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도

왕도

[ 王道 ]

요약 인(仁)과 덕(德)을 바탕으로 하는 정치로, 중국의 유가(儒家)들이 이상(理想)으로 삼았던 정치사상.

을 정치의 원리로 삼는 사상은 이미 《서경(書經)》이나 《논어》 등에서도 보이지만, 왕도를 패도(覇道)와 대비시켜 명확하게 말한 것은 전국시대의 맹자(孟子)이다. 인의(仁義)라는 덕에 의하여 난세를 통일하고 사회에 질서와 안정을 가져오려 하였던 왕도사상은 맹자의 정치사상의 핵심을 이루는 것이다.

맹자는 왕도와 패도를 엄격히 구별하여 “힘으로써 인을 가식하는 자는 패(覇)이다. 패는 반드시 대국(大國)을 가진다. 덕으로써 인을 행하는 자는 왕이다. 왕자는 대(大)를 기대하지 않는다. 힘으로써 사람들을 복종시키는 자는 심복(心服)시키는 것이 아니며, 덕으로써 사람들을 복종시키는 자는 마음 속에서 참되게 복종시키는 것이다”(公孫丑篇)라고 말하였다.

이에 따르면 인의의 덕이 안으로 충실하여 그것이 선정(善政)으로 나타나는 것이 왕도이며, 인정(仁政)을 가장하고 권력정치를 행하는 것은 패도라 하였다. 맹자는 왕도를 이루는 전제로서 경제적 조건에 주목하고, 그 조건의 한계와 실현을 위한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여 “항산(恒産)이 있는 자는 항심(恒心)이 있으며, 항산이 없는 자는 항심도 없다”고 말하면서 인민에게 일정한 재산, 즉 경제적 안정이 없으면 그들에게 도덕적 생활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토지를 인민에게 공평히 분배하는 정전법(井田法)을 주장하는 한편, 교육제도도 언급하여 모든 국민이 안정된 생활과 풍부한 교양을 지니고 도덕적 질서를 지켜 나간다면 그것이 곧 왕도정치의 이상이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맹자의 왕패론이 관념적인 것이라면, 전국시대 말기에 나타난 순자(荀子)의 왕패론은 보다 현실적이다.

그는 왕도의 요인으로 인에다가 위(威)를 더함으로써 패도정치의 존재의의를 시인하였다. ‘의(義)가 정립되면 왕, 신(信)이 정립되면 패, 권모(權謀)가 정립되면 망(亡)’이라 하였고, 또 ‘법을 존중하고 백성을 사랑하면 패’라고 하여 패도를 왕도에 버금가는 차선책으로 내세웠다. 한대(漢代)에 이르러 왕도의 이론구성의 새로운 요소로 ‘천인상관설(天人相關說)’ 등이 주장되기도 하였으나, 그 이후로는 별다른 이론이 없이 상술한 제설(諸說)이 계승되어 때로는 재해석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