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천문학

전파천문학

[ radio astronomy , 電波天文學 ]

요약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전파를 이용하여 천체나 성간물질 등의 물리적 상태를 연구하는 천문학을 말한다. 1933년 미국의 K.G.잰스키가 벨전화연구소의 기술자로 있을 때 전화통신과 벼락과의 관계를 연구하다가 은하수 방향에서부터 강력한 전파가 날아오고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 우주전파를 연구하는 새로운 학문의 문을 열게 되었다.

1933년 미국의 K.G.잰스키가 당시 벨전화연구소의 기술자로 있을 때 전화통신이 벼락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연구하다가 은하수(銀河水) 방향에서부터 강력한 전파가 날아오고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 우주전파(宇宙電波)를 연구하는 새로운 학문의 문을 열게 되었고, 우주에 대한 지식도 획기적으로 전진하게 되었다.

1942년 1∼10cm의 파장인 태양으로부터의 전파도 수신되었다. 당시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이어서 그 이상 학문으로 발전을 보지 못했지만, 전쟁이 끝난 후 큰 전파망원경이 각국에 건설됨에 따라 전파천문학은 급속히 발달하였다. 태양전파의 연구는 태양의 대기(大氣), 코로나, 태양표면 폭발 등의 지구생활에 미치는 큰 영향에 관련된 것으로 많은 새로운 지식을 제공해 주고 있다.

전파관측은 광학망원경과는 달리 기후변화에 하등의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매일 관측할 수가 있어서 태양면의 이상 현상을 항시 감시할 수가 있게 되고, 무선통신 장해 등 지구상의 여러 가지 현상의 예보 등 실용상의 가치도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태양전파의 휘도분포(輝度分布)를 간섭계로 측정하는 것이나, 이상전파가 발생하는 위치의 측정, 편파(偏波)의 관측, 동적(動的) 스펙트럼의 측정 등이 태양전파 관측의 주요 업무이다.

달과 행성(行星) 등 태양계의 천체연구에도 전파관측의 역할이 크게 인정되고 있다. 예를 들면 각 천체에서 복사되는 전파가 열복사라고 하면 그 관측결과를 분석해서 그 천체들의 표면온도를 알아낼 수가 있고, 다른 방법으로 구한 온도와 비교하여 결과를 서로 검토하여 확실한 정보를 얻을 수가 있게 된다.

그리고 금성처럼 구름에 가려 뚜렷한 표면 모양이 보이지 않는 것은 자전주기(自轉週期)를 구하기가 어렵고, 또한 구름 밑의 표면온도도 구하기가 어렵지만, 전파는 구름을 뚫고 나가기 때문에 광학적 관측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여러 관측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 반대로 달·행성·유성(流星) 같은 천체에 전파를 보내 그 반사파(反射波)를 받아 연구하는 레이더 천문학의 발달도 근래에 급격히 이루어졌다.

그 중에서도 유명한 것은 1960년대 수성(水星)과 금성(金星)의 레이더 관측으로 천문학자들이 태양계 연구 때 사용하는 거리의 단위인 천문단위(AU)의 정확도가 100km 이내로 결정될 수가 있었고, 수성·금성의 자전주기도 결정되었다. 뿐만 아니라 구름에 덮인 금성 표면의 지형도 상세하게 추측할 수가 있게 된 것이다.

최근에 이르러 레이더전파가 도달할 수 있는 범위가 소행성(小行星), 목성의 위성(衛星), 그리고 토성의 고리[環]에까지 확대하게 되어 반사파에 의하여 이들 천체들의 표면 모양도 알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일반상대성원리가 제시하는 것과 같이 레이더전파가 태양 근처를 지날 때는 속도가 태양중력에 의해 줄어든다는 것도 확인되었다.

은하계(銀河系) 어느 곳에서인가부터 전파가 날아오고 있는 것은 1950년대에 확인되었다. 은하계 별들의 탄생재료인 성간물질로서의 중성수소원자(中性水素原子)가 내는 파장 21cm의 전파수신에 성공한 것이다. 또한 그 21cm 복사선의 도플러효과를 측정함으로써 광학적 망원경으로는 검출할 수 없었던 은하계의 수소분포, 따라서 은하계의 구조를 해명해내는 데 성공하였다.

더욱이 중성수소원자의 전파와 일산화탄소의 전파(파장 2.6mm)의 은하계중심 부근에 있어서의 분포비교에 의하여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즉, 중성수소원자는 은하계중심에 풍부하게 분포되어 있지만 중심부에서 3kpc(1pc=3.26광년)쯤 떨어진 곳으로부터는 바깥쪽으로 유출(流出)하고 있는 분포를 보여주고 있고 일산화탄소는 중심부에서부터 6kpc 되는 거리에 도넛형 상태로 집중되어 있다. 이 사실은 어떤 시기에 중심의 핵부(核部)에서 폭발이 일어난 뒤 6kpc까지의 거리로 확산되었다고 생각된다.

중심핵부의 폭발현상은 다른 은하계에서도 볼 수가 있다. 이 밖에도 성간물질인 성운(星雲) 속의 분자가 복사하는 전파를 mm파의 관측에 의하여 몇 가지 검출하였다. 전파천문학의 관측은 우주의 진화 연구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전파를 내는 별(전파별) 가운데는 아주 먼 거리에 있는 성운까지 포함되어 있어 광학적으로는 보기 힘든 약한 광점(光點)이지만 반대로 전파의 강도는 큰 것이 있다. 이런 종류의 성운은 하나의 항성(恒星)같이 보이는 천체이므로 퀘이사(quasar)라고 하며, 준성(準星:準星電波源·恒星狀天體)이라고도 한다.

보통 이러한 퀘이사는 적색편이(赤色偏移)가 굉장히 큰데, 큰 망원경으로 스펙트럼 사진을 찍어 도플러효과를 계산하면, 그것들은 광속도의 수십 %에 해당하는 후퇴속도를 나타내고 있다. 즉 그 준성들은 지구 근방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멀리 날아가고 있다(팽창하는 과정을 말한다)는 것이 된다. 다시 말해 이런 후퇴효과가 우주의 폭발에 의한 팽창 때문이라면 그 준성들은 지구에서부터 100억 광년 이상이나 먼 곳에 있다는 뜻이 된다.

이렇게도 먼 곳에 있는 천체로부터 전파나 빛이 지구에 도달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천체 자신이 너무나도 엄청난 에너지 발생량을 갖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관측상 나타난 적색편이는 그것이 순전히 도플러효과 때문이 아니라는 반대설도 제창되고 있어 '우주론의 대논쟁'의 초점이 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우주의 폭발에 기인한 것이라는 설에 서서 퀘이사까지의 거리와 후퇴속도와의 관계를 찾아냄으로서 이 우주는 자폐공간(自閉空間)으로 되어 있어서 지금의 팽창현상은 언젠가는 멈추고 다시 수축 과정으로 들어갈 것인지, 또는 이 우주는 자개공간(自開空間)으로 되어 있어서 영원히 팽창을 계속할 것인지에 관한 판단의 재료를 전파천문학은 제공해 준다. 1967년 영국에서 다시 전파관측에 의하여 그 강도변화가 대단히 규칙적인 짧은 주기로 펄스 상태의 전파를 내는 천체를 발견하였다. 이것을 펄서(pulsar:맥동전파원)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 전파의 강도변화는 그 천체의 자전(自轉)에 의한 것이며, 예를 들어 황소자리게성운의 중심에 있는 펄서는 1초간에 30회나 자전하고 있다. 보통 상식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천체의 회전운동이다. 이렇게 빠른 자전운동은 그 천체가 지름 10∼20km쯤 되는 중성자(中性子)로 된 별이며, 1054년 중국과 한국 등에서 기록된 초신성(超新星) 폭발의 잔해였음을 알아냈다. 이렇게 전파관측은 별들의 진화의 연구에도 크게 공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