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네프

카메네프(Lev Borisovich Kamenev)

1917년 러시아의 10월혁명 이후 10여 년 동안 소련 공산당과 정부에서 주요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요시프 스탈린의 정적이었던 카메네프는 대숙청기간중에 처형되었다.

카메네프는 1870년대의 러시아 혁명운동에 가담했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1901년 직업혁명가가 되어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에 입당했으며, 1903년 당내의 볼셰비키파에 가담했다. 1908년에는 서유럽으로 이주했으며, 그곳에서 볼셰비키의 지도자인 레닌과 긴밀히 협력했다. 1914년 레닌의 지시를 받아 러시아로 되돌아온 카메네프는 러시아의 제1차 세계대전 참전을 반대하기 위해 두마(러시아 의회)에 볼셰비키 대표단을 파견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으로 체포되어 1914년 11월 시베리아로 추방되었다가 1917년 2월혁명 후 페트로그라드(지금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왔다.

페트로그라드에서 그는 스탈린과 함께 볼셰비키 조직의 지도력을 장악했으며, 임시정부에 대해 조건적 지지를 보냈다. 비록 그의 정책은 1917년 4월 레닌이 러시아로 돌아오자마자 폐기되었지만, 그는 혁명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견지했고, 권력을 장악하기로 한 불셰비키의 결정에 대해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인 그리고리 지노비예프와 함께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1917년 10월 카메네프는 볼셰비키 최초의 정치국 국원으로 선출되었으며, 혁명 후에는 전소비에트 러시아 회의의 중앙집행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역임했다. 또한 1919년에는 개편된 정치국 국원과 모스크바 소비에트의 의장으로 선출되었다.

1922년 레닌의 병세가 악화되자 카메네프는 스탈린·지노비예프와 연합하여 삼두체제를 형성하고 육군인민위원인 레프 트로츠키를 정치적으로 공격함으로써 권력투쟁에서 그를 제거시켰다. 그러나 1925년 스탈린은 공격의 화살을 카메네프와 지노비예프에게로 돌리기 시작했다. 스탈린은 정치국에서 카메네프의 지위를 격하시키는 한편, 정부 내에서 차지하고 있던 카메네프의 직위를 박탈했다. 그러나 정부 밖에서 차지하고 있던 그의 다른 직위는 계속해서 인정했다. 1926년 카메네프가 지노비예프·트로츠키와 협력하여 반스탈린 연합을 형성하자 스탈린은 그를 정치국(1926. 10)과 공산당 중앙위원회(1927. 11)에서 완전히 축출했다. 이로써 카메네프는 공산당에서 3번 축출되었다.

1934년 12월 1일 공산당 지도자 세르게이 키로프가 암살되었을 때 카메네프는 지노비예프와 함께 암살사건에 간접적으로 연루되어 있다는 혐의를 받아 비밀재판에 회부되어 유죄판결을 받았다. 1936년 8월 카메네프와 지노비예프는 대숙청기간중 최초로 열린 공개재판에 다시 회부되었다. 카메네프는 스탈린과 다른 소련 지도자들에 대한 암살음모죄로 기소되어 자신의 범죄를 자백한 후 총살당했다. 그러나 1988년 소련 대법원은 카메네프와 지노비예프에게 무죄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