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정원

다른 표기 언어 garden , 庭園

요약 미관이나 위락 또는 실용을 목적으로, 주로 주거 주위에 수목을 심거나 또는 특별히 조경이 된 공간.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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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원가꾸기
  2. 한국의 정원

풍토와 예술관의 차이에 따라 규칙적 또는 기하학적으로 배열된 구축적인 정원과 풍경을 인공적으로 재현한 자연풍경식 정원으로 분리된다.

중근동이나 유럽의 정원은 전자의 형식이 전통적인데, 근세 유럽의 정원은 고대 로마의 정원에 바탕을 둔 구축적 정원이 르네상스 시기에 이탈리아에서 고도의 발전을 보였다. 일직선의 생나무 담장, 가로수, 조각, 분수, 정자 등이 딸린 이 정원들은 유럽 정원의 모범이 되었다. 바로크·로코코 시대에는 이것이 성곽건축과 대응을 이루면서 정점에 달해 베르사유 궁전에 정원이 생겨나게 되었다.

한편 자연풍경식 정원은 18세기말 영국을 중심으로 생겨났기 때문에 영국정원이라고도 하는데, 낭만주의와 결부되어 유럽 각지에서 발달했다.

그런가 하면 한국·중국·일본 등에서는 독자적인 자연관·종교관에서 이상적 풍경을 지향한 구축적 정원과 풍경식 정원이 조성되었다.

정원
정원

정원가꾸기

초본·과수·화훼 또는 채소 등과 같은 식물을 기르기 위해 사용되는 정원을 설계·관리하는 일로 주변과 조화를 이루도록 식물을 배열하는 측면에서 볼 때는 예술로 간주할 수 있으며, 식물을 기르는 원리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일종의 과학이라고 할 수 있다.

집 주변에 있는 정원에 식물을 식재하고 돌보는 일은 아름다움·휴식 등을 창조하고, 먹을 수 있는 것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이 일에 몰두함으로써 긴장을 완화시키고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도 있다.

정원에 심는 많은 식물들은 본래 자신들이 자라던 자연환경과 조건이 크게 다른 곳에서 재배되며 여러 세대를 거쳐 선발 육종되어왔다. 그러므로 정원가꾸기에서는 자생하는 잡초로부터 원예식물을 보호해야 하며 과학적인 지식과 주어진 국소환경에서 얻은 실제적인 경험을 토대로 돌보아야 한다. 가정에 만드는 작은 규모의 정원은 19세기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

개인이 소장한 식물과 꽃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전문화되었으며 외래식물을 도입하고 서로 경쟁적으로 전시하기 시작했다. 개인 정원은 점차 더 작아지고 형식적인 틀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개인 정원들은 집 주변에 비교적 넓은 면적으로 만들기도 하고 창틀에 다는 창곁 화단(window box)이나 화분과 같이 아주 작게 만들기도 했다. 노동력을 절감하는 여러 도구가 발명되고, 식물생리학과 병충해방제 분야에 관한 새로운 지식 등이 밝혀짐에 따라 원예(園藝)는 하나의 전문분야 및 휴식과 취미생활로 발전했다.

정원 설계는 종종 담, 벽, 울타리, 작은 길, 의자, 그리고 작은 연못 또는 조각물 같은 몇 가지 초점이 되는 것들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정원에서 거의 영구적이고 기본적인 요소는 잔디·관목·교목·덩굴식물 등이다. 잔디밭은 대개 짧게 깎은 풀로 이루어져 있다. 비초지성 잔디밭은 낮은 높이로 자라는 몇몇 종류의 기는 식물을 심기도 한다. 약 6m까지 자라는 관목과 덤불은 손이 거의 가지 않아야 하고 꽃이 피어 있는 기간을 늘리기 위해 여러 가지 종류를 다양하게 심어야 한다. 덩굴식물들은 건물과 담장의 선을 부드럽게 해주거나 정자에 그늘을 제공하며 지붕의 경사면이나 테라스를 뒤덮기도 한다.

교목은 크기나 모양 또는 색깔이 매우 다양해서 어떠한 형태의 정원에도 어울린다. 정원을 일시적으로 꾸밀 수 있는 것은 1년생초·2년생초·다년생초 등의 초본성 식물과 생육이 적합하지 않은 계절에도 살아 매년 새로운 줄기가 자라는 비늘줄기성 식물이다.

정원의 종류는 이러한 요소들을 어떻게 배열하고 어떠한 종류의 식물들이 어떤 장소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잘 만들어진 화훼정원의 경우는 색깔과 모양이 대비를 이루면서도 서로 잘 조화를 이루도록 배치되어 있다. 먼저 교목과 관목을 배치한 다음 그 주위에 초본성 식물과 비늘줄기성 식물들을 배열한다. 설계시 봄과 여름 동안 계속해서 꽃이 필 수 있도록 공간을 배치해야 한다. 삼림원(森林園)은 흔한 형태의 정원은 아니다.

삼림원 내의 교목들은 간벌을 하여 정리를 하기는 하지만 일정한 형식없이 무리지어 남겨 놓는다. 산책로에는 굴곡이 있고 식물들이 자연적으로 자라도록 한다.

암석정원(rock garden)은 바위 사이에서 식물들이 자연스럽게 자라는 것처럼 보이도록 한다.

주로 사암이나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바위는 음지식물과 양지식물 모두를 위해 광선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배치한다. 수경원(water garden)은 일정한 모양을 갖춘 작은 못이나 샘이 있기도 하고, 수련이 자라고 있는 일정한 모양이 없는 못이나 습지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습원 토양으로 둘러싸인 식생 등으로 이루어져 있기도 하다.

채소 및 초본원(vegetable and herb garden)은 햇빛이 잘 들어야 하며, 3년을 주기로 채소의 종류를 교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지붕 끝에 만드는 옥상정원(rooftop garden), 창문에 매어다는 창곁화단과 그밖의 실내 원예식물들이 도시지역에서 점차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러한 경우 식물의 종류를 올바로 선택해야 잘 키울 수 있다.

교목과 관목은 원하는 모양과 크기로 만들기 위해 때때로 가지치기를 해야 한다.

관목의 경우 가지치기를 하고 나면 더욱 많은 꽃을 피울 수 있고 과수는 더욱 크고 좋은 열매를 얻을 수 있다. 식물은 씨를 뿌리거나 삽수를 채취하여 번식시키는데 채소류와 1년생 초본들은 대개 봄에 씨를 뿌리고, 교목과 관목은 줄기나 눈을 이용하여 번식시킨다. 일반적으로 세계의 온대지역에 있는 정원들이 열대지역의 정원들보다 더욱 다양하고 성공적으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열대의 정원에서 관리할 수 있는 초본의 수는 적으며, 이러한 정원의 두드러진 특징은 꽃이 피는 교목과 관목, 그리고 덩굴성 식물이다.

추운 지역에서는 겨울 동안 휴지기를 갖는데 이 휴지기는 많은 식물과 나무들이 매년 무성하게 자라날 수 있게 해준다.

한국의 정원

한국의 정원은 중국의 영향을 받아 삼국시대부터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중국에서 성행하던 신선설(神仙說)에 입각한 정원양식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부여에 남아 있는 궁남지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 경관이 우수한 자연을 그대로 이용해 연못과 돌, 꽃과 나무로 소박하게 꾸몄다.

부여 궁남지
부여 궁남지

고려시대로 접어들면서 한국의 조원 수법은 점차적으로 건축물이 많이 곁들여지는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것이 되었는데, 이는 대비를 중요시하는 중국 송나라의 기법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여겨진다. 고려 후기부터는 사대부 집안에서도 정원을 꾸며 진귀한 꽃나무나 과일나무를 심었으며 낮은 화단을 쌓아 여러 가지 화초를 가꾸며 즐기는 풍조가 생겼다. 조선시대는 한국의 정원양식이 크게 발달한 시기로, 삼국시대의 중국식 정원이 한국적인 정원으로 고유한 특색을 갖추게 되었다. 특히 조선 중기 이후부터는 음양오행설에 기초한 풍수설이 크게 성행함에 따라 지형적인 제약을 받아 안채의 뒤 후원이 주가 되는 독특한 양식으로 발달했다. 이러한 후원양식은 건물 뒤에 위치한 언덕의 사면을 계단 모양으로 다듬어 평지를 만들고 키 작은 꽃나무와 괴석 등을 조화시킨 정원으로, 창덕궁 낙선재의 후원과 경복궁 교태전의 후원인 아미산 등이 대표적이다. 또다른 조선의 정원수법으로는 자연 그대로의 바위나 시냇물, 지형 조건과 서로 어울려 깊은 숲속에 자리잡은 정원양식을 들 수 있는데, 창덕궁 후원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밖에도 조선시대에는 전국 각지의 명승지에 수많은 누각이나 정자를 세웠다. 평양 대동강변의 부벽루, 서울 자하문 밖의 세검정, 진주의 촉석루, 남원의 광한루, 수원의 방화수류정 등 수없이 많은데, 오늘날 숲이 우거지거나 경관이 좋은 곳을 자연공원으로 지정해 이용하는 것과 거의 같은 수법의 조경이라고 할 수 있다.→ 조원과 원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