자 한스 폰 뷜로의 아내였지만 1870년에 이혼하고, 그해 8월 바그너와 합법적인 부부가 된다. 바그너는 코지마의 생일(12월 24일), 1869년에 태어난 아들, 그리고 부부로서 처음 맞이하는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기 위해 《지크프리트의 목가》를 작곡하였다. 이 곡은 크리스마스 오전 깜짝 이벤트로 연주되었다. 작품의 제목에서 언급되는 ‘지크프리트’는 그의 4부작 악극 《니벨룽겐의 반지》 중 《지크프리트 Siegfried》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바그너와 코지마의 장남 지크프리트 바그너를 가리킨다. 오늘날 대편성으로도 연주되지만, 처음에는 약 15명의 연주자로 구성된 소규모 관현악곡이었다.

음악 구성

플루트,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 호른, 트럼펫,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가 사용된다. 주요 주제들은 《발퀴레 Die Walküre》, 《지크프리트》, 미완성 실내악곡 등에서 가져왔다. 이들 주제는 오페라에서 라이트모티프로서 특정한 의미를 가지지만, 《지크프리트의 목가》에서는 사랑의 승리를 나타낸다. ‘사랑의 평화’, ‘사랑의 인연’, ‘새소리’, ‘자장가’ 등의 라이트모티프가 등장한다. 부드럽고 목가적인 분위기가 곡을 지배한다.

연주 정보

독일의 지휘자 오토 클렘페러와 필하모니아관현악단의 1961년 녹음은 섬세하면서도 힘이 넘친다. 또한 오스트리아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의 빈필하모니관현악단이 1987년에 녹음하고 1988년 도이치 그라모폰(Deutsche Grammophon)에서 발매한 앨범도 놓칠 수 없는 명반이다. 캐나다의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 음반은 이색적이다. 1973년 피아노 독주곡으로 편곡한 버전을 음반으로 발매한 바 있는 글렌 굴드는 지휘자로서 토론토교향악단의 연주를 이끌었고, 1982년에 녹음된 이 음반은 1990년에 발매되었다. 두 녹음은 매체는 다르지만, 굴드 특유의 특색과 느린 호흡이 두드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