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의 자화상>
현직 경찰관들이 잇따라 범죄에 연루돼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전직 경찰이 유명 경찰간부 행세를 하면서 사기극을 벌이다 적발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5일 전직 경찰 출신으로 경찰간부 행세를 한 혐의(사기)로 박모씨(41·서울 송파구 풍납동)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1989년 순경으로 임용돼 96년 경장으로 퇴직한 전직 경찰관. 그러나 박씨는 퇴임할 때 경찰관 신분증이나 출입증 등을 반납하지 않고 그대로 갖고 다니며 경찰간부 행세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가구업체를 운영하던 박씨는 경찰대 1기 졸업생으로 경찰청 보안과와 외사과를 두루 거친 경찰간부라고 주위 사람들을 속였다.
박씨는 2년 전 고향친구인 김모씨를 통해 부유층과 친분이 두터운 유명 종교인 차모씨(57)를 알게 되면서 더욱 대담해졌다.
청와대에 근무하고 있다고 속인 그는 차씨를 볼 때마다 “홍콩 주재관 시절 검사 출신인 민주당의 H의원, 한나라당 총선 출마자 E씨와 함께 미 연방수사국(FBI)의 특수교육을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서양화 진위 여부를 가리는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던 올해 3월 말 박씨는 송파구 석촌동의 한 사찰에서 피카소의 작품을 복사한 가로 28cm, 세로 42cm짜리 위조품을 보여주면서 차씨에게 구입을 권유했다. 흥정 끝에 10억원에 판매하기로 하고 박씨는 우선 계약금 2억원을 받아 챙겼다.
그러나 차씨가 미술관 등을 통해 문의한 결과 위조품으로 판명 나 경찰에 붙잡혔고, 가짜 경찰 행세도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