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철학

종교철학

다른 표기 언어 philosophy of religion , 宗敎哲學

요약 종교의 본질과 의미를 철학적 방법으로 규명하는 학문.
(독). Religionsphilosophie. (프). philosophie de la religion.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

역사와 사회에 나타난 다양한 종교현상을 실증과학의 입장에서 연구하는 종교학이나, 특정 종교 내에서 그 종교의 교리를 검토하는 신학·교의학과는 다르다.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철학은 일반적으로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현상세계를, 경험을 넘어선 형이상학적 이념에서 설명하려고 시도했다.

종교가 인간의 감각적·오성적인 경험을 넘어서 피안이나 신에 대한 통로를 여는 것이라면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한 고대철학에서는 철학 그 자체가 일종의 종교철학이었다고 할 수 있다. 또 그리스도교의 신학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 아우구스티누스, 토마스 아퀴나스 등의 중세 교부철학이나 스콜라 철학은 글자 그대로 종교철학을 중핵으로 삼았다. 그러나 근세에 이르러 인간의 이성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합리주의 철학이 등장하자, 철학에서 종교가 박탈되는 경향이 강화되어 종교철학은 새로이 그 존립을 묻게 되었다.

따라서 엄밀한 의미에서 종교철학이 철학의 한 분야로 확립된 것은 이마누엘 칸트와 그 이후의 독일 관념론에서였다. 칸트는 종교를 이성에 바탕한 것이 아니라 도덕과 관련된 것으로 이해하여 선의지의 실천 이성에 종교의 근거를 두었다. 프리드리히 헤겔은 논리학이나 자연철학과 구별되는 정신철학의 최고 부문에 종교철학을 자리매김하면서, 절대 정신의 세계 지배적 전개를 서술하는 철학의 전체계는 절대종교로서 완성된다는 범신론적 종교철학을 말했다.

철학의 입장에서 종교 일반의 진리를 규정하는 윌리엄 제임스나 카를 야스퍼스의 종교철학이 있는 반면 그리스도교의 계시신앙을 인정하면서 이에 어울리는 철학적 사고를 전개하는 종교철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이에 관심을 가진 종교철학자로서는 인간의 절대 의존의 감정에서 종교의 본질을 찾았던 프리드리히 슐라이어마허, 인간의 근원적인 불안과 절망을 파헤쳐 역설의 신에게 구원을 찾는 쇠렌 키에르케고르, 역사의 상대성을 신의 절대성으로 극복하는 에른스트 트뢸치, 과학의 진전을 종말론과 결부시켜 이해하는 테야르 드 샤르댕, 전체 문화의 근저에 흐르는 궁극적인 관심을 통해 존재의 근거로 돌아가려는 틸리히 등을 들 수 있다. 유대인인 마르틴 부버의 대화원리에 입각한 종교철학도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종교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