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5일 중 이동시간을 빼고 순수 산행시간은 3일 반 내지 4일 정도 된다고 봅니다. 혹시 4박5일이 순수 산행시간이라면 더 긴 구간도 가능합니다. 여기서는 3일 반~4일 정도의 순수산행시간 기준으로 산행구간을 추천합니다.
님의 질문에 합당한 구간의 조건은
1. 교통편의 편리함
2. 적당한 산행시간
3. 대간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산행코스
등이라고 보고 몇가지를 선정해봅니다.
1. 지리산 주능선 구간입니다. 지리산 주능선도 백두대간의 일부인데다 해발 1500m 이상의 능선을 오르내리는 장쾌한 능선종주이므로 당연히 추천할 만 합니다. 4박5일이라면 차를 타고 성삼재로 오르셔서 여기서부터 산행을 시작해 천왕봉까지 산행을 하시면 됩니다. 도중에 샘터와 대피소가 몇군데 있으니 적절히 활용하셔도 되고 비박을 하셔도 됩니다.
장마철인데다 3명 정도 되므로 텐트를 한 동 가져가시는 것도 괜찮긴 하겠네요. 하지만, 지리산은 국립공원이므로 야영/취사가 금지되어 있어 표 안 나게 잘 하셔야 합니다. 산행을 하시다 천왕봉까지 완주가 어려우시면 적당한 곳에서 하산을 하시면 됩니다. 지리산 주변은 교통편이 원활한 편입니다.
2. 덕유산 구간인 육십령-장수덕유산-동엽령-신풍령(빼재)입니다. 이틀 반~사흘 정도면 산행이 가능합니다. 무난한 능선길입니다.
3. 속리산 구간인 갈령삼거리-형제봉-속리산 천왕봉-문장대-밤티재-늘재-청화산-조항산-대야산-불란치재-버리미기재입니다. 이 구간은 문장대-밤티재 사이, 대야산-버리미기재 사이에 암릉이 많아 상당히 힘들지만 산행경험이 많으시다니 걷기만 하는 산행보다는 짭짤한 암릉등반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문장대-밤티재 사이에서는 작은 동굴이 많아 큰 배낭을 메면 통과가 상당히 힘듭니다. 사흘 반~나흘 반 정도 걸립니다.
4. 이화령-조령산-조령-부봉-하늘재-포암산-대미산-황장산-벌재입니다. 이 구간도 조령산-조령 사이, 부봉 언저리, 하늘재-포암산, 황장산 부근에 암릉이 있습니다. 특히, 조령산-조령 사이는 전체가 암릉이라 할 정도이므로 이 구간에서는 비박을 하지말고 통과해야 합니다. 나흘 정도 걸립니다.
5. 소백산 구간인 죽령-소백산 비로봉-고치령-선달산-도래기재입니다. 이 구간은 도래기재보다는 죽령이 상대적으로 교통편이 양호한 편이므로 택시를 타고 도래기재로 올라가서 북에서 남으로 종주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사흘 반 정도 걸립니다. 무난한 능선길입니다.
6. 화방재-만항재-함백산-싸리재-매봉산-피재입니다. 고갯길의 고도도 1000m 정도가 되는 고지대로서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이 갈라지는 부근입니다. 이틀 반 정도 걸립니다.
7. 댓재-두타산-고적대-백복령입니다. 대중교통은 댓재보다는 백복령이 원활한 편입니다. 이틀 반 정도 걸립니다.
8. 삽당령-석두봉-닭목재-고루포기산-대관령-매봉-노인봉-진고개입니다. 나흘-나흘 반 정도 걸립니다.
9. 구룡령-조침령 구간은 휴식년제라고 했는데 지금은 풀렸는지 모르겠네요.
10. 설악산 구간으로, 한계령-대청봉-공룡능선-마등령-황철봉-미시령입니다. 나흘 정도 걸립니다.
11. 북설악 구간으로, 미시령-신선봉-마산-진부령입니다. 너덜지대가 많으며 이틀 정도 걸립니다.
이상입니다. 남한구간의 백두대간 중 비교적 접근이 편리하고 능선종주를 하는 맛이 있는 구간을 골라봤습니다. 백두대간에 접근/탈출하는 고갯길 중에 노선버스가 다니는 길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지나가는 차를 얻어타시거나 택시를 타고 가시는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백두대간을 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이 이 교통편 문제입니다.
산행시간은 산행팀의 능력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므로 그냥 참고로만 하세요. 시간이 모자라면 중간에 탈출하셔도 됩니다. 3명이라도 짐을 줄이기 위해서는 텐트를 빼는 것이 좋기는 한데 장마철이므로 텐트가 없으면 곤란하기도 하니 이것은 잘 판단해서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