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과 하와

아담과 하와

다른 표기 언어 아담과 이브 , Adam and Eve

요약 아담은 히브리어로 ‘사람’을 뜻하며 인류를 가리킨다. 하와는 최초의 여자에게 붙여진 이름이다.
아담과 하와는〈창세기〉2~3장의 인간의 죄와 타락에 관한 이야기에 등장한다. 하느님은 흙으로 남자를 만들고 에덴동산에 두어 하느님이 창조한 동물들을 명명하게 한다. 남자가 잠든 사이 남자의 신체 중 일부로 여자를 창조하고 그의 배필로 한다. 뱀의 유혹에 넘어간 여자가 남자를 유혹해 하느님이 금지한 선악과 열매를 먹는다. 이에 하느님은 뱀에게는 배로 기어 다녀야 하는 벌을 내렸으며, 하와에게는 출산 고통의 벌을, 아담에게는 먹고 살기 위해 힘든 수고와 고통을 겪고 결국 죽게 될 것이라는 벌을 내린다. 두 사람은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한다.
전통적으로 원죄의 기원은 아담에게 있고, 이후 후손들에게 유전되었다고 본다.

아담과 이브
아담과 이브

이들의 이야기는 〈창세기〉에 서로 다른 2가지 창조 기사로 전해진다.

첫번째 기사는 1장 1절~2장 4절에 나오며, 2번째 기사보다 후대에 씌어진 것으로 보는 것이 오늘날의 일반적 견해이다. 2번째 기사는 2장 4절~3장 24절에 나오며, 첫번째 것보다 더 오래된 기사로 인간의 죄와 타락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담이라는 용어는 히브리어에서 '사람'을 뜻하는 여러 낱말 가운데 하나로 집합적인 의미의 인류를 가리킨다. 첫번째 창조 기사 가운데 〈창세기〉 1장 26~27절에 나오는 아담이라는 낱말은 그런 뜻으로 쓰였기 때문에 개별적인 한 부부를 뜻한다는 암시가 전혀 없다.

2번째 기사에서는 그 낱말에 정관사가 붙어 있지만('그 사람'), 영어 번역성서들은 대부분 이 본문에서 고유명사('아담')로 쓴다. 하와(히브리어로는 'ḥawwa')는 〈창세기〉 3장 20절에서 최초의 여자에게 붙여진 이름이다. 이 이름은 생명을 뜻하는 히브리어 '하임'(ḥayyim)과 발음이 비슷하다는 것과 관련해서 설명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러한 어원 설명은 종종 의문시된다.

〈창세기〉 2·3장이 전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창조신화, 인간의 타락). 하느님은 흙이나 진흙으로 한 남자를 만들고 그를 에덴이라고 부르는 동산에 둔다.

하느님이 창조한 동물들에 남자가 이름을 붙여준다. 남자의 배필이 될 한 여자가 남자의 신체 중 일부로써 창조된다. 뱀이 여자를 유혹하고, 여자가 남자를 유혹한다. 그래서 하느님이 먹지 말라고 한 선악과의 열매를 먹는다. 저주가 뱀에게 내리고("뱀은 배로 기어다녀야 할 것이며, 여자의 후손들과 적대관계에 있게 될 것이다"), 여자("여자는 아이를 낳는 동안 고통당할 것이며, 남편에게 종속되어야 할 것이다")와 남자("남자는 먹고 살기 위해 고통과 수고를 겪어야 하며, 결국에는 죽어야 할 것이다")에게 내린다. 두 사람이 에덴에서 쫓겨난다.

〈창세기〉 저자의 견해로는 이때부터 역사 경험이 시작된다. 아담과 하와는 쫓겨난 뒤에 여러 자녀를 낳았는데, 이들 중에는 카인·아벨·셋이 있었다. 오늘날 대부분의 성서학자는 〈창세기〉 이야기를 실제 역사로 보지 않고 사람이 우주와 창조주 하느님과 맺고 있는 관계에 관한 저자의 신앙표현으로 본다. 이를 가리켜 보통 기원신화라 부른다('신화'는 기본진리에 대한 상상의 표현을 뜻함). '남자'와 '여자'는 전형적인 인물들이며, 그들의 경험은 인간이 겪어야 할 모험을 미리 보여준다. 다른 고대 근동 문학과 비교해 보면, 이 이야기에 쓰인 대부분의 이미지들을 인식하고 해석할 수 있다(〈구약성서〉). 물론 성서학자들의 해석은 제각각이다.

히브리 성서 다른 곳에서는 아담과 하와의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다만 〈역대기 상〉 1장 1절의 족보에 언급되어 있을 뿐이다. 외경(外經)에는 아담과 하와의 이야기가 인용되어 있다(유대교와 개신교는 외경을 귀중하게 여기긴 하지만 정경에는 포함시키지 않으며, 로마 가톨릭과 정교회는 외경을 제2정경으로 인정함). 아담과 하와의 이야기는 위경(僞經) 저자들에게 좀더 인기가 있으며(위경은 모든 종파들이 정경으로 인정하지 않음), 그 가운데에는 원래 이야기를 훨씬 더 근사하게 꾸민 〈아담과 이브(하와)의 생애 Life of Adam and Eve〉가 있다.

〈신약성서〉의 바울로 서신에서는 아담이 신학적인 중요성을 지닌 인물로 나온다. 바울로는 아담을 그리스도의 선구자, 즉 '장차 오실 분의 원형'으로 본다(로마 5:12). 아담이 땅에서 사람의 생명을 태동시켰듯이, 그리스도는 사람의 새로운 생명을 태동시킨다. 아담의 죄 때문에 죽음이 모든 사람에게 찾아왔듯이, 그리스도의 의(義)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다시 생명이 찾아온다.

바울로 신학에 따르면, 이방인이 죄인이 된 것은 모세 율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아담의 죄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은 똑같이 그리스도의 은혜를 필요로 한다. 바울로가 〈창세기〉를 이런 식으로 재해석한 것은 아버지 하느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이룩한 구원이 온 우주에 내린 선물임을 강조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