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형

문화유형

[ culture pattern , 文化類型 ]

요약 문화의 여러 요소나 특질이 통합형성되어 체계를 이룬 유형.

문화는 문화요소나 특질이 적분(積分)된 것으로, 특정한 문화연구의 중요성을 문화의 여러 특질에 대한 목록보다는, 여러 특질의 통합형성의 양식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이 개념이 생겨났다. 따라서 이러한 관점에서 ‘학습행동의 통합체계’ 개념으로 문화를 파악할 것이 강조된다.

현대의 문화인류학설 속에 문화의 통합형성관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사람은 R.베네딕트이다. 그녀가 1935년 발표한 《문화의 제유형(諸類型) Patterns of Culture》과 그 밖의 여러 논문에서 밝힌 문화유형은, 문화란 여러 부분의 단순한 집합이 아니라 이들의 독특한 상호관계에 의한 통합체이며, 이러한 문화적 통합체는 각기 이상으로 하는 특유한 가치관념 ·인생관의 체계에 의해 관철되어 사람들의 행동을 규제한다. 베네딕트는 각 문화에서 가치 ·이상으로 삼고 있는 것을 라이트모티프(1eitmotiv)라고 불렀다.

베네딕트는 F.보아스의 제자로 오랫동안 북아메리카 인디언의 연구와 현지조사에 종사하였다. 《문화의 제유형》에서는 멕시코의 수니인디언, 뉴기니의 도부섬 주민, 미국 북서부 해안의 크와키우틀을 예로 들어 자기학설의 실증을 시도하고 있다. 푸에블로 제종족 중의 수니족은 하나뿐인 마을에 밀집하여 모래밭에 옥수수 등 농사를 짓고, 경제적 단위는 모계적 세대(世帶)인데, 모계적 단계집단(單系集團)은 13의 족외혼씨족(族外婚氏族)을 구성하지만 여기에는 정치적 권한이 없다. 그들은 개인적 권위나 이기적 ·정력적 인물을 불신임과 비난의 눈으로 비웃고 존경을 받는 인물은 남과의 관계가 좋고 남이 하라는 대로 하는 성격의 소유자로서 개인적 주장이나 사회성은 극도로 제약된다.

도부섬 주민도 마찬가지로 모계적 ·족외혼적 토템씨족이지만 부락이 최대의 정치단위이고 각 부락간에 은근한 대립이 있어서 그들은 불신 ·악의에 지배되어 자기 배우자까지도 의혹의 눈으로 바라보는 최대의 대상으로 삼으며, 애정이나 호의의 표명은 수치로 여기고 적의를 지닌 마찰이 인생관의 라이트모티프가 되어 있다. 크와키우틀족은 부계적 ·비족외혼적(非族外婚的) 씨족을 기본으로 하여 부족을 이루고, 신분계층제가 지배한다. 그들 문화의 라이트모티프는 권세욕 ·사회적 명예심이며, 그 유지 ·향상은 각 수장(首長)이 다른 수장들보다 더 많은 재물을 포기함으로써 달성된다. 스스로 획득한 지위에 대한 대단한 자만과 패자 ·열자(劣者)를 얕보고 비웃는 일이 항상 되풀이된다.

이상과 같은 베네딕트의 고찰방법은 딜타이, 슈프랑거, 슈펭글러 및 형태심리학의 여러 연구에 의존하는 바가 크고 그녀 자신도 이를 인정하고 있으나, 문제는 베네딕트가 특정민족의 일회기적(一回起的) 가치체계의 분석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어떤 가치체계가 한 사회를 꿰뚫어 전체의 생활영역에 영향을 주며, 사람들의 태도를 일정한 방향으로 이끌어 이것이 유형(類型)지어진다는 데에 주목한 공적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문화유형에의 통합형성의 과정추구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와 동시에 복합된 문화 안에서도 성별 ·경제적 차이 ·연령 ·신분 등에 의한 아류형(亞類型, sub-pattern)의 존재는 간과(看過)할 수 없다.

베네딕트의 영향을 받은 M.미드는 태평양의 사모아섬이나 뉴기니의 여러 연구에 의해 베네딕트와 함께 문화의 통합형성연구의 선구자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R.린턴이나 C.클러크혼이 말하는 ‘현시적 문화형(顯示的文化型)’과 ‘은시적 문화형(隱示的文化型)’도 베네딕트와 약간 다른 시각에서 보았지만, 문화의 통합유형적 파악과 그 복합형성연구를 목표로 하는 것이며, 그 밖에도 이에 관한 연구가 속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