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론

가치론

[ axiology , 價値論 ]

요약 가치에 관한 이론.

경제학·심리학 등 사실적 개별과학의 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윤리·법률·미학(美學) 등 규범에 관한 학문에서는 특히 가치 문제와 관계가 깊어, 가치적 술어(述語), 판단·체계 등의 표현과 해명을 지향하므로, 철학의 중요한 분야이기도 하다.

고대 그리스의 진선미(眞善美)의 이상이나 중세철학의 초월명사(超越名辭) 등의 문제가 고전적인 예가 되며, 이처럼 그 역사가 철학사만큼이나 오래 된다. 그러나 문제의식이 선명해진 것은, 근세에 I.칸트가 이론이성(理論理性)과 실천이성(實踐理性)의 이원화(二元化)와 미적(美的) 판단의 목적의식에 의한 그 통일을 주장하고, 신칸트학파가 이를 계승하여 사실적인 ‘존재’ ‘자연’과 규범적인 ‘당위(當爲)’ ‘타당’ 등의 개념을 대조화하여, 여러 가지 문화가치나 역사에서의 가치의식 등의 탐구를 철학적인 중심과제로 삼은 때부터였다. 그밖에 생(生)의 철학, 현상학(現象學) 등도 가치론을 독자적인 중요과제로 삼는다. 또한 이상과 같은 독일적인 가치론의 경향과는 달리, 영국과 미국의 프래그머티즘(pragmatism)이나 분석철학 등도 가치의 탐구를 새로운 중심문제로 삼았다.

가치에는 서로 교차하는 다음과 같은 여러 유형이 있다.

① 행동의 규범과 연관된 평가(윤리적·도덕적 가치)를 필두로, 평가의 관점이나 대상의 상호연관의 차이 등에 따른 미적(美的)·종교적·경제적 가치 등의 구별, ② 가치를 갖추거나 가치가 주어지는 대상(금전·물품·쾌락·지식 등)의 다양성에 의한 구별, 그 결과는 상이한 실천이론을 규정한다.

③ 목적으로서의 그 자체(내재적)의 가치와, 이 목적에 대한 수단으로서(외재적)의 가치라는 예로부터의 유형과, 이러한 획정(劃定)을 부정하고 연속과 상관성을 주장하는 방향(프래그머티즘)과의 대립, ④ 한계효용설(限界效用說), 윤리상의 양적(量的) 쾌락주의 등 가치의 계량(計量)에 의한 비교가 가능하다고 보는 입장과, 동질적인 척도에 의한 가치의 계량을 부정하고 질적인 차이만을 인정하는 방향의 유형이다.

가치가 사실과의 대비로 표면화한다는 것은 이상으로 미루어 분명하다. 가치론에서는 우선 양자의 엄격한 구별이 있고, 반대로 단속(斷續)의 부정, 연속의 강조(프래그머티즘)나 가치의 독자성 부정과 사실에의 환원(還元), 해소에 대한 주장(자연주의)과의 대립이 있다. 그러나 이론적인 한 유형으로서 가치와 사실과의 구별을 인정하는 데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 이 경우, 가치는 사실에 대한 평가의 규준의 부여라고 할 수 있으므로, 가치는 한편으로 광의의 규범에 속하고, 한편으로는 행동을 규제하는 의무·명령 등 협의의 규범과 구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