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예왕조

부예왕조

[ Buyid dynasty ]

요약 이란 남서부와 이라크에 있던 이슬람왕조(932-1062).
원어명 Āl-e Buye

부와이(Buwayhid)왕조, 혹은 부이왕조(Buyids)라고도 한다. 이란 최초의 시아파(派) 왕조로, 오늘날의 이란 북부에서부터 카스피해 서쪽연안의 다이라만(Daylaman) 지방까지를 주요 세력권으로 했다.

부예가문은 사산왕조페르시아의 왕들 중 바흐람 빈 야즈다기르드(Bahram b. Yazdagird)에 족보를 두고 있었으며, 이슬람 이전부터 사산왕조페르시아의 왕실에 군사력을 제공해왔다. 그러나 이 가문은 보병을 주력으로 하는 강력한 군사력을 통해 독립했으며, 가문의 아부슈자 부와이의 장자인 알리(Ali b. Buway)가 자신의 두 동생 하산(Hasan)과 아흐마드(Ahmad)와 연합하며 부예왕조가 시작되었다.

세 형제 중 알리는 남방으로 진출하여 이스파한과 쉬라즈를 정복한 뒤 곧 파르스 전 지역을 장악했고, 하산은 지발과 메디아를 점령했다. 셋째 아흐마드는 키르만과 쿠지스탄을 점령했으며, 이어서 945년에 바그다드에 입성하여 당시 투르크계 용병 맘루크들로부터 정치적 위협을 받고 있던 칼리프 알무스타크피(al-Mustakfi 944~946 재위)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칼리프는 아흐마드에게 아미르 알우마라(Amir al-Umara)라고 불리는 최고 사령관의 칭호를 받았으며, 그 후 110년 동안 압바스 칼리프제는 부예의 손에 좌우되었다. 아흐마드는 자신을 '국가의 강화자'라고 불렀을 뿐만 아니라 칼리프에게 형들인 알리와 하산에게도 각각 '국가의 기둥', '국가의 지주' 라는 존칭을 수여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러한 의식은 어디까지나 칼리프에 대한 가시적 복종을 보인 허례였을 뿐 통치의 전권은 부예가 쥐고 있었다.

부예왕조의 최성기는 하산의 아들 아두드 알다울라(재위 949~983) 시대로, 타바리스탄·케르만에서 오만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이 그 판도가 되었다. 아두드는 학예(學藝)를 보호·장려하여 이븐 시나 등의 문화인이 활약하였고, 토목·사회사업에도 진력하여 반드에아미르(Band-e amir : 에미르댐)을 건설하였다. 아두드가 죽은 후 경제력의 악화와 지배자 일족 간의 내분 및 투르크계 군벌의 대두로, 10세기 무렵부터 점차 약화되어 가즈니왕조·대(大)셀주크왕조에게 영토를 빼앗겼다. 왕조의 주력이 시아파이어서 정통파와의 갈등도 겹쳐 셀주크투르크에게 멸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