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문제

여성문제

[ 女性問題 ]

요약 여성의 생리적 조건 및 이와 관련되어 나타나는 사회적 기대 ·가치 ·규범에 의해 제약되는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위치 때문에 사회생활에서 직면하게 되는 문제.

즉 남성들은 겪지 않거나 피해를 보지 않는 문제에도, 여성들만이 겪어야 하거나 피해를 보는 문제들이다.

이 여성문제 중 가장 근본적인 것은 다음의 네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경제적 생산 또는 노동의 문제이다. 산업화 이전에 직장과 가정이 분리되지 않았을 때, 예를 들면, 농업사회의 경우에는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경제적인 생산노동에 참여하였다. 그러나 산업화 이후 직장과 가정의 분리가 확고해지고, 핵가족이 주를 이루게 됨에 따라 가족 내의 분업이 두드러지게 되었다. 특히 핵가족에서는 가족 중 누군가가 직장에 나가면 나머지는 집을 지키고 아이들을 보살펴야 하는데, 주로 남성이 생산노동을 위해 직장에 나가고, 여성이 집안 일과 아이들을 돌보는 가사노동을 맡게 됨으로써 여성이 경제적 생산노동에서 제외되었다. 그 후 여성의 위치는 가정만으로 고정되었고, 전쟁 등으로 노동력이 부족할 경우에나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진출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여성의 노동력 참여가 많이 증가하여, 미국에서는 40∼50 %에 육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직종별로 보면 비서 또는 서기직 ·교사 ·간호사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경제적 ·사회적 지위로 보아 높은 위치를 차지하는 교수 ·의사 ·변호사 ·고급공무원 등에는 진출률이 비교적 저조한 편이다. 또한 같은 직종에서 일하고 있을 때에도 교육 ·경력 등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수입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에게는 취업문 자체가 좁을 뿐만 아니라 취업 과정에서도 승진 ·보수, 담당하는 일의 성격 등에서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

둘째, 출산의 문제이다. 여성은 특수한 생리적 구조 때문에 월경 ·임신 ·출산 ·수유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의학이 발달하지 못한 시대에서는 출산으로 인하여 생명을 잃는 경우도 많았고 임신과 출산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도 없었다. 그 때문에 자연적으로 경제적 생산노동이나 다른 사회적 활동에 제약이 많았으며, 특히 임신 ·출산 과정에 있는 여성은 약자로서 보호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 이르러서는 의학이 발달함으로써 피임과 임신중절이 합법화되었고, 수유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임신 ·출산 ·수유를 여성의 의도에 따라 마음대로 통제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출산 자체가 남녀에게 함께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여자에 한한 문제이므로 여성이 이에서 완전 해방될 수는 없는 문제이다.

셋째, 자녀양육의 문제이다. 출산 후 자녀를 키우는 일이 여자에게 맡겨진 것은 젖이 여성에게 있다는 신체적인 조건 때문이었다. 게다가 직장과 가정의 분리로 여자가 집안에 머무르게 된 사회적 조건이 합쳐져서 수유 및 자녀양육이 여성의 일로 정착되었다. 그러나 현대에는 모유를 대신할 수 있는 우유가 개발되었고, 여성의 손을 거치지 않고도 자녀양육이 가능해짐으로써 어느 정도 여성해방이 이루어진 셈이다. 이렇게 수유의 부담에서 해방되었다고 해서 자녀양육이 여성의 손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남성이 직장에 나가고 여성이 주부로서 집안에 머물러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여성이 직장에 나가서 일을 하는 경우에도 가사노동과 함께 자녀양육은 대부분 여성의 일로 남아 있다. 또한 현대는 이중 생활을 추구하는 가정이 늘어나서, 남편과 아내 모두가 창조성 있고 발전 가능한 일을 추구하면서 가정을 이루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남편과 아내가 기존의 성역할에서 벗어나 가사노동과 자녀양육을 공평하게 나누어서 부담하는 가정도 있다. 또한 극소수의 경우이긴 하지만, 남녀의 성역할이 바뀌어 아내가 사회활동을 하고 남편이 ‘가정남편(househusband)’의 역할을 하며 가사노동과 자녀양육을 도맡아 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성이 직장을 가지고 있다 하여도 자녀양육은 여성의 일로 간주되고 있다.

넷째, 성관계의 문제이다. 남성과 여성은 성기의 구조가 다르고 성감대 및 성적 만족의 과정 ·지속 등이 다르다. 이러한 생리학적 여건으로 성관계에 있어서 남성이 적극성과 주도권을 잡게 되고, 이러한 관계가 지속되어 일상 생활에서도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고, 여성은 수동적 ·복종적 입장을 취하게 만드는 근본이 된다는 점이다. 또한 사회적 규범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여성이 성관계에 있어서 적극성과 주도권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규범이 지배적이다. 이는 여성의 성적 만족보다 남성의 성적 만족이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고, 여성의 성적 만족은 남성에게 달려 있다는 남성 위주의 규범 때문이다. 이를 여성의 관점에서 본다면, 여성이 성적 만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매력적으로 만들어 남성으로 하여금 자기를 원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의 일부 급진파 여성운동가들은 성관계에 있어서 여성이 수동적이고 남성에게 의존하여 만족을 추구해야 하며 남성의 사랑을 받기 위해 여성끼리 경쟁하는 것을 거부하고, 그 대안으로 여성간의 동성연애(lesbian)를 추구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