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제정양식

제2제정양식

다른 표기 언어 Second Empire style

요약 19세기 후반기에 국제적으로 성행한 건축양식.
나폴레옹 3세 양식, 제2제정 바로크 양식, 보자르 양식이라고도 함.

공공건물의 위엄을 높이기 위해 이탈리아 르네상스, 루이 14세, 나폴레옹 1세 등의 시기에 유행했던 여러 건축형태를 따와 19세기 중엽에 발달하기 시작했다.

1850년대 루이 튈리위스 조아생 비스콩티와 엑토르 르퓌엘이 파리 루브르 궁전 증축안을 설계하면서 훌륭한 구도를 갖춘 장식적인 양식으로 그 성격이 굳어졌다. 이 중요한 건물로 영향력을 지니게 된 고전적 양식은 각국의 많은 도시 및 정부 확장 작업으로 인해 새로 짓게 될 공공건물의 '공식적인' 양식으로 자리잡았다. 매우 다양한 변형이 있기는 하지만 이 양식의 일반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이 정의해볼 수 있다.

① 건물은 규모가 크고, 가능하면 독립적인 구조로 지어진다. ② 평면은 정4각형이거나 정4각형에 가까우며, 방은 축을 이루도록 배열되어 있다. ③ 외부에는 고전적인 상세부가 매우 풍부히 사용되었다. ④ 보통 높고, 때로는 볼록하거나 오목한 맨사드 지붕(사방으로 꺾인 이중경사지붕으로 아래쪽이 위쪽보다 경사가 더 급함)이 건물 외관의 파격을 이룬다.

⑤ 중앙부와 양끝 부분에 별동이 앞쪽으로 튀어나와 있으며 이곳에 더 높은 맨사드 지붕을 얹는다. ⑥ 일반적으로 활 모양 기초부분을 갖춘 기둥들 위에 또다른 기둥열을 포갠 형식이거나 기둥 위에 또다른 기둥을 올려 몇 층 높이로 만든 형식이다.

이 양식으로 지은 건물은 많다. 에서는 환상(環狀) 도로가 발달하던 1858년 이후에 지어진 많은 건물에 이 양식이 사용되었다(링슈트라세). 반 데어 뉠과 에두아르트 아우구스트 지카르트 폰 지카르드스부르크가 설계한 오페라 하우스(1861~69)와 같은 예를 들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1870년 통일 이후 지어진 많은 공공건물이 제2제정양식을 따른 것인데, 가에타노 코크가 설계한 로마의 이탈리아 은행(1885~92) 등이 있다. 독일에서 이 양식은 의회의사당(1884~94, 파울 볼로트 설계)을 비롯, 이 시기에 지어진 대부분의 아파트와 공공건물의 특징을 이룬다. 미국에서는 파리의 에콜 데 보자르 전통을 따르는 리처드 모리스 헌트 등의 미국 건축가가 설계한 많은 저택과 군청사뿐 아니라 보스턴의 구(舊)시청사(1862~65, G. F. J. 브라이언트와 아서 D. 길먼 설계), 워싱턴의 국무부 겸 육·해군부 청사(1871~75, 길먼의 자문으로 앨프레드 B. 멀릿 설계) 등 대표적인 건물들이 지어졌다.

영국에서는 호텔, 철도 역사, 창고 등의 건물이 이 양식으로 지어졌고 R. 노먼 쇼가 런던에 설계한 피카딜리 호텔(1905~08) 등에도 계속 사용되었다. 제2제정양식의 가장 중요한 변형은 나폴레옹 3세 양식인데, 1853~70년 조르주 외젠 오스만 남작이 지도한 광범위한 파리 재건계획 때 지어진 건물에 많이 쓰였다.

이 건물들의 크기로 볼 때, 개인적인 규모보다는 도시적인 규모를 중심으로 설계한 것 같다. 그리하여 앞에서 언급했던 루브르 궁전 증축부분과 훌륭한 파리 오페라 하우스(1861~74, 샤를 가르니에 설계), 많은 철도 역사들, 상사재판소, 그리고 여러 공공건물을 매우 큰 독립건물로 지어 풍부한 장식을 덧붙였다. 또한 파리 곳곳을 교차하는 거리마다 늘어서서, 1층은 상가로 쓰이는 아파트 정면이 대개 이 양식으로 되어 있다.

공공건물의 정면은 공통적으로 매우 높고 맨사드 지붕이 덮여 있으나 별관은 아주 중요한 건물에만 있다. 외관은 선이 분명하며 다양성이 억제되어 있고 장식적인 세부가 풍부해서 다른 곳의 제2제정양식과 구분된다. 특히 파리 중심가를 통틀어 도시적인 큰 규모로 통일성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