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반

열반

다른 표기 언어 Nirvana , 涅槃

요약 열반은 생사의 윤회와 미혹의 세계에서 해탈한 깨달음의 세계로서 불교의 궁극적인 실천목적이다. 소승의 부파불교에서 열반이란 번뇌를 멸해 없앤 상태를 말하며, 여기에는 유여열반과 무여열반의 2가지가 있다. 유여열반은 깨달음은 이루었으나 번뇌를 지닌 육신에 의지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무여열반은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방편으로 의지하고 있던 육신을 벗어나 인간으로서의 삶을 마치고 법신의 상태로 돌아감을 의미한다. 대승불교에서 열반은 상·락·아·정의 4덕을 갖추어야 한다고 보았다. 4덕을 갖춘 열반을 무위열반이라 하여 이를 최상의 목표로 삼았다. 열반은 모든 중생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 이상적 경지이지만 불교의 근본적인 관점에서는 현실세계와 대립 단절된 열반의 적정에 집착하는 태도를 비판한다.

열반
열반

반열반(般涅槃)·대반열반(大般涅槃)이라고도 한다.

'열반'은 산스크리트 '니르바나'(nirvāṇa)를 음역한 것이고 취멸(吹滅)·적멸(寂滅)·멸도(滅度)·적(寂) 등으로도 번역된다. 열반의 본래 뜻은 '소멸' 또는 '불어 끔'인데, 여기서 '타오르는 번뇌의 불길을 멸진(滅盡)하여 깨달음의 지혜인 보리(菩提)를 완성한 경지'를 의미하게 되었다. 열반은 생사(生死)의 윤회와 미혹의 세계에서 해탈한 깨달음의 세계로서 불교의 궁극적인 실천목적이다. 인도에서는 불교가 아닌 다른 종교·사상에서도 열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나 불교의 열반 개념과는 다르다.

더욱이 불교 내에서도 소승과 대승의 여러 학파에 따라 해석에 차이가 있다.

소승의 부파불교(部派佛敎)에서 열반이란 번뇌를 멸해 없앤 상태를 말하고 여기에 유여열반(有餘涅槃)과 무여열반(無餘涅槃)의 2가지가 있다고 한다.

'유여'란 의존해야 할 것, 즉 육신이 아직 남았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유여열반은 깨달음은 이루었으나 번뇌를 지닌 육신에 의지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무여열반은 완전한 열반, 즉 반열반(parinirvāṇa)으로서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서 방편으로 의지하고 있던 육신을 벗어나 인간으로서의 삶을 마치고 법신(法身)의 상태로 돌아감을 의미한다. 부파불교의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에서는 열반을 실체적인 것으로 보았으나, 경량부(經量部)에서는 열반이란 다만 번뇌를 멸한 상태를 기리키는 명칭으로서 그 실체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대승불교의 경전인 〈열반경〉에서는 열반의 개념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열반은 상(常)·락(樂)·아(我)·정(淨)의 4덕(四德)을 갖추어야 한다고 보았다.

상은 상주(常住)함을 말하는데 열반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생(生)·주(住)·이(異)·멸(滅)의 변화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상이라 하며, 낙은 안락의 뜻으로 열반은 번뇌가 다하여 괴로움과 즐거움을 모두 떠난 진정한 즐거움의 세계이므로 낙이라 하며, 아는 진아(眞我)를 뜻하는 것으로 열반은 망아(妄我)를 벗어나 진정한 자아에 도달한 세계이므로 아라 하며, 정은 청정의 뜻으로 염오(染汚)에 덮힌 생사의 세계를 여읜 열반의 세계는 청정한 세계이므로 정이라 한다.

대승불교에서는 이와 같은 4덕을 갖추지 않은 소승의 열반은 유위열반(有爲涅槃)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이에 대해 4덕을 갖춘 열반을 무위열반(無爲涅槃)이라 하여 이를 최상의 목표로 삼았다. 또한 열반에는 상(常)·항(恒)·안(安)·청정(淸淨)·불로(不老)·불사(不死)·무구(無垢)·쾌락(快樂) 등 8종의 법미(法味)가 있다고 하는데, 이를 4덕과 관련하여 상·항은 상에, 안·쾌락은 낙에, 불로·불사는 아에, 청정·무구는 정에 대응시켜 설명하기도 한다. 대승불교 안에서도 종파에 따라 열반에 대한 해석에 차이가 있다. 유식사상(唯識思想)에 근거한 법상종에서는 열반을 본래자성청정열반(本來自性淸淨涅槃)·유여의열반(有餘依涅槃)·무여의열반(無餘依涅槃)·무주처열반(無住處涅槃) 등의 4종열반으로 나누었다.

이중 유여의열반과 무여의열반은 앞에서 설명한 유여열반·무여열반과 같다. 본래자성청정열반은 성정열반(性淨涅槃)이라고도 하는데, 모든 존재가 실상(實相)에 있어서는 진리 그 자체인 진여(眞如)의 이체(異體)라는 절대적 차원에서 열반을 말한 것이다.

무주처열반은 완전한 깨달음을 이룸으로써 번뇌장(煩惱障)과 소지장(所知障)의 번뇌를 모두 여의고 생사의 세계를 벗어났으나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열반의 경지에 머무르지 않고 생사의 세계에서 활동하는 것을 가리킨다. 또한 지론종과 섭론종에서는 성정열반과 방편정열반(方便淨涅槃)의 2종열반설을 세웠는데, 이것은 후에 천태종(天台宗)에서 성정열반·원정열반(圓淨涅槃)·방편정열반의 3종열반설로 전개되었다. 성정열반은 본래자성청정열반과 같고, 원정열반은 지혜를 완성하여 번뇌를 여의고 증득(證得)한 열반을 말한다.

방편정열반은 부처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방편으로 모습을 나타냈다가 인연이 다하여 들어가는 열반으로 응화열반(應化涅槃)이라고도 한다. 열반은 모든 중생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 이상적 경지이지만 불교의 근본적인 관점에서는 현실세계와 대립 단절된 열반의 적정(寂靜)에 집착하는 태도를 비판한다. 불교의 최고 원리인 중도(中道)를 깨달아 모든 존재의 여실한 모습을 보게 되면, 생사와 열반이 다르지 않고 번뇌가 곧 깨달음이므로(生死卽涅槃 煩惱卽菩提) 생사와 열반은 깨달은 자와 깨닫지 못한 자의 차이일 뿐 근본적인 차별은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