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

운하

다른 표기 언어 canal , 運河

요약 주로 배의 운항을 위해 만든 인공 수로. 운하는 천연 수역 또는 다른 운하와 연결되어 내륙수로망을 형성하며, 고대 중동에서는 항해보다는 주로 식수와 관개용수를 구하기 위해 운하를 건설했다. 16세기 초 광범위한 운하망이 유럽에 건설되었다. 운하의 전성기는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부터 19세기 중반 철도가 우위를 차지하기 시작할 때까지의 기간이었다. 한국의 대표적인 운하는 2012년 개통된 경인 아라뱃길이지만, 물류 운송이라는 본래 목적은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개요

주로 배의 운항을 위해 만든 인공 수로. 때로 농작물 관개, 용수 공급, 배수 등에도 사용된다. 운하는 대체로 천연적인 수역(水域) 또는 다른 운하와 연결되어 내륙 수로망을 형성한다. 1373년 개발된 갑문은 운하의 기능을 극대화하는 주요 시설로, 지형적 장애를 극복하는 기술이다. 현대에 들어 육로가 발달하면서 운하는 점차 전성기를 잃었다.

운하
운하
운하와 갑문이 작동하는 방법
운하와 갑문이 작동하는 방법

역사

초기의 운하

고대 중동에서는 항해보다는 주로 식수와 관개 용수를 구하기 위해 운하를 건설했다. BC 7세기 아시리아의 왕 센나케리브는 니네베(Nineveh)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너비 80km에 이르는 석조(石造) 운하를 만들었다.

BC 510년경 고대 페르시아의 왕 다리우스 1세는 나일 강과 홍해를 연결하는, 현대 수에즈 운하의 전신격인 운하를 건설하려고 시도했다. 페니키아·수메리아·바빌로니아 등은 모두 내륙 수로망이 있었던 지대로서, 그중 가장 대규모 운하계획으로 건설된 것은 현재 이라크에 속해 있는 사마라와 알무트 사이를 잇는 총연장 320km의 항해용 운하였다.

고대 중국과 고대 로마의 운하

BC 3세기에 중국은 주요강 주위의 내륙지역들을 연결하는 운하들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운하(大運河)는 총길이가 1,600km를 넘는 세계에서 가장 긴 인공수로이다. 그 첫 구간은 610년에 개통되었으며, 그뒤의 왕조들이 이를 연장해 양쯔 강[楊子江]에서 북경까지 이르게 되었다.

로마인들은 북유럽과 영국 전역에 걸쳐 광범위한 운하망을 건설하여 주로 군사 수송에 사용했으나, 일부는 영국 동남부에 건설된 운하들처럼 배수(排水)를 위해 고안되기도 했다. 로마가 멸망하자 한동안 유럽의 수로 개발은 쇠퇴했다. 그러나 12세기에 상업이 확장되면서 다시 수로가 사용되자 중세 유럽 수송의 약 85%가 내륙 수로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 시기의 운하는 아직까지 아드리아 해의 석호(潟湖)에 있는 늪지섬에 세워진 베네치아의 주요수송망을 이루고 있다.

갑문의 개발

1373년경 네덜란드인들은 운하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혁신적인 장치인 갑문을 개발했다. 갑문을 완전히 닫고 갑실의 물을 빼거나, 채우면 그 안에 있는 배는 수면의 높이가 변함에 따라 올라가거나 내려간다. 그래서 배는 수면 높이가 서로 다른 두 수역 사이를 통과할 수 있게 된다. 이전에는 높이나 기울기가 서로 달라 운하건설이 어려웠거나 불가능했던 지형에도 갑문을 설치하여 운하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운하의 전성기

16세기초에 광범위한 운하망이 유럽에 건설되었다. 영국에서는 18세기말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운하를 건설했다. 이렇게 당시 급속하게 만들어진 수로망은 각 나라의 초기 산업을 크게 촉진시켰다. 운하의 전성기는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부터 19세기 중반 철도가 우위를 차지하기 시작할 때까지의 기간이었다.

이 시기 동안 운하건설사업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진 곳은 미국이며, 이로써 발길이 닿기 어려운 광대한 내륙을 연결했다. 19세기초 미국에는 약 160km 길이의 운하가 가장 큰 것이었으나 19세기말에는 6,400km 이상의 운하가 건설되었다. 중요한 수로 중 몇 개는 오대호를 연결하고, 그외에 일리노이미시간 운하(일리노이 수로의 한 부분)는 오대호와 미시시피 강을 연결하고 있다.

내륙 수로

철도와 자동차의 등장으로 운하의 전성기는 끝났으나 내륙의 수로 수송은 여전히 중요하게 남아 있었다. 여러 나라에 걸친 강과 운하로 이루어지는 조직망을 유럽인들은 상업적 목적으로 중요하게 이용해 왔다. 러시아도 그중의 큰 수혜국이었다. 내륙 수로는 광대한 내륙 지역을 개발할 수 있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북해, 발트 해, 흑해, 카스피 해, 아조브 해 등과 운하·강으로 연결된 모스크바를 주요내륙항이 되도록 했다. 19, 20세기에 수많은 내륙 수로공사가 완공되자 대양을 횡단하는 해운업이 성행했다.

수에즈 운하와 파나마 운하의 개통

독일 서북부의 모래톱 지형을 파서 만든 킬 운하는 북해와 발트 해 사이의 여행 거리를 수백km나 줄였다. 약 2,300년 전에 다리우스 1세가 수에즈에 쏟은 노력은 마침내 1869년 수에즈 운하의 개통으로 결실을 맺었다. 82km나 되는 서반구의 파나마 운하는 파나마 지협(地峽)을 관통하여 1914년 완성되었는데, 이로써 배들은 남아메리카를 돌아가지 않고도 태평양과 대서양 사이를 지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세인트로렌스 해로는 여러 개의 운하와 갑문장치를 이용하여 1957년 개통되었는데, 이의 완성으로 북태평양과 오대호 사이가 연결되었으며 토론토와 시카고 같은 도시가 항도가 되었다.

갑문과 운하

갑문은 운하건설의 가장 기본적인 문제(변동이 심한 지형에 건설되는 운하가 물을 저장할 수 있는 경사도를 유지하는 것)를 해결했다. 기술자들은 사접식(斜接式) 수문과 측면저수지를 도입함으로써 갑문의 작동 능력을 더욱 향상시켰다. 사접식 수문은 상류를 향해 비스듬한 각도를 이루며 닫히는 2개의 문으로 되어 있다. 이는 보통의 수문보다 훨씬 더 큰 수압을 견딜 수 있어 보다 큰 배들도 이용할 수 있는 깊고 긴 갑문을 만드는 데 이용된다.

물이 풍부한 지대에서는 갑문을 가동하면서 사용한 물을 다시 이용하는 과정이 필요없는 갑문을 건설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운하는 적절한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 물을 다시 저장해야 한다. 이런 경우 측면저수지가 사용되는데, 갑문의 수위를 낮추고자 할 때에는 펌프로 퍼올려 저수지에 저장하고 수위를 높일 때에는 되돌려 넣는다.

현대의 수로공학

현대의 수로공학에서는 갑문, 어둠, 기타 자연의 위험 요소 등으로 항해가 지체되는 것을 줄여 큰 배들이 빨리 항해할 수 있는 큰 수로들을 짓는 추세이다. 이런 개선책의 하나가 자연적인 장애물이 적은 지대를 운하 부지로 선정하는 것이다. 킬 운하는 거의 수평인 지형에 건설함으로써 굴착작업을 최소로 줄이고 양쪽 끝에만 갑문을 설치했다.

수에즈 운하는 원래 있던 호수와 늪을 이용함으로써 갑문을 설치하지 않고 건설할 수 있었다. 자연적인 지형 때문에 갑문이 불가피한 곳에서는 갑문의 효율성을 높이거나 갑문을 최소로 이용하도록 하는 노력이 행해졌다. 예를 들면 웰랜드 운하에 있는 갑문은 양쪽으로 나란히 설치되어 있어서 배들이 강을 따라 위 아래로 동시에 운항할 수 있다. 파나마 운하에서는 갑문의 수요를 줄이기 위해 대륙의 경계를 따라 깊은 수협을 팠으며, 항해 가능한 긴 호수를 만들기 위해 강에 댐을 쌓아 갑문의 수요를 줄였다.

경사면과 수직승강기

갑문의 도움을 받더라도 때때로 너무 가파르고 험하여 항해가 어려운 지형에 운하를 건설하는 경우 항해가 불가능한데, 하나의 해결 방법은 경사면을 따라 배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1968년 브뤼셀에 세워진 이와 같은 구조물 중의 하나는 1km에 57m 거슬러 올라가는 경사지로 1,350t의 바지(barge)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또 하나의 방법이 수직승강이다. 이는 매우 짧은 거리에서 수위 변화가 일어날 때 필요하다. 고압 수력승강기로 작동되는 잠수형 부교 승강기(또는 기어식 평형추 승강기)는 여러 개의 갑문 대신 사용할 수 있다. 1962년 서독의 헨리켄브르크에 완공된 한 승강기는 1,000t의 배를 18m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한국의 운하

포항운하 전경
포항운하 전경

한국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로, 서해안과 남해안 쪽으로 폭이 넓은 강이 여럿 있었기 때문에 물길을 이용한 물자 운송이 가능했고, 굳이 운하의 필요성이 제기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서도 역사적으로 반복해서 건설이 시도되었던 곳이 경인 운하이다. 서울 개화동 인근의 한강 하류와 인천광역시 서구 검암동의 서해를 연결하는 경인 운하는 이미 1213년 고려 고종 때 최이가 당시 굴포 운하를 착공한 이래 조선 중종 때인 1500년대 초에도 김안로에 의해 시도된 바가 있었다.

이후 1987년 노태우 대통령 후보가 경인 운하 건설을 선거 공약으로 제시했고, 1992년에는 굴포천 일대 치수사업의 일환으로 방수로 공사에 착수했다. 1995년 김영삼 정부에서 경인운하를 민자유치대상사업으로 지정하면서 경인운하가 착공되었으나 경제성 검토를 거쳐 2004년 중단되었다. 이후 2009년 이명박 정부에 의해 재추진되면서 이름이 '경인 아라뱃길'로 변경되었고, 2012년 5월 25일 길이 18km, 폭 80m의 운하가 공식 개통되어 운항을 시작했다. 이후 물동량이 적어 물류 운송이라는 본래 건설 목표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총연장 완공 연도 사용목적
km mile (재시공연도) 각주1)
아메리카
미국        
뉴욕 주 바지 운하 각주2) 837 520 1903~18 항해용
대서양안내륙대수로 각주3) 3,057 1,900 각주4) 항해용
레이크워싱턴 운하 13 8 1916 항해용
멕시코 만 연안내륙대수로 각주5) 1,770 1,100 각주6) 항해용
새크라멘토 운하 각주7) 69 43 1963 항해용
시카고 운하 각주8) 48 30 1900 항해용
앨버말-체서피크 운하 각주9) 16 10 1855~59 항해용
윌리돈데로 운하 각주10) , 각주11) 16 10 1954~59 항해용
일리노이 운하 각주12) 526 327 1933 항해용
체서피크-델라웨어 운하 각주13) 22 14 1829(1919) 항해용
캘러멧새그 운하 각주14) 26 16 1922 항해용
케이프코드 운하 각주15) 13 8 1909~14 항해용
테네시-톰비그비 운하 376 234 1971~84 항해용
캐나다        
라슐리외 운하 69 43 1833~44 항해용
러신 운하 14 8.7 1821~25 항해용
리도 운하 200 125 1826~32 항해용
보아르누아 운하 각주16) 19 12 1929~32 항해용
생랑베르 운하 각주17) 4.8 3 1954~59 항해용
생트안 운하 3.2 2 1840~43(1879~86) 항해용
세인트로렌스 해로 293 182 각주18) 1954~59 항해용
수세인트마리 운하 2.2 1.4 1887~95 항해용
웰랜드 운하 각주19) 44 27.6 1913~32 항해용
코트생트카트린 운하 각주20) 12 7.5 1954~59 항해용
트렌트 운하 386 240 1833~1920 항해용
파나마        
파나마 운하 82 51 1880~1914
(1935, 1955, 1970, 1974)
항해용
아시아
방글라데시        
갠지스-코바다크 운하 3,054 1,898 각주21) 다목적용
티스타 운하 2,262 1,405 각주22) 다목적용
아제르바이산        
사무르-압셰론 운하 182 113 1939~40(1951~55) 다목적용
우즈베키스탄        
볼쇼이페르가나 운하 345 214 1939~40 다목적용
이라크        
와디 타르타르 운하 65 40 1958 다목적용
인도        
다모다르 운하 2,494 1,550 1958 다목적용
두루가푸르 운하 225 140 1952~55 다목적용
라자스탄 운하 649 403 1955~ 다목적용
바크라 운하 4,490 2,790 각주23) 다목적용
퉁가바드라 운하 545 339 1956 다목적용
히라쿠드 운하 888 552 1963~64 다목적용
일본        
아이치 운하 112 70 1961 다목적용
중국        
대운하 1,747 1,085 BC 4세기경
(BC 6세기경)(1958~64)
다목적용
카자흐스탄        
이르티슈-카라간다 운하 451 280 1971 다목적용
타이        
라피파트 운하 32 20 1916~24 다목적용
투르크메니스탄        
카라쿰스키 운하 1,100 683 1954~81 다목적용
아프리카
모로코        
베니 무사 운하 122 76 1938~ 다목적용
베니 아미르 운하 64 40 1938~ 다목적용
수단        
종글리 운하 402 250 1970년대 후반~ 다목적용
이집트        
수에즈 운하 168 105 1856~69 항해용
유럽
그리스        
코린트 운하 6.5 3.9 1881~93(1948) 항해용
네덜란드        
노르트홀란트 운하 78 48 1825 항해용
북해 운하 24 15 1865~76 항해용
암스테르담-라인 운하 72 45 (1952) 항해용
율리아나 운하 34 21 1935 항해용
헨트-테르뇌젠 운하 31 19 1824~27 항해용
독일        
노르트쥐트 운하 112.5 70 1968~76 항해용
도르트문트-엠스 운하 269 167 1890~99(1950) 항해용
루트비히스 운하 172 107 1836~45 항해용
마인-도나우 운하 171 106 1959~92 항해용
미텔란트 운하 321 199 1905~38 항해용
엘베-뤼베크 운하 62 39 1895~1900 항해용
엘베-하펠 운하 56 35 1936 항해용
엠스-야데 운하 72 45 1887 항해용
오데르-하펠 운하 83 52 1908~14 항해용
오데르-슈프레 운하 84 52 1887~97 항해용
퀴스텐 운하 70 43 1935 항해용
킬 운하 98 61 1887~95(1907~14) 항해용
러시아 연방        
네빈노미스크 운하 49.2 30.6 1936~48 다목적용
모스크바 운하 128 80 1932~37 항해용
발트-백해 운하 227 141 1931~33 항해용
볼가-발트 운하 368 229 1964 다목적용
비슈니 볼로쵸크 운하 각주24) 1,406 873 1703~09 항해용
볼가-돈 운하 101 63 1950~52 항해용
벨기에        
브뤼헤-제브뤼헤 운하 12 7.5 1898~1907 항해용
샤를루아-브뤼셀 운하 77 44 1968 항해용
알베르트 운하 130 80 1939 항해용
빌레브루크 운하 32 20 1561(1922) 항해용
벨로루시        
드네프르-부크 운하 196 122 1837~48(1945~46) 항해용
스웨덴        
예타 운하 558 347 1810~22 항해용
스페인        
알폰소 8세 운하 85 53 1926 항해용
아일랜드        
그랜드 운하 130 80 1756~1804 항해용
영국        
리즈-리버풀 운하 230 143 1770~1816 항해용
맨체스터 운하 58 36 1894 항해용
칼레도니아 운하 88 55 1803~22 항해용
우크라이나        
북크리메아 운하 403 250 1961~71 항해용
이탈리아        
그란데 운하 3 2 각주25)  
크레모나-밀라노 운하 75 46.5 1960년대 후반 항해용
포르투갈        
소라이아 운하 381 237 1953~58 다목적용
알렌테주 운하 9,000 5,592 1959~ 다목적용
폴란드        
글리비체 운하 41 25 1933~39 항해용
비드고슈치 운하 27 17 1774 항해용
아우구스투프 운하 100 62 1824~39 항해용
프랑스        
가론 운하 200 124 1838~ 항해용
라인-론 운하 320 199 1784~1833 항해용
마르세유-론 운하 81 50 1900년대초 항해용
마른-라인 운하 316 196 1838~53 항해용
노르 운하 95 59 1900년대초(1961~65) 항해용
미디 운하 240 149 1665~81 항해용
상트르 운하 118 73 1784~92 항해용
생캉탱 운하 92 57 1738~1810 항해용
알자스 대운하 50 30 1932~제2차 세계대전 후 항해용
핀란드        
사이마 운하 43 27 1845~56(1968) 항해용
세계의 주요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