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비

대비

[ contrast , 對比 ]

요약 대(大)·소(小), 빨강·파랑, 기쁨·슬픔 등과 같이 성질이 반대가 되는 것, 또는 성질이 서로 다른 것을 경험할 때 이들 성질의 차이가 더욱더 과장되어 느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2가지를 동시에 경험할 때나 시간적으로 전후해서 경험할 때도 나타난다. 전자의 경우를 동시대비(同時對比:simultaneous contrast), 후자의 경우를 계기대비(繼起對比:successive contrast)라고 한다. 대비는 심적 경험의 여러 가지 면, 즉 감각 ·기억 ·추리 등에서 볼 수 있는데, 감각에 관한 것이 많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시각(視覺)에 관한 것이 가장 많다.

보색(補色) 또는 이에 가까운 관계에 있는 2가지 색, 예를 들어 빨강과 청록(靑綠)을 나열해보면, 서로 색감을 강화시켜 한층 선명해진다. 이를 색채대비(color contrast)라고 한다. 이 때 양자의 경계를 자세히 보면 그 경계를 따라 현저한 대비를 볼 수 있다. 이것을 변경대비(邊境對比:border contrast)라고 한다.

색채대비는 2가지 색에서뿐만 아니라 색채와 회색 사이에서도 나타나는데 이 때 회색은 이웃하는 색과 반대가 되는 엷은 색채를 띠게 된다. 이것을 반투명의 천이나 파라핀 종이와 같은 것으로 덮어보면 회색 부분이 나타내는 색채가 한층 뚜렷해진다. 이것을 복사대비(覆紗對比:florkontrast)라고 한다.

이와 마찬가지 원리로 시계(視界)가 어떤 색광(예를 들면 적광)으로 비쳐졌을 때 물체의 음양 부분은 무색이어야 하는데 분명히 보색인 청록이 나타난다. 이런 현상을 색음(色陰:colored shadow)이라고 한다.

또한 흰 종이조각 등을 볼 때 종이보다 먼 곳 또는 가까운 곳을 응시하면 이중상(二重像)이 되는데, 이 때 한쪽 상이 그 어떤 이유로 해서 색을 띤 것으로 보이면 다른 한쪽 상도 그 영향으로 반대색을 띠게 된다. 이것을 양안대비(兩眼對比:binocular contrast)라고 한다.

색채대비는 2가지 색을 계속적으로 같은 장소에 제시하여도, 즉 계기대비로 해도 잘 나타난다. 색채를 가지지 않는 회색에서는, 밝기가 상당히 다른 2가지 회색 사이에 어떤 대비가 일어난다. 즉 검은 색에 이웃하는 회색은 하얗게, 흰색에 이웃하는 회색은 검은 빛이 나타난다. 이것을 밝기의 대비(brightness contrast)라고 한다.

대상의 크기나 형태의 지각(知覺)에서는 그 모양이나 크기에 대하여 대비가 나타난다. 이들은 보통 대비착시(對比錯視:contrast illusion)라 하여 기하학적 착시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원(圓)이나 각(角)의 도형에서 각기 큰 것과 인접된 것은 작게, 작은 것에 인접된 것은 크게 보인다.

미각(味覺)에서는 적당한 맛의 조합에 의하여 대비가 생긴다. 예를 들어, 소금을 약간 첨가함으로써 단맛을 한층 돋굴 수 있는 것은 평소의 요리에서도 이용되고 있다. 후각에서도 마찬가지로 어떤 종류의 악취가 더해짐으로써 향기가 증가되는 경우가 있다.

온도감각에서도 매우 찬 것을 만진 후에 미지근한 것을 만지면 따뜻하게 느껴지고 처음에 뜨거운 것을 만지면 그 반대가 된다. 촉각이나 운동감각에서도 마찬가지로 매우 무거운 것을 들어올린 후에는 가벼운 것은 아주 가볍게 느껴진다.

극도의 고통 뒤에 오는 쾌락은 강력한 쾌락으로 느껴지고, 같은 노력(勞力)이 드는 일도 고생을 겪은 후에는 수월하게 느껴진다. 큰 것만 보던 눈은 보통 크기의 것을 보아도 작게 느껴지는 것처럼, 감정이나 기억면에서도 대비를 볼 수 있다.

참조항목

감각, 보색, 착시

역참조항목

반대색, 배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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