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더

오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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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고전주의나 신고전주의 건축에서 기둥엔타블레이처를 기본단위로 한 형식.
order of architecture라고도 함.

오더(order)
오더(order)

기둥과 엔타블레이처의 특징에 따라 몇 가지 양식으로 나누어진다.

하나의 기둥은 주신(기둥몸)·주초(기둥받침)·주두(기둥머리)로 이루어진다. 기둥은 엔타블레이처 구간을 떠받치고 있는데, 엔타블레이처는 고전주의 건축물에서 상부에 있는 수평 부분으로 아래쪽부터 아키트레이브·프리즈·코니스로 구성되어 있다. 주두의 형태는 각각의 오더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낸 요소이다. 오더의 주요 양식으로는 도리아식·이오니아식·코린트식·토스카나식·복합식(또는 콤포지트식)의 5가지가 있다.

하나의 완벽한 기둥과 엔타블레이처는 많은 부분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다(그림 참고). 기둥의 맨 밑에는 기단(基段)이 있는데, 열주(列柱)를 받치는 평평하게 깔린 포장면이다. 이 기단에서 조금 올라온 것이 대좌(臺座)로, 4각형이나 원형의 받침대이며 주초를 이루는 것 중에서 제일 낮다. 이 대좌 위 또다른 주초 요소로서 하나 또는 그 이상의 둥근 몰딩이 있다.

몰딩의 종단면은 다양해 토러스(반원형으로 돌출된 몰딩)나 스코샤(오목하게 팬 몰딩) 등으로 이루어지며 사이사이에 역시 한 줄 또는 그 이상의 좁은 띠(fillet)가 있다(토러스 몰딩, 스코샤 몰딩, 메움띠).

주초 위에 있는 주신은 날씬하고 긴 수직 원통형이며 어떤 것은 세로홈(fluting)이 패어 있다(기둥의 세로홈). 주신은 위쪽으로 갈수록 약간씩 가늘어져서 꼭대기보다 아래쪽이 더 넓은 경우도 있다.

주신 위에 있는 주두는 엔타블레이처의 무게를 주신으로 모아주며 두 요소를 미적으로 연결해주는 역할도 한다. 가장 단순한 도리아식 오더에서 주두는 3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맨 아래 있는 네킹(necking)은 주신이 연장된 것이지만 1개 또는 그 이상의 좁은 홈 때문에 기둥과는 뚜렷이 구분된다. 에키누스는 원형(만두형) 블록으로 위쪽의 아바쿠스를 받치기 쉽게 위쪽으로 갈수록 넓어진다.

그리고 아바쿠스는 네모난 관판(冠板)으로 엔타블레이처를 직접 받치고 있으며 이 무게를 아랫부분으로 전달한다. 엔타블레이처는 몰딩과 띠 모양으로 쉽게 알아볼 수 있는 3개의 수평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세 부분은 아래쪽부터 각각 아키트레이브·프리즈·코니스라고 한다. 기둥의 치수를 잴 때 사용하는 단위는 주초부분에 있는 주신의 지름이다. 그러므로 기둥 높이는 하부 지름의 8배 정도된다고 할 수 있다.

고대 그리스 건축에서는 도리아식·이오니아식 등 대표적인 주두와 코린트식 오더가 발전했다(그리스 예술). BC 1세기경 로마인들이 변형·채용한 코린트식 주두와 함께 이 2가지 오더는 이후 서양 건축에서 계속 사용되었다.

도리아식 오더는 주두를 포함한 기둥의 높이가 하부 지름의 4~8배 정도밖에 되지 않아 오더 중에서 가장 땅딸막하고 위쪽으로 갈수록 기둥이 가늘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스의 도리아식 오더는 주초가 없이 직접 기단과 연결된다. 그러나 그후의 도리아식 오더는 대좌와 토러스로 이루어진 일반적인 주초를 갖춘 형태가 자주 나타났다. 도리아식 오더의 주신은 20개의 얕은 홈이 돌아가며 패어 있다. 주두는 앞에서 말했듯이 단순한 네킹과 위쪽으로 불룩하게 퍼져 있는 에키누스, 그리고 4각형의 아바쿠스로 이루어져 있다.

도리아식 엔타블레이처에서 프리즈 부분은 독특하다. 이것은 앞으로 튀어나온 트리글리프(세로홈이 3개 팬 띠로 구성된 단위체)로 구성되어 있는데 메토프라고 불리는 움푹 들어간 네모난 벽면과 번갈아 놓인다. 메토프는 그냥 단순한 작은 벽면이거나 부조가 곁들여지기도 한다. 로마 시대의 도리아식 오더는 그리스 것보다 좀더 덩지가 작아서 가늘어 보이며 더욱 우아하다.

이오니아식 오더는 주신에 더 많은 세로홈이 있으며 주두의 에키누스의 앞뒤 부분 위에 소용돌이 장식이 걸려 있다는 점에서 도리아식 오더와 다르다(소용돌이 주두). 에키누스에는 난촉(卵鏃)무늬가 새겨져 있다.

주신·주초·주두·엔타블레이처를 모두 합한 이오니아식 오더의 높이는 하부 지름의 9배이다. 기둥의 주초는 스코샤로 구분되는 2개의 토러스로 이루어져 있다. 주신 높이는 하부 지름의 8배이며 24개의 세로홈이 있다. 엔타블레이처에서 아키트레이브는 보통 3단계의 파스키아(띠)로 구성되어 있다. 프리즈는 도리아식 오더에 있는 트리글리프와 메토프가 없는 대신에 인물 군상 등 장식 조각이 연속적으로 배치되기도 한다.

코린트식 오더는 5가지 오더 중에서 가장 우아하다.

이 양식의 뚜렷한 특징은 이채로운 주두인데, 양식화된 아칸서스 잎과 4개의 소용돌이 장식이 위아래 서로 엇갈려 2줄로 조각되어 있다. 주신에는 끝이 날카로운 세로홈이 24개 있으며 기둥 높이는 하부 지름의 10배이다. 토스카나식 오더는 로마인들이 도리아식 오더를 변형한 것이다. 토스카나식 오더의 주신은 세로홈이 없고 주두가 단순한 에키누스와 아바쿠스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은 로마의 도리아식과 비례·윤곽이 비슷하나 더욱 단순하다.

기둥 높이는 원주 지름의 7배이다. 이 토스카나식은 모든 오더 중에서 가장 튼실해보인다. 콤포지트 오더 또는 복합 오더는 르네상스 시대에 와서야 독립된 하나의 양식으로 자리잡았는데 코린트식 오더가 로마 시대 후기에 발전한 것이다. 주두가 이오니아식 소용돌이 문양과 코린트식 아칸서스 잎으로 장식되어 있기 때문에 복합 오더라고 불린다.

기둥 높이는 원주 지름의 10배이다.

도리아식 오더와 이오니아식 오더는 에게 해 양쪽 해변에서 거의 동시에 발생했는데, 도리아식은 그리스 본토에서, 이오니아식은 소아시아에 있는 그리스 도시들에서 생겨났다(이오니아식 주두의 소용돌이 장식은 페니키아와 이집트의 주두 디자인에서 따온 것임). 발전된 형태로만 보면 도리아식이 더 먼저 생긴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두 양식 모두 목조신전에 쓰였다. 가장 오래되고 잘 보존된 도리아식 건축의 실례는 BC 600년 후에 세워진 올림포스의 헤라 신전이다. 이를 시작으로 한 석조 도리아식 오더의 발전과정은 이후 8세기 동안 건립된 그리스, 시칠리아, 남부 이탈리아의 기념비적 건축 유적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로마뿐만 아니라 그리스에서도 코린트식 오더는 이오니아식 오더 대신에 사용하는 변형으로만 여겼다. 건물 외부에 처음 사용된 코린트식 주두는 아테네에 있는 리시크라테스 코라고스 대좌(BC 335/334)이다.

이 양식은 BC 1세기에 활동한 로마의 집필가이자 건축가인 비트루비우스에 의해 하나의 오더 양식으로 자리잡았다.

로마인들은 도리아식·이오니아식·코린트식 오더를 받아들였고 이를 변형해서 도리아식 오더를 단순화한 토스카나식 오더와 이오니아식 주두에 코린트식 주두를 혼합한 복합 오더를 만들어냈다(로마 건축). 로마인들이 발전시킨 또다른 오더는 중첩 오더(superposed order)이다.

기둥이 건물의 여러 층을 한꺼번에 장식할 경우에 서로 다른 오더를 사용해 아래층에는 육중한 오더를 사용하고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날씬한 오더를 배치하는 방식이다. 그러므로 도리아식 오더는 빌딩의 1층에 쓰였고 이오니아식은 중간층에, 코린트식과 복합 오더는 맨 위층에 배치되었다. 르네상스 시대 건축가들은 각층에 서로 다른 오더를 사용하는 복잡성을 피하기 위해 컬로설 오더를 발명했는데, 이것은 2층이나 그 이상 높이의 건물에 곧추 뻗은 하나의 기둥으로 장식하는 것이다.

비트루비우스는 유럽의 중세에까지 저서가 남아 전해진 유일한 그리스·로마 시대 건축 저술가였다.

로마의 건축가들을 위해 쓴 논문집인 〈건축십서 De architectura〉가 15세기초에 재발견되자마자 그는 즉시 고전건축에 정통한 이론가로 추앙받았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이탈리아 건축가들은 그의 저서에 입각해 고전 오더를 겹쳐놓는 규칙을 정립한 미적 규범을 발전시켰다. 또한 건축가들은 오더의 비례와 아주 세부적인 요소에 이르는 오더의 각 부위에 대해 규칙을 정했다.

하나의 오더에 대한 모든 요소의 정확한 비례 치수를 소상히 밝혀냄으로써 기둥의 지름이나 그밖의 치수를 알 수 있었고, 오더 전체와 각 부분의 모든 요소들을 일정한 계산에 따라 재현할 수 있었다. 결국 이 규칙들은 그리스인이 꿈도 꾸지 못하고 로마인들조차 본 적도 없는 엄청난 범위까지 적용되었다. 많은 건축가들이 아주 자유롭게 다양한 오더를 계속 사용해왔지만 이후의 예술시대에서는 오더를 고고학적으로 정확히 재현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20세기 근대건축에서 오더의 구조적 기능은 강철이나 철근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기둥, 벽기둥 등으로 대체되었기 때문에 오더는 전적으로 장식물로 변화하는 추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