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두제

과두제

[ oligarchy , 寡頭制 ]

요약 소수의 사람이나 집단이 사회의 정치적·경제적 권력을 독점하고 행사하는 정치 체제로서, 한 명의 군주나 독재자에 권력이 집중된 독재정치(autocracy)나 다수의 사회 구성원에게 권력이 분산된 민주정치(democracy)와 구분된다. 

과두정(寡頭政), 과두정치(寡頭政治)라고도 한다. 과두제(oligarchy)란 말은 그리스어에서 ‘소수(小數)’를 뜻하는 ‘oligo’와 ‘지배(支配)’를 뜻하는 ‘arkhos’에서 비롯되었다. 과두제는 특정한 통치 형태를 뜻한다기보다는 권력을 차지하고 행사하는 사람이나 집단의 수에서 비롯된 개념이다. 따라서 한 사람이나 집단이 권력을 독점하는 독재정치(autocracy)나 군주정(monarchy), 다수에게 권력이 분산된 민주정치(democracy)와 구분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오늘날 과두제는 정치 체제로서만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 조직이나 집단의 분석에도 폭넓게 적용되어 쓰이고 있다. 사회 조직의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질수록 다수보다는 소수 엘리트의 영향력과 지배력이 크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의 경제학자인 힐퍼딩(Rudolf Hilferding, 1877~1941)은 1910년 <금융자본론(Das Finanzkapital)>에서 거대한 금융자본이 카르텔(cartel, 기업연합), 트러스트(trust, 기업합동)로 독점화한 산업자본과 결합하여 한 나라의 경제와 정치를 지배하는 ‘금융과두제(financial oligarchy)’가 나타나고 있으며, 자본주의가 경쟁적인 산업자본주의에서 금융자본주의의 발전 단계로 이행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레닌(Vladimir Il'ich Lenin, 1870~1924)은 1917년에 간행된 <제국주의론(Imperialism)>에서 '독점자본주의 단계로의, 즉 금융자본으로의 자본주의의 이행은 세계의 분할을 위한 투쟁'을 격화시키고, 마침내 금융과두제(financial oligarchy)의 지배를 받는 국가들간의 경쟁이 고조되어 제국주의 전쟁이 일어난다고 주장하였다.

독일의 사회학자인 미헬스(Robert Michels, 1876~1936)는 1912년에 간행한 <정당사회학 - 현대 민주주의의 과두제화 경향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에서 민주주의를 내세우는 정당이나 조직에서도 신속한 의사결정과 결속의 필요성에 따라 과두제, 권위주의, 관료제로 옮아가는 경향이 있다는 ‘과두제의 철칙(Iron Law of Oligarchy)’을 발표하였다. 밀스(Charles Wright Mills, 1916~1962) 등의 사회학자들도 현대 사회에서 소수의 권력 엘리트(Power Elite)의 지배력이 확대되어 가는 과정과 문제를 다양하게 분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