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동맹

도시동맹

[ 都市同盟 ]

요약 중세 말기 이탈리아·독일에서 성립한 여러 도시 간의 동맹.
원어명 Städtebund

11세기경부터 상업부활에 따른 도시의 발흥으로 황제·봉건제후와 도시시민은 대립·항쟁하기 시작하였다. 이 과정에서 시민의 자립의식이 강화되어 이해를 같이하는 도시 간의 결속이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특히 12세기 후반 북이탈리아에서의 롬바르디아 도시동맹의 성립은 민족적 각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신성로마 황제 프리드리히 1세의 이탈리아 침략에 항의하여 24개 도시가 동맹을 맺고, 그 시민군이 1176년에 황제군을 격파하였다. 이 승리는 북이탈리아 여러 도시의 자치도시로의 발전을 촉진시켰다. 독일에서의 도시동맹 결성 움직임은 13세기에 이르러 급속히 진전되었다. 처음에는 교역의 안전을 도모하는 경제적 이유에서의 도시동맹이었으나, 대공위시대(大空位時代)의 혼란기에는 영방국가(領邦國家)의 분극화에 대항하여 전(全)독일의 정치적 통일을 지향하는 도시동맹이 나타났다.

1254년 성립된 라인 도시동맹이 그 대표적인 것으로, 마인츠·보름스·쾰른라인강(江) 유역 일대의 100여 개 도시가 참가하여 강력한 해군을 갖추었으나, 내부의 경제적인 이해 대립으로 4년 만에 해체되었다. 이 도시동맹의 국가통일 이념은 후세에 계승되어 14세기 후반에 슈바벤도시동맹(1376~1534)·알자스도시동맹(1380)·신(新)라인동맹(1381) 등이 결성되었지만, 영방군주의 지배에 굴복함으로써 소기의 목적을 이루지 못하였다.

정치적으로 실패한 이들 도시동맹과는 달리 주로 경제적 이익의 옹호와 확대를 꾀하여 큰 성공을 거둔 것은 14세기 중엽에 성립한 한자동맹이다. 뤼베크를 맹주(盟主)로 한 이 동맹은 16세기 후반까지 발트해(海) 및 북해를 제압하면서 활동하였다.

고대의 도시동맹
고대 그리스의 인보동맹(隣保同盟)도 일종의 도시동맹이다. 이 동맹은 신전의 유지와 제의(祭儀)의 거행 등을 위하여 신전 주변의 여러 폴리스가 맺은 동맹으로, 델피의 것이 가장 유명하다. 군사적인 성격의 심마키아라 불리는 도시동맹으로는 델로스 동맹이나 펠로폰네소스 동맹 등이 있었는데, 모두 공수동맹(攻守同盟)이다.

그리스 말기에 나타난 심폴리테이아라고 불린 도시동맹도 군사적 성격이 강하였다. 아이톨리아 동맹·아카이아 동맹이 여기에 속하며, 마케도니아에 대항하기 위해 여러 폴리스가 동맹을 맺은 것이다. 이 두 동맹은 BC 2세기 초 로마의 속주(屬州)가 되었다. 로마가 이탈리아반도의 여러 도시들을 정복하였지만, 그것은 로마가 정복도시와 동맹을 맺는 형태였기 때문에 이 역시 심마키아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