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뢰

잠수함·전함·비행기 등에서 발사하는 이 무기는 수면에 떠 있는 배나 잠수함의 선체에 닿으면 폭발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어뢰

오늘날의 어뢰에는 미리 정해진 계획에 따라, 또는 외부에서 보내는 신호에 의해 깊이와 방향을 조정하는 복잡한 장치가 달려 있으며, 목표물을 맞추거나 가까이 다가가면 폭발물로 가득 찬 탄두를 터뜨리는 장치도 갖추고 있다(유도장치). 어뢰를 뜻하는 영어 단어 '토피도'는 원래 오늘날 기뢰라고 부르는 무기를 포함하여 모든 형태의 폭발물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나폴레옹 전쟁 때 미국의 발명가 로버트 풀턴은 해군용 기뢰를 시험하면서 그것을 토피도라고 불렀는데, 이것은 전기를 방출하여 적을 무력하게 만드는 물고기(전기메기)에서 유래한 명칭이었다. 19세기에 일부 해군 함정은 돛대 어뢰를 사용했지만, 이것은 적함의 선체에 닿으면 터지도록 기다란 장대나 돛대 끝에 폭발물을 매단 것에 불과했다.

근대적인 어뢰는 영국의 공학자 로버트 화이트헤드가 개발했다.

1864년에 오스트리아 해군은 폭발물을 싣고 스스로의 힘으로 나아가는 작은 배를 만들고 그 배의 키 자루와 연결된 기다란 밧줄로 배의 방향을 조종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달라고 화이트헤드에게 부탁했다. 화이트헤드는 이 의뢰에 따라 모형을 만들어본 후 실현 가능성이 없는 계획이라고 판단하여 거절하고, 자신이 고안한 장치를 만들기 시작하여 1866년에 성공했다. 화이트헤드가 만든 무기는 길이 약 4m, 지름 36cm이며 앞부분에 채운 8kg의 다이너마이트를 포함하여 무게가 약 135kg인 어뢰였는데, 압축공기의 엔진이 하나의 프로펠러를 돌려 앞으로 나아가도록 되어 있었다.

물속 깊이는 유체역학의 원리를 이용한 밸브 장치가 수평 꼬리 표면에 부착된 키를 움직여 조종하도록 되어 있었고, 옆으로 갈 수 있는 장치는 전혀 없었다. 속도는 6kn(1시간에 11.2km)였고, 사정거리는 180~640m였다. 1895년에 자이로스코프가 어뢰의 방향조종장치로 쓰이게 되어 어뢰가 정해진 진로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자이로스코프가 수직 키의 방향을 수정했다.

이런 형태의 어뢰를 더욱 개량한 결과, 어뢰의 진로 각도(최고 90°)를 미리 설정해놓으면 그 다음에는 방향조종 키가 어뢰를 완전히 통제하는 장치가 도입되었다. 이 장치 덕분에 목표물과 정면으로 맞서지 않아도 어뢰를 발사할 수 있게 되어 어뢰 전술의 영역이 매우 넓어졌다.

오늘날의 어뢰는 추진력의 원천과 물속에서 나아갈 때의 조종방법, 목표물의 유형 및 발사장치의 유형에 따라 여러 부류로 나뉜다.

추진력은 대개 전지로 작동하는 전기 발동기를 통해 얻는다. 물속에서의 진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조종된다. 적극적 음향어뢰는 수중 음파 탐지기와 비슷한 음파 신호를 내보낸 다음, 목표물에 맞고 되돌아오는 신호를 받아서 그쪽으로 접근한다. 소극적 음향어뢰는 목표물이 내는 소음을 탐지하여 그 쪽으로 접근한다. 잠수함은 어뢰를 가장 성공적으로 이용한 해군 함정이었다.

특히 제1·2차 세계대전 때는 대부분 U보트라고 불리는 독일 잠수함이 거대한 상선들을 어뢰로 침몰시켰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어뢰로 무장한 항공기와 음향어뢰도 도입되었다. 어뢰는 대잠수함 작전의 중요한 요소이다. 미사일 발사용 잠수함을 추적하도록 설계된 공격용 잠수함은 어뢰로 무장되어 있으며, 여기에는 미사일과 어뢰를 결합한 무기도 포함된다(전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