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켓

에티켓

[ etiquette ]

요약 예의범절을 이르는 말.

고대 프랑스어의 동사 estiquer(붙이다)에서 유래한 말이다. '나무 말뚝에 붙인 표지'의 뜻에서 표찰(標札)의 뜻이 되고, 상대방의 신분에 따라 달라지는 편지 형식이라는 말에서 궁중의 각종 예법을 가리키는 말로 변하였다. 따라서 궁정인(宮廷人)이나 각국 대사(大使)의 석차(순위)를 정해야 했고, 그에 수반하는 예식의 절차를 정해야만 했다.

비잔틴 궁정에서는 이런 것들이 엄격하고 복잡했는데, 동방의 라틴 제국에서도 이를 모방하였으며, 프랑스에 정착된 것은 15세기부터였다. 안 도트리시(루이 13세의 비. 루이 14세 초기 섭정)의 노력으로 궁정 에티켓이 발달하여 루이 14세 때(17세기)에 완전히 정비되었다. 세부적인 예법 규정은 C.생시몽의 《회고록》에 나타나 있으며, 국가를 대표하는 궁정인의 지위를 내외에 과시하는 것이 목적인 듯하다.

루이 16세 때에는 엄격성이 해이해지고 또한 혁명으로 인해 일단 쇠멸하였으나 나폴레옹이 이것을 부활시켜 1830년의 법령에 의해 현재에 이르는 국내공식의전(國內公式儀典)의 형식을 확정하였다. 영국의 왕실 및 1831년까지  에스파냐 왕실에서는 옛날 그대로의 관례가 준수되었으나 그후 민주화의 진전과 더불어 단순화되었다.

이밖에 에티켓의 유래는 루이 14세 때 베르사유궁전에서 용변을 보는 곳을 안내하는 표지판에서 비롯되었다는 설도 있다. 당시 베르사유궁전에서는 날마다 연회가 열렸는데 화장실이 없어 방문객들이 건물 구석이나 정원의 풀숲 또는 나무 밑에 용변을 보았다고 한다. 그러자 궁전의 정원 관리인이 정원을 보호하기 위하여 용변을 보러가는 통로를 안내하는 표지판을 세웠고, 루이 14세가 이를 따르도록 명령함으로써 이를 지키는 것이 '예의를 지킨다'는 뜻으로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19세기 말의 부르주아 사교계의 '관례(usage)' 및 '예의범절(civilité)'이 오늘날의 프랑스 에티켓의 기초가 되었고, 국제간의 외교의례를 프랑스어로 프로토콜(protocole)이라 한다. 현대에 와서는 에티켓의 어의가 변천되고 일반인에게도 그 적용이 보편화되었다.

현대의 에티켓의 본질은 ①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 ② 남에게 호감을 주어야 한다. ③ 남을 존경한다 등의 세 가지 뜻으로 요약될 수 있다. 즉, 에티켓은 남을 대할 때의 마음가짐이나 태도를 말한다고 할 수 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서는 옥외와 실내에서의 에티켓, 남녀간의 예의, 복장·소개·결혼·흉사(凶事)·석차(席次:자리 순서)·편지·경례·경칭·식사예법 등 생활 전반의 분야에 이른다.

특히 식탁예법에는 테이블 매너라는 말이 있으며 식사방법의 룰이 있는데, 정찬인 경우에는 그 이상의 디너 에티켓을 지켜야 하고, 복장까지도 바꿔 입어야 한다. 에티켓과 매너의 차이는 한국에서는 별로 거론되지 않지만 굳이 말한다면, 매너는 일상생활 속에서의 관습이나 몸가짐 등 일반적 예의를 뜻하고, 에티켓은 어원적으로는 이보다 고도의 규칙·예법·의례 등 신사·숙녀가 지켜야 할 범절들로서 요구도(要求度)가 높은 것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