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저 강

프레이저 강(Fraser River)

유역면적이 23만㎢로 매우 방대하며, 주변 경관도 빼어나다.

유역면적의 약 70％가 900m 이상의 고지이며, 비교적 고립된 이 지역에 인간의 발길이 닿은 것은 최근의 일이다. 주로 미개척지를 찾아나선 개척자들이나 금광 개발의 꿈에 들뜬 사람들이 이 지역의 개발에 기여했다. 그러나 인간의 발길이 닿은 후에도 강을 따라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나 주변의 전원지대는 비교적 덜 파손되었다. 특히 강 주변에 있는 협곡은 보기 드문 장관을 이룬다. 강 이름은 1808년 최초로 이 강의 전지역을 탐사하고 바다 쪽으로 나간 사이먼 프레이저의 이름을 딴 것이다.

1858년부터 시작된 캐리부 금광 붐은 바로 이 강유역에서 진행되었다. 발원지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와 앨버타 주 경계선에 있는 옐로헤드 호이며, 조지아 해협에 있는 강어귀까지의 길이는 1,368㎞이다. 산악지대에서 발원한 후 로키 산맥 해구(海溝)를 따라 북서쪽으로 완만한 비탈을 타고 흐른다. 이렇게 완만한 물줄기는 북위 54°선 근처에서 갑작스럽게 만곡을 그리면서 남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내륙 고원과 코스트 산맥을 차례로 가로지른다.

하류 쪽으로 갈수록 크고 작은 분지와 비탈이 많아지며, 코스트 산맥에서는 높이 1,524m의 협곡을 지나면서 흐름이 매우 거칠어진다. 이 협곡을 지난 뒤 강줄기는 서쪽으로 다시 방향을 바꾸어 완만한 충적평야를 지나며,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밴쿠버에 있는 유출구까지 잔잔한 흐름을 유지한다.

강 하구에서 상류 쪽으로 약 242㎞ 떨어진 지점에서 프레이저 강 최대의 지류인 톰프슨 강이 합류한다. 프레이저 강의 여러 지류들은 대부분 광대한 산간 호수에서 발원한다. 항행은 조수의 영향을 받는 강 하구에서만 주로 이루어지며, 강어귀의 뉴웨스트민스터에는 원양선들이 드나든다.

임업이 강유역의 주요산업이다.

내륙분지의 건조한 남쪽 계곡지대에는 낮은 비탈을 따라 좁은 초지대가 발달해 있지만, 나머지 대부분 지역은 침엽수림으로 덮여 있다. 1940년 이전까지는 강유역을 가로지르는 3개의 철도를 중심으로 소규모 제재업이 행해져 벌목도 소규모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1950년대 이후로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철도의 전신인 퍼시픽그레이트이스턴 철도의 북쪽 연장선이 개설되었고, 고속도로망이 발달한 데 힘입어 보다 폭넓은 지역의 임야를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

더욱이 작은 제재업 회사들이 통합되고 펄프 제조기가 도입되어 작은 나무와 나뭇조각까지 가공할 수 있게 되자 산림자원의 효율적 이용이 본격화되었다. 이 지역에서 생산된 산림자원은 서쪽의 밴쿠버까지 운송되어 해외로 수출되거나, 철도를 이용해 동쪽으로 운송되어 캐나다 중부지역과 미국 중서부지방의 시장에까지 닿고 있다.

프레이저 강은 워낙 물살이 거칠기 때문에 임업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제재소까지 운반되는 통나무들도 이 강을 통해서 운반되지는 않는다. 강유역의 농업발달 수준은 미약한 편이다. 다만 프레이저 강 서쪽에 있는 칠코틴 고원의 평평한 고지대 초원과 톰프슨 강 남쪽의 니콜라 계곡 등 일부 초원지대를 중심으로 방목이 이루어지는 정도이다. 방목이 처음 시작되었던 때는 1860년대로 당시 금광 개발업자들의 식량조달을 목적으로 방목이 시작되었다. 금광 개발이 쇠퇴한 이후에는 밴쿠버의 방대한 육우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계속 방목이 행해져왔다.

이 강은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주요연어산지이며, 이 강의 지류들과 호수들은 여러 종류의 연어들이 산란하는 곳이다. 이곳의 연어들은 늦여름에 강을 거슬러 올라가 산란하며, 이듬해에 다시 강 하구 쪽으로 내려와 2~3년 동안 바다에서 지낸다. 연어의 이동성 때문에 연어잡이는 주로 강 하구에서 떨어진 앞바다에서 이루어지는데, 인디언들은 독점적으로 강유역에서 연어잡이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받고 있다.

이 강에서 수력발전 개발사업이 시행된다면 연어의 이동로를 차단할 우려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