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인

불가리아인

다른 표기 언어 Bulgarian

요약 6세기부터 동유럽 역사에 등장한 민족.
Bulgar라고도 함.

중앙 아시아의 투르크족에서 연원한 것으로 보이며, 370년경 훈족과 함께 볼가 강 서쪽의 유럽 스텝 지대에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훈족과 함께 다시 퇴각하여 460년경 아조프 해 북쪽과 동쪽의 원호 모양의 지역에 재정착했다.

480년 동로마 제국의 용병으로 동(東)고트족과 싸우고 난 뒤, 이들은 동로마 제국의 부를 탐내게 되었다. 6세기에 불가리아인들은 계속해서 동로마 제국의 도나우 강 주변 여러 지방을 공격했는데, 이는 560년대에 아시아에서 중부 유럽을 향해 이동해오던 아바르족으로부터 그들 자신이 위협받을 때까지 계속되었다.

아바르족이 불가리아인에 속하는 한 부족을 전멸시켰지만 나머지 부족들은 새로 이동해온 다른 투르크족 유목민들에게 복종하는 조건으로 생명을 유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들 투르크족도 20년 뒤 다시 아시아로 돌아갔다. 단일 지배자인 쿠르트(또는 쿠브라트, 605경~642경 재위) 밑에서 하나로 통일된 불가리아인들은 동로마 제국에 대(大)불가리아로 알려진 한국(汗國)을 세웠는데 쿠반 강을 남쪽 국경으로 할 정도로 강력했다.

쿠르트가 죽고 난 뒤 그의 5명의 아들은 불가리아인들을 5개의 유목집단으로 분리했다. 이 5개의 집단 가운데 아조프 해의 연안에 남아 있던 집단은 하자르족이 세운 새로운 제국에 흡수되었다. 다른 한 집단은 중앙 유럽으로 이주하여 아바르족에 통합되었고 또다른 한 집단은 이탈리아의 랑고바르드족의 지배를 받다가 사라졌다. 그러나 나머지 두 집단은 더 오랫동안 살아 남았다.

쿠르트의 아들 베즈메르(바트 바얀)는 하자르족을 피해 그의 유목집단을 이끌고 북부지역으로 이동하여 볼가 강과 카마 강의 합류지역 근처에 정착했으나 장소가 어디인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곳에서 다시 3개의 유목집단으로 분할된 이들은 토착민을 비롯해 다른 이주자들을 흡수함으로써 약 600년간 번영을 누렸다. 이들 볼가 강 유역 불가리아인은 하나의 국가라기보다는 반유목 부족연합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들의 두 도시 볼가리와 수바르는 먼 북쪽지역의 우고르인과 러시아인 모피상과 비잔티움, 바그다드의 이슬람 칼리프 국가, 투르케스탄 등 남쪽 문명지역 사이의 중계무역지로서 이득을 누렸다.

이들은 922년경 이슬람교로 개종했다. 1237년 이들은 킵차크 한국에 예속되었고 볼가리 시가 이후 오랫동안 번영을 누렸는데도 차츰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갔으며 러시아인들과 융화되었다.

대불가리아의 분열에 따라 생겨난 5번째 집단은 쿠르트의 아들 아스파루크가 드네스트르(드니에스테르) 강을 가로질러 발칸 반도 남동쪽지역으로 이끌고 간 유목민들이다. 이들은 679년경 그곳에 이른바 제1불가리아 제국을 수립했다.

현대의 불가리아는 바로 이 나라에서 이름을 따왔다. 7세기에 발칸 반도 동부지역에는 불가리아인(로마화된 다키아인)이 살게 되었으며, 최근에 정착한 슬라브족도 다수를 이루게 되었다. 하지만 정복자 불가리아인들 사이로 블라키아인의 요소가 퍼져나갔으며 슬라브적 요소가 더욱 깊이 스며들었다. 더구나 불가리아인들은 자신들이 정복한 민족들로부터 동로마의 그리스도교의 영향을 점점 더 많이 받게 되었다. 크룸(803~814 재위)과 프레시안(836~852 재위)의 영토확장정책 결과 보리스 1세 통치기간 동안 불가리아인은 공식적으로 그리스도교로 개종하게 되었다.

새로운 교회 전례에서는 슬라브어를 썼다.

보리스 1세의 아들 시메온 1세는 로마 교회에서까지 차르(황제)로 인정받았다. 그가 유라시아 스텝 지대로부터 이동해온 새로운 침입자들에게 도나우 강 북쪽지역을 양보하기는 했지만 제1불가리아 제국을 발칸 반도 전역에서 최강의 국가로 발전시켰다.

이후 4세기 동안 북쪽으로부터 발칸 반도에 대한 침입이 계속되자, 슬라브계에 대항해 불가리아인을 구성하는 민족 가운데 페체네크족·킵차크족·쿠만족 등 투르크계 민족들의 성향이 강화되었다. 시메온이 죽은 뒤 제1차 불가리아 제국은 내부분열과 마자르족·페셰네크족·루스족 및 동로마의 침입에 의해 무너졌다. 1018년 불가리아는 동로마 제국에 통합되었다. 1185년 불가리아인들의 반(反)동로마 봉기 결과 제2차 불가리아 제국이 생겨났다.

1241년에는 아센 왕가(1185~1280) 출신의 불가리아 황제들이 도나우 강 유역에서 에게 해까지, 그리고 아드리아 해에서 흑해에 이르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우위를 누렸다. 그러나 북쪽으로부터 내려오는 몽골의 공격, 서쪽 세르비아의 침입, 그리고 아센 왕가 후계자들 사이의 내부 갈등 등으로 인해 제2제국은 서서히 붕괴되어갔고 1396년 남쪽으로부터 발칸 반도로 진격해온 오스만 투르크에 의해 무너졌다. 장기간 지속된 오스만 투르크의 직접통치기간 동안(1396~1878) 불가리아인은 그리스도교 정신으로 완강히 저항하여 이슬람 세계에 완전히 동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오스만 제국). 반면에 슬라브어를 보존함으로써 오스만 투르크가 인정한 동방정교회의 주요언어인 그리스어로 동화되는 것을 막아냈다.

1878년 오스만 투르크의 종주권을 인정하는 조건으로 불가리아 공국이 세워졌다. 1908년 이 공국은 독립된 차르 국가임이 선언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후 처리과정에서 불가리아는 몇몇 지역을 잃게 되었다. 1941년 3월 불가리아는 독일과 동맹을 맺었다. 1944년 9월에는 공산주의자 주도의 연립정부가 소련 적군의 침입과 동시에 권력을 장악했다.

1944년 이후 공산당이 권력을 강화해나갔으며 불가리아는 인민공화국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