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시장

[ market , 市場 ]

요약 재화·서비스(용역)가 거래되어 가격이 결정되는 장소 또는 기구.
남대문시장

남대문시장

시장이라는 개념은 다양하게 사용되고 그 종류도 많다.

역사적으로 볼 때 시장이란 교환·거래가 이루어지는 구체적인 장소를 뜻하였는데, 한국에서는 이를 장시(場市)·장(場)·장문(場門)이라고 불렀다. 생활에 필요한 잉여물자를 서로 교환하는 풍습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명확하지는 않으나 주로 다른 종족이나 생산조건이 다른 동일 종족 사이에서 약탈 또는 상호간의 증여나 조공(朝貢) 등의 형식을 통해 교환이 비롯되었다.

그후 부족간이나 부족 내부에서의 적대관계가 사라져 평화스러운 교통이 이루어졌으나 상당 기간 동안에 걸쳐 물물교환만이 이루어졌다. 이 물물교환이 거듭된 후 공중 앞에서 공평과 평화를 꾀하기 위하여 시장의 형식을 통한 교환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교환이 이루어지는 장소로는 교통이 편리하고 눈에 띄기 쉬운 표시물이 있는 곳이 이용되었다. 이러한 형태의 시장은 현재의 오지의 소수민족에서도 볼 수 있는데 아프리카·아시아·멜라네시아 및 신대륙에 걸쳐 일부가 남아있다.

시장의 형식에는 여러 차이가 있다. 그러나 시장이 유통기구로서 가지는 공통적인 특징은 시장이 서는 날짜가 연 1회, 월 1회, 10일, 5일, 주 1회, 또는 매일 등 정기적이라는 것과, 특정지점에서 열리며 또한 시장 내에서는 무기를 가지거나 싸움은 삼가는 등 시장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법제적 관습(慣習)이 있다는 점, 나아가서는 수확의 잔치나 제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주로 여성만이 교역에 참여하는 하는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북서아프리카의 리프족(族)의 주시(週市)에서 보듯이 여성만의 시장이 일반시장에서 독립하여 여자가 만든 생산물이나 출산시에 쓰이는 주술구(呪術具) 등을 교역하는 예도 있다. 원래 시장을 통한 교환의 주체는 대부분이 농민이라는 사실과 시장의 다양한 발전이 주로 농경민 사이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 또한 간과할 수 없는 특징이다. 이러한 여러 민족의 시장 중에는 북부 멜라네시아의 애드미럴티섬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섬의 언덕 위에 살면서 농업에 종사하는 부족과 해안에 살면서 어업에 종사하는 부족이 매일 아침 양부락 사이의 일정 장소에서 만나 농작물과 물고기, 식수와 소금물을 교환하는 단순한 형식도 있다.

한편 서남아프리카의 여러 부족, 특히 다호메이족의 경우에는 동일 지역 내에 3가지의 시장(농산물을 취급하는 도매시장, 座店이 있는 일반소매시장 및 각 부락의 夕市)이 분화되어 병존하고 있고, 이 시장을 돌아다니며 교환하는 전업 행상인의 출현과 원시화폐의 유통에 의한 부분적인 가격체계가 형성되는 등 어느 정도 고차적인 유통기구로서의 체제를 갖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