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례

요약 고개를 숙이는 일이나 악수처럼 동작 자체는 직접적인 의미가 없는 인간의 전통적·형식적 행위로서, 사람들의 말없는 합의에 따라 상징적 의미와 효력을 가지는 것.

그러므로 개인이 임의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집단이나 특히 교단(敎團)이 정한 절차에 따라 하는 관행의 동작이다. 의례는 적극적인 것과 소극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어떤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도 행동이라고 할 수 있으며, 어떤 종교든 터부(禁忌)가 있다. 예컨대 이슬람교도는 돼지고기를 먹어서는 안되고, 힌두교도는 암소를 죽여서는 안 되며, 그리스도교도는 금요일에는 육식을 금해야 하는 등의 금지 행위도 하나의 행동이며, 소극적인 의미의 의례이다. 의례에는 또한 기도와 같이 입으로 외는 의례와, 공희(供犧)처럼 손으로 하는 의례가 있다.

구송(口誦) 의례에는 기도뿐만 아니라 흔히 리드미컬하고 시적인 문구의 총체가 포함된다. 여기에는 또한 악기도 포함된다. 안수(按手) 의례에서 제물에 쓸 식칼이 포함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의례에는 또한 공적(公的)인 의례와 사적(私的)인 의례가 있다. 사람이 평생을 사는 동안 통과해야 할 출생·성년·혼인·사망 등에 관한 사적 의례는 '통과의례(通過儀禮)'라고 한다. 사적 의례는 특히 병을 고치기 위해 하지만, 무당굿이나 샤머니즘의 경우에는 공적인 성격을 띤다. 사회집단의 생산수단 또는 직업의 차이에 따라 각각 다른 의례의 형태를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수렵·채집·어로 민족에게는 농경민족이 곡물·구근(球根)을 대상으로 하는 농경의례와는 다른 고유의 의례 생활이 있고, 목축민족에게는 가축을 대상으로 하는 의례가 있다.

의례는 정기적으로 하지만 기우(祈雨)·기청(祈晴)·유행병의 불제(祓除)와 같이 부정기적으로 하는 의례도 있다. 또한 직업이 분화한 문명사회에서는 직업별로 하는 의례가 새로 생긴다. 원시 미개 사회에서는 의례가 특히 신화와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으나, 의례가 신화에 선행(先行)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며, 신화와 관계 없는 의례도 있다. 의례 관념은 의례상·도덕상의 질서를 만드는 우주력의 관념 자체이다. 더구나 사람들은 종교단체 또는 비밀 결사에 소속되어 그 단체의 특수한 신앙과 결부된 특수한 기도나 공물(供物)의 의례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