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학

여성학

[ Women's Studies , 女性學 ]

요약 여성주의적 인식론에 기반해 사회의 가부장성을 분석하고 기존 지식 체계에 질문을 던지는 학문 분야.

여성주의적 인식론에 기반해 사회의 가부장성을 분석하고 기존 지식 체계에 질문을 던지는 학문 분야이다. 여성학은 일부 남성 특권층의 경험에 기초하여 사회의 지배적인 지식이 구성되어 왔다는 점을 문제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학자들은 새로운 관점으로 사회를 분석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들은 보편적이거나 정상적으로 여겨지는 통념들에 도전하고, 나아가 지식을 형성하는 패러다임을 전환하고자 한다.

여성학은 지식의 생산 방식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통해 등장했다. 일반적으로 지식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구성된다고 생각하나, 여성학자들은 질문에 이미 특정한 전제가 내포되어 있으며 모든 질문이 특정한 세계관 속에서 구성되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어떠한 문제를 제기할 것인지부터 논의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나아가 여성학자들은 여성학을 통해 사회에 새로운 질문을 제기하고 나름의 답변을 내놓고자 한다.

여성학은 기존의 역사에서 누락되고 무시되었던 여성의 경험과 입장을 탐구하는 데서 출발하였으나 여성 문제만을 연구 대상으로 하지는 않는다. 여성학자들은 가족, 경제, 교육, 노동, 법, 정치 등 사회 제도나 구체적인 사례나 현상 등 넓은 범위를 연구하고 있다. 또한 여성학은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같은 특정 학문 분야를 넘어서는 다학제적인 특성이 있다. 

앞서 언급했듯, 여성학이 다루는 주제는 다양하지만 여성학 연구는 주로 젠더·섹슈얼리티 체계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한다. 여성과 남성이라는 사회적 범주가 만들어지고 위계화되는 방식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위계가 성별 이외에 다른 체계들과 맞물리며 억압이 중층적으로 작용하는 방식을 드러내고자 한다. 궁극적으로는 이를 통해 억압, 불평등과 차별이 없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기에 여성학은 변화를 추구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그 변화의 방식과 내용에 대해서는 여성학자마다 의견을 달리 하며 다양한 이론이 존재한다.

여성학은 1960년대 후반 들어 서구 학계에서 제도화되기 시작했다. 여성운동, 민권운동, 학생운동, 반전운동 등 급변하는 환경이 대학교에 여성학이라는 학문을 도입하는 계기가 되었다. 여성학 분과의 강의는 1969년 미국의 코넬대학교(Cornell University)에서 최초로 개설했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여자대학교의 교수 등 주로 엘리트층 중심으로 여성학 도입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여성학 분과로서 강의가 개설되기 이전에는 이화여자대학교가 1950~1960년대에 걸쳐 ‘여성과 직업’, ‘여성운동사’, ‘여성사회학’ 등 관련 주제를 다루는 강의를 개설했다. 이후 비로소 1977년 동 대학에서 여성학 교양 선택 강좌가 개설되었고 1982년에 이르러서 동 대학에서 여성학 석사 과정이 설립된다. 이는 아시아 최초로 생긴 여성학 석사 과정이었다. 198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는 국내의 여성운동과 민주화운동 등이 기폭제가 되어 여성학 강의가 전국의 대학으로 확산되었다. 1990년에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여성학 박사 과정이 이어서 설립되며 국내에서도 마침내 여성학이 석사, 박사로 이어지는 대학원 과정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