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법

육법

[ Six Principles of Painting , 六法 ]

요약 중국의 사혁이 정리한 동양화의 창작과 감상의 규범이 되는 여섯 가지 요목을 말한다.

화육법(畵六法)이라고도 한다. 육법은 6세기 중국 남북조시대 남제사혁이 그의 저서 《고화품록, 古畵品錄》에서 논한 그림 품평의 여섯 가지 기준을 말한다. 종래의 여러 미술 이론을 간략하게 정리한 것으로, 오늘날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알려진 전통 화론으로 자리잡았다. 본래 인물화를 염두에 두고 작성되었으나, 점차 문인화산수화 등을 아우르며 동양화 전반의 창작과 감상, 회화 평론의 중요한 기준으로 자주 인용된다.

역사 및 후대 영향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유교, 도교, 선불교, 음양오행설 등의 철학과 사상을 담은 화론이 시대별로 발달하여 회화의 의미와 가치, 창작 및 감상의 태도, 기준 등을 서술했고, 이는 같은 한자 문화권인 한국과 일본 등지에도 전래되었다. 오늘날까지 가장 많이 언급되는 화론서인 사혁의 《고화품록》은 《화품(畵品)》이라 불리기도 한 당대 화가 및 작품 품평서로, 여러 화가들의 등급을 ‘품’이라는 기준으로 나누고, 짧은 평론을 덧붙인 것이다. 사혁은 이 책의 서문에 품평의 기준이 되는 ‘육법(六法)’의 원칙을 열거하였는데, 구체적인 설명은 덧붙이지 않았다. 따라서 이후 육법은 시대별 화론 및 화풍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의미를 얻거나 다르게 해석되곤 했다. 그 중에서도 '기운생동'은 그림의 관념적, 정신적 측면을 강조한 동양화의 예술관을 잘 담아낸 동양화의 중요한 미학적 개념으로 발전하였다.

내용 및 특징

육법에는 ①기운생동, ②골법용필, ③응물상형, ④수류부채, ⑤경영위치, ⑥전이모사가 있다.

이는 사혁이 생각한 중요도 순으로, 그는 기운생동을 최고로, 그 다음으로 골법과 응물을 중시하였으며, 전이모사를 가장 하위로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점차 육법은 개별적으로 우선순위에 따라 논의되기보다는 종합적으로 해석되고 이해되었다.

① 기운생동(氣韻生動)
그리는 대상이 갖고 있는 기운이나 생명력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것을 말한다. 인물화, 특히 초상화에서는 대상의 기(氣), 기질, 성격 등이 생생하게 표현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곤 하며, 산수화 등에서는 대상을 통해 그것이 주는 미묘한 정신적 울림은 물론 작가의 주관적 개성과 정신적 기품 등을 담아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되기도 한다. 동양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지만 그만큼 가장 추상적이고 모호한 기준으로도 여겨지며, 시대별로, 또 화가와 이론가별로 다른 해석을 낳았다.

② 골법용필(骨法用筆)
을 사용하고 운용하는 숙련도, 즉 운필(運筆)과 관련된다. 서예 및 동양화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골법과 용필의 습득을 통해 대상의 형태 및 회화적 운율에 따라 적절한 필치와 선묘를 구사하는 것을 말한다.

③ 응물상형(應物象形)
대상을 잘 이해하고 그 형상을 보이는 대로 정확하게 묘사하는 것을 말한다. 시대에 따라 응물상형은 형태의 외형적 닮음을 구현하는 사실적인 묘사 뿐 아니라 대상이 갖는 보다 깊은 의미나 정신적 풍모까지도 충실하게 담아내는 것을 뜻하기도 했다.

④ 수류부채(隨類賦彩)
대상의 특질과 의미를 잘 이해하고, 그에 따라 적절한 색채를 사용해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수묵화에서는 농담표현을 통한 명암의 적절한 구사로 해석되기도 한다.

⑤ 경영위치(經營位置)
그림의 구도를 말하는 것으로, 제재의 취사선택과 화면의 구도 및 위치 설정을 잘하는 것을 뜻한다.

⑥ 전이모사(傳移模寫)
선인(先人)의 명화를 모사하며 기법을 체득하고, 우수한 전통을 전달하고 더욱 발전시키는 것을 말한다. '모사'의 수준에서 머문다는 의미에서는 그림을 품평함에 있어 가장 하위의 수준으로 여겨지지만, 그림을 배우는 태도의 측면에서는 새로운 창조는 전통의 완벽한 습득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믿음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즉, 육법을 보다 현대적인 개념에서 풀이한다면 기운생동은 대상의 생명력과 정서를 담아내야 한다는 동양화의 기본 미학을, 골법용필은 붓과 선의 적절한 사용, 즉 필법을, 응물상형·수류부채·경영위치는 각각 소묘, 색채와 농담, 구도 및 구성의 표현 기교를 나타내며, 전이모사는 옛 그림을 통해 배우는 태도 및 전통의 계승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참조항목

육탐미, 중국미술

역참조항목

사혁, 고화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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