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철학

가치철학

[ philosophy of value , 價値哲學 ]

요약 가치를 기본원리로 삼는 철학.

일반적으로 철학에서 말하는 가치란 인간의 욕구를 만족시킴으로써 즐거운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정서에 근거를 두었다고 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정의적(情意的) 욕구대상으로서의 가치는 인간생활이 지향하는 목적 또는 이념이기도 하다. 유럽에서 가치의 문제가 19세기 후반에 와서 자각되기 시작한 것도 산업혁명(産業革命)과 프랑스 혁명의 뒤를 이어 마침내 제1차 세계대전을 맞게 된 역사적 ·사회적 변동 속에서 새로운 인생관과 세계관적 이념이 요구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잘 나타내는 한 예로서 F.W.니체의 경우를 들 수 있다. 그는 그 때까지 2000년 가까이 유럽 정신을 지배해 온 그리스도교적인 인생관 ·세계관과 정면 대결함으로써 이른바 ‘모든 가치의 가치전환’을 시도, 유럽의 새로운 미래를 타개하려고 하였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가치에 이론적 고찰을 가하여 가치철학을 제창한 것은 마르부르크학파와 함께 신(新)칸트학파라고 불리는 서남(西南)독일학파이다. I.칸트는 사실문제와 권력문제를 구별하였거니와, 이러한 견해를 이어받아 자연과학의 방법이 부당하게도 문화연구의 영역까지 침범하려는 당시의 풍조에 대항하여 독자적 문화가치를 주장한 것이 신칸트학파이다. 이보다 앞서 R.H.로체는 ‘타당성’을 제기한 바 있다. 그는 플라톤의 이데아를 실재하는 것으로 보지 않고 논리적으로 ‘타당한 것’으로 보았는데, 모든 가치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타당함에 있다고 한 사람은 W.빈델반트이다. 따라서 그는 보편적으로 타당한 여러 가치를 추구하고 진 ·선 ·미 ·성(聖)을 문화가치로서 규범적인 것이라고 하였다. 즉, 그것은 학문 ·도덕 ·예술 ·종교라고 하는 문화현상에 규범으로서 작용하는 것이다.

자연현상이 법칙적인 데 대하여 진 ·선 ·미 ·성 등의 문화가치는 개성적이다. 빈델반트에 이어 H.리케르트는 역사상 개성 있는 가치를 보편적인 가치에 의해 평가하는 방법을 더욱 심화하였다.

한편, 영국과 미국에는 실용주의(實用主義)나 신실재론(新實在論)에 바탕을 둔 가치철학이 있다. 실용주의의 입장에 있는 미국의 J.듀이는 존재와 가치의 이원관(二元觀)을 그리스 전래의 방법이라 하여,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연과학을 통한 실험적 방법을 가치의 문제에도 적용함으로써 경험에 기초를 둔 가치를 객관적으로 성립시키려고 하였다. 이것은 신칸트학파와는 정반대되는 방법으로서, 가치론의 새로운 전개를 기대하게 하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경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