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법

이집트 법의 역사는 다른 어떤 문명의 역사보다도 장구하다.

로마의 정복 이후에도 이집트 법의 요소들은 대도시의 외곽에서 존속되었다.

보코리스(BC 722?~715?)를 비롯한 몇몇 파라오가 입법자로 알려져 있지만, 이집트의 어떠한 공식적인 법전도 보존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BC 7세기에 민중문자(문어의 통속적 형태)가 사용되면서부터 많은 법률거래에 있어서 전통적인 구두합의 형식 대신 성문의 날인증서나 계약서를 요구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현존하는 문서들이 고대 이집트 법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연구되어왔다.

분쟁해결의 궁극적인 권한은 파라오에게 있었으며 그의 명령은 절대적이었다. 법치행정의 복잡성 때문에 파라오는 지방장관과 여타 관리들에게 권한을 위임했다. 파라오 다음으로 강력한 권한을 가진 총리는 정부의 모든 행정부처를 지휘했으며, 재판정에서 판결을 내리고 자신의 법적 의무의 일환으로 하급법관을 임명했다(와지르). 소송절차에 있어서는 원고가 소송을 제기하도록 요구되었고, 법률상의 논점이 분쟁에 관련되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 재판소는 피고로 하여금 법정에 출두하도록 명령했다.

법원에 고용된 서기가 절차 정보를 제공했으며, 양 당사자는 법정변호사없이 스스로 변호하고 모든 적절한 문서증거를 제출했다. 증인을 소환하기도 했으나, 통상 법관은 각 당사자가 제출한 문서와 증거에 기초하여 판결했다. 판결문에는 성문의 재판기록을 보존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아마도 이것이 이러한 문서가 많이 현존하고 있는 주된 이유일 것이다.

이집트 역사상 남성장자상속(masculine primogeniture)이 지배적인 시기도 있었지만, 재산이 남녀를 불문하고 자녀들에게 공평하게 배분되었다는 기록이 있다(재산법). 남성장자상속제도하에서도 다른 자녀들과 생존 배우자는 통상 재산의 일정 부분을 받았다.

일반적인 상속법은 특별히 등록된 문서에 의해 그 집행이 방해받을 수 있었다. 예컨대 부모 일방이 딸을 편애하여 가산에 대한 딸의 우선권을 보증할 수 있었다. 고대 이집트 법은 가족과 상속권에 대한 법적 결정에 있어서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도 완전한 권리를 부여받았다는 점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여성은 아버지나 남편의 수권(授權) 없이도 재산을 소유·유증하며 소송을 제기하고 소송절차에서 증언할 수 있었다. 노동자 계급 역시 일정한 법률상의 권리를 가지고 있었으며, 노예도 일정한 조건하에서는 재산을 소유하는 것이 허용되었다.

재산권의 이전과 계약상의 합의는 마치 양자가 동일한 법률상의 거래형태인 것처럼 처리되었다. 예컨대 노예의 임대는 매매계약으로 간주되었다. 노동자는 종종 다양한 일용품과 교환하는 형식으로 노동력을 제공했다. 개인 당사자는 법률상의 하자뿐만 아니라 재산이나 역무에 있어서의 하자 가능성에 관련된 거래에서 제한규정과 보장규정을 확정할 수 있었다.

형사법은 재판체제에 있어서의 계층구조를 가져왔고 책임의 엄격성을 강조했다.

대부분의 극악한 범죄는 파라오만이 판결할 수 있었고, 때로는 총리가 조사를 지휘하고 최종결정을 파라오에게 맡기는 식으로 판결되기도 했다. 어떤 경우에는 파라오가 판결을 행할 전권을 지닌 특별위원회를 임명했다. 중죄에 대한 처벌로 징역과 사형이 있었으며, 경범죄자의 처벌로는 종종 수족절단과 태형(苔刑)이 있었다.

이집트 법은 형사범죄자의 처벌에 있어서 가혹하고 근대적 관점에서는 그것을 야만스럽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 인권의 보장에 있어서는 특기할 만한 일면이 있었다.

예컨대 보코리스 왕은 개인적 권리를 증진시키고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구금을 금지했으며 재산권의 이전에 관계되는 법률을 개혁했다. 그의 법률혁신은 이집트 법의 광범위한 영향력을 보여준 일례였으며, 그리스의 입법자 솔론(BC 6세기)은 이집트를 방문하여 그 법률체계를 자신의 구상에 맞게 변형하여 아테네의 법체계에 적용했다.

이집트 법은 헬레니즘 시대의 그리스 법에 계속 영향을 주었으며, 로마 제국법에 끼친 영향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