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

부조

[ relief , 浮彫 ]

요약 조소(彫塑) 형식의 하나로, 평면 상에 형상(形相)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부분 입체적 조형기법이다.
노트르담대성당 최후의 심판의 문

노트르담대성당 최후의 심판의 문

입체적 형상을 만드는 조소(彫塑)의 형식 중 하나로, 평평한 면에 형상을 입체적으로 조각하여 반(半)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평면 위에 표현한다는 점에서 회화에 가까우나,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을 돌출시켜 입체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조각의 일종으로 본다. 부조는 사방에서 볼 수 있도록 제작된 환조와 달리 한 시점에서만 감상이 가능하도록 표현된다. 주로 건축물의 페디먼트나 프리즈(frieze), 공예품의 표면 등 주로 장식의 목적으로 사용된다.

부조와 유사한 조소 형식으로, 심조투조가 있다. 평면 위에 표현하고, 한 시점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같으나, 표현하는 내용을 바탕면에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구분된다. 심조의 경우, 바탕면보다 더 깊게 파서 대상을 표현하고, 투조의 경우, 바탕면을 완전히 뚫어 조각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넓은 의미에서의 부조는 평면 위에 입체적 형상을 표현한 반입체적 조각을 모두 포함하지만, 좁은 의미에서는 평면 위에 양각 기법으로 새긴 것만을 의미하며, 이 경우 심조, 투조, 선조(線彫) 등과 구별된다.

종류

형상이 돌출된 정도에 따라 고부조(高浮彫, high relief, haut-relief), 저부조(低浮彫, low relief, bas-relief), 반부조(半浮彫, mid relief, demi-relief)로 구분된다. 고부조는 돌출된 부분의 두께가 다른 부분에 비해 두 배 이상인 것을 말하며, 반부조는 돌출된 부분의 두께가 다른 부분의 반 정도 되는 경우를, 저부조는 그보다도 돌출 정도가 더 낮은 것이다.

제작방법

부조는 조각과 소조 기법 모두로 제작이 가능하다. 조각 기법으로 제작할 때에는 주제 부분을 남기고 그 외 부분을 깎거나 새겨내며, 소조 기법으로 제작할 때에는 평면에 주제가 될 부분에 재료를 덧붙여 형태를 표현한다. 현대에는 이 외에도 청동 등을 이용한 주조(casting)·콜라주·아상블라주·엠보싱(embossing) 등의 기법이 도입되기도 한다.

시기별 특징

부조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는데, 혹자는 그 시작을 선사시대 동굴 예술로부터라고 보기도 한다. 서구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부조는 고대 그리스미술의 전통을 따른 것이다.

◎ 고대 그리스
그리스 부조는 조각한 형상이 이루는 면과 배경이 되는 면의 이중 구조를 지녔는데, 특히 배경 면을 일관되게 평면으로 다듬어 추상적인 깊이감을 표현하였다. 신전의 페디먼트 부분에서 발견되는 고부조의 경우, 돌출 정도가 커 환조와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형상을 이루는 면과 배후 벽면 간의 관계는 부조의 원칙을 따르고 있다. 그리스 건축에서는 기둥과 기둥 사이의 벽면이나 페디먼트 등에 이와 같은 부조를 덧붙여 건축 구조를 두드러지게 나타냈는데, 특히 건축물의 외면이나 내면을 장식하는 연속적인 띠 모양의 부분을 의미하는 프리즈는 자주 부조로 제작되었다.

르네상스
르네상스 시기에는 회화에서 새로운 원근법으로 사용되던 투시도법이 부조에도 적용되었다. 원근법에 따라 제작하면, 표현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형태가 없는 빈 곳의 깊이는 나타낼 필요가 없었기에, 그리스 부조에서 전통적으로 나타났던 형상 주위에 생기는 추상적 공간의 깊이나 넓이가 사라졌다.

◎ 바로크
바로크 시기 부조는 형상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조각된 부분에 따라 돌출 정도가 불규칙하고 요철이 심하게 표현되어 일관된 높이의 배경 면을 이루지 못하였다. 이로 인해 배경 면은 벽면 그대로, 마치 환조의 조각이 벽면에서 반쯤 튀어나온 듯한 느낌을 주도록 제작되었다.

◎ 동양
동양에서의 부조는 한(漢)나라 시기의 화상석에서 그 원시적인 형식을 찾아볼 수 있으나, 그 후 그리스와 인도 미술의 영향을 받아 육조(六朝)에서 당(唐)나라 시기에 걸쳐 발달하여 기와와 벽돌이나 거울 뒷면의 장식 등에 즐겨 사용되었다.

◎ 현대
이전 시대에는 부조가 건축과 공예품의 장식적 목적을 수행한 반면, 현대의 부조는 하나의 예술작품으로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조각가들이 콜라주와 엠보싱, 3D 프린팅과 같은 기법을 도입하거나, 한지·벽돌 등 새로운 재료로 작업하며 기존 부조에 현대적 해석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