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즉설]
제가 법륜 스님의 유투브 즉문즉설을 즐겨 듣습니다.
4연 16행의 산문시입니다.
시제가 [봄은 슬픔을 남기지 않는다]
시적 화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시적 자아
정도로 봅니다.
글을 반복하여 읽어 음미하면 무슨 말을 하려는지
대충은 이해가 갑니다.
퇴고가 부족하여 글의 의미 전달에 불필요한 부분들이
중복되는 등 함축성이 떨어집니다.
시는 모름지기 음악이고 미술입니다.
따라서 운율에도 신경을 쓰면서 이미지를 형상화해야
좋은 작품이 됩니다.
내 가슴속에 느끼는 솔직한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무분별하게 쏟아놓으면 언어의 배설이 되고 맙니다.
보다 정제되고 형상화된 금과옥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시가 어렵습니다.
1연 :
봄이 인사도 없이 가버리네요
올 때는 요란스런 치장을 하고
아침마다 인사를 건네더니
갈 때는 말도 없이
은근슬쩍 떠나버리네요
⇒인사도 없이, 인사를 건네더니, 은근슬쩍
같은 시어들은 잘라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누이처럼 들뜬 가슴으로 외출하던 날
화사하게 치장한 봄은
이내 마음에 씨를 뿌렸습니다
2연 :
조금은 아쉬운 마음에
봄꽃이 가득했던 자리들을
바라보니 녹음만 가득네요
괜히 외롭고 쓸쓸해서
하늘을 바라보았지요
⇒ 조금은, 괜히, 외롭고 쓸쓸해서
등의 시어도 진부한 표현으로 잘라 버리십시오.
이랑마다 사랑의 싹이 솟고
봉긋 봉긋 올라서는 소망의 등은
태양처럼 세상을 비추입니다
3연 :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지난날 말도 인사도 없이
떠나보낸 많은 것들이
하얀 구름이 되어 흐르고 있네요
⇒ 말도 없이, 인사도 없이
같은 시어는 새롭게 다른 시어로 바꾸어
쓰셨으면 합니다. 진부합니다.
행복은 짧다고 하듯
아쉬워서 더 아름답게 기억되듯
봄은 아프던 누이와 함께 죽었습니다
4연 :
잘 가 슬픔을 남기지 않기 위해
슬픔을 감추며 떠나간 모든 것들이여
⇒ 도치법은 잘 썼다고 봅니다.
봄비에 정었던 눈은 떠보니
짙푸르게 녹음 진 청춘의 바다입니다
펄펄 끓어오르는 생의 활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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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즉석 퇴고를 한다면
시제 : 누이의 봄날
누이처럼 들뜬 가슴으로 외출하던 날
화사하게 치장한 봄은
내 마음에 씨를 뿌렸습니다
이랑마다 사랑의 싹이 솟고
봉긋 봉긋 올라서는 소망의 등은
태양처럼 세상을 비추입니다
행복은 짧다고 하듯
아쉬워서 더 아름답게 기억되듯
봄은 아프던 누이와 함께 죽었습니다
봄비에 적었던 눈은 떠보니
짙푸르게 녹음 진 청춘의 바다입니다
펄펄 끓어오르는 생의 활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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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즉석 1차 퇴고한 글이 정답이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도 퇴고할 수 있다는 예시입니다.
1연에 의인법을 쓰셨는데
각 연마다 각종 비유법을 적절히 구사하는 것도
시작(시창작)의 기법입니다.
정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