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키아인

블라키아인

다른 표기 언어 Vlach

요약 루마니아와 몰도바를 구성하는 주요민족.

도나우 강 남부와 서부, 발칸 반도 전역에 작은 집단을 이루고 산다. 이웃한 슬라브족이 이들에게 볼로크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여기에서 블라키아라는 이름이 나왔다. 블라키아인들은 스스로 로마니·로메니·루메니·아로마니 등의 이름을 쓴다. 로마니아인 또는 루만인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블라키아인들은 중세시대에 도나우 강 남쪽 지역에서 최초로 역사에 출현했다. 옛날부터 이들은 자신들이 BC 3~2세기경 지금의 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와 카르파티아 산맥지역의 로마 속주였던 다키아를 점령하고 있던 고대 로마인의 후손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학설에 따르면, 그들의 조상은 로마의 속주 다키아에 살던 원주민인 트라키아족이며 이들은 로마인들과 결혼하여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로마인들이 다키아에서 철수한 뒤(271) 이 지역은 여러 차례 야만인들의 침략을 받았다.

일부 학자들에 따르면 로마화된 다키아인들은 카르파티아 산맥에 근거지를 마련하고 잔존했다고 한다. 이들은 여기에서 목축과 원시적인 농경을 하면서 수세기 동안 살았으며 조건이 호전되자 다시 평원으로 돌아왔다. 다른 학설에 따르면 로마화된 다키아인들은 로마인들이 다키아를 떠나자마자 도나우 강 남부지역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이 주장에 따르면 뒤늦게 이주한 사람들에 속하는 블라키아인들은 침략이 잠잠해지자 로마화된 자신들의 고향을 떠나서 도나우 강 남부지역과 발칸 반도의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 주장은 블라키아인 대부분이 도나우 강 남쪽으로 이동한 증거로, 블라키아인과 불가리아인이 세운 제국으로 알려진 제2차 불가리아 제국(1184 세움)의 성립과 발전에 블라키아인들이 주된 역할을 한 사실을 뜻한다.

13세기에 블라키아인들은 도나우 강 북쪽 지역과 트란실바니아 지역에 재정착하여 대부분이 농경생활을 시작했다. 이들은 트란실바니아로부터 왈라키아(블라키아인의 땅)와 몰다비아 지역으로 이주했는데, 이 지역에는 13~14세기 독립공국이 있었으며 19세기말에는 루마니아와 합병했다. 다른 블라키아인들은 발칸 반도의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다. 마케도니아의 블라키아인들, 곧 친차르인들은 테살리아 산맥에 정착했다. 12세기 비잔틴 역사학자인 안나 콤네나에 따르면 그들은 핀도스 산맥 남부와 중부, 마케도니아 일부지역을 포괄하는 독립국가인 대(大)왈라키아를 세웠다고 한다(1204년 이스탄불에 라틴 제국이 세워진 뒤 대왈라키아는 에피루스 공국에 병합되었으며 그뒤에는 세르비아에, 1393년에는 투르크 제국에 병합되었음).

또다른 블라키아인 공국인 소(小)왈라키아는 아이톨리아와 아카르나니아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밖의 모를라키아 또는 마브로블라키아로 알려진 블라키아인들은 몬테네그로 산맥, 헤르체고비나 지역, 알바니아 북부, 달마티아 남부해안에 정착해 라구사(지금의 두브로브니크)를 세웠다. 14세기에 일부 모를라키인들이 크로아티아 지역으로 북상한 결과 달마치야 북부지역 대부분이 모를라키아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15세기에는 후에 치치인으로 불리는 블라키아인들이 이스트리아 반도에 정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