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리스

오시리스

[ Osiris ]

요약 이집트신화에서 죽은 자들의 신으로 숭배된 남신(男神).
오시리스

오시리스

오시리스는 이집트어로는 우시르(Usire)라고 하며, Asar, Ausar, Wesir 등으로 다양하게 표기한다.

이집트 신화에 따르면, 오시리스는 땅의 신 게브(Geb)와 하늘의 신 누트(Nut)의 아들이었으며, 누이동생 이시스(Isis)와 결혼하였고, 성(城)의 주인이자 동생 세트(Seth)의 아내인 네프티스(Nephthys)는 그의 여동생이었다. 후에 형의 지위를 노린 아우 세트(악의 신)에게 살해되었다. 가장 전통적인 형태의 신화에 따르면 오시리스는 세트가 죽인 후 그 몸을 14조각으로 찢어 나일강에 던져버렸다고 한다. 뒤에 이시스와 네프티스 자매는 시체 조각들을 수습하여 남근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묻어주었으며, 남근이 오시리스에게 새 생명을 주어 오시리스는 지하 세계의 통치자이자 재판관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시스와 오시리스 사이에서 난 아들 호루스가 세트와 싸워 이집트의 새로운 왕이 되었다. 이 신화는 그리스 작가 플루타르코스(Plutarchos)의 《이시스와 오시리스에 관하여》(XII∼XX)에 상세히 기록되어 전해지고 있다.

오시리스가 저승의 왕이 되었고, 그 아들 호루스가 세트를 물리치고 새로운 왕이 되었다는 이 신화의 내용은 왕권을 신성시하던 이집트인들의 의식과 관련되어 있다. 또한 이집트인들에게 오시리스는 죽은 자들의 지배자일 뿐 아니라, 식물의 싹이 나는 것에서부터 나일 강의 연례적인 범람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지하세계로부터의 생명을 부여하는 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따라서 이집트의 신들 가운데 제1위의 신으로 여겨졌으며, 제5왕조(BC 2400?) 때부터는 파라오(왕)도 죽은 후에는 오시리스로 간주되었다.

일반적으로 오시리스의 몸은 녹색으로 표현되는데, 이는 녹색이 재생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BC 2000년경의 이집트인들은 왕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죽으면 오시리스와 동일시된다고 믿었다. 그러나 오시리스가 되는 과정이 부활을 의미하지는 않는데, 이는 오시리스조차도 죽어서 다시 살아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신에 사람들은 사후세계와 현세에서 자손들을 통해 생명이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형태의 오시리스 숭배는 곧 이집트 전역으로 번졌으며, 종종 지방적인 풍요의 신들이나, 지하세계 신들에 대한 숭배와 결합되기도 했다. 오시리스를 따르면 영생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은 특정한 숭배 형식을 통해 유지되었고, 숭배 의식은 곧 새로운 생명을 상징하는 축제로 발전했다. 축제의 핵심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오리시스의 형상을 본떠 만든 '오시리스 정원'에 흙과 여러 가지 약재들을 심는 것이었다. 여기에 나일 강의 물을 주고 씨를 뿌렸으며, 싹트는 씨앗은 오시리스의 강인한 생명력을 상징했다. 신왕국 시대에 이르면 오시리스는 종종 머리에 2개의 깃털이 달린 장식을 쓰고, 양손에는 갈고리와 도리깨를 들고 있는 미라 또는 벽화 형태로 묘사되기도 했다.

오시리스는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디오니소스 신과 밀접하게 관련되기도 한다. 한때 이집트의 멤피스인들은 자신들이 숭배하던 소의 신 아피스(Apis)를 오시리스와 동일시 했었으며, 마침내 오시리스는 세라피스(Serapis)라는 이름으로 그리스에 알려졌다. 그리고 이것이 후에 이집트 토착 문화와 그리스·로마 문화가 혼합되며, 디오니소스의 이미지와 겹쳐진 것이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