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

발생

다른 표기 언어 development , 發生

요약 한 개체가 살아 있는 동안 크기·모양·기능 등이 점차 변화함으로써 유전적 잠재력(유전자형)이 기능적인 성체조직(표현형)으로 전환되는 과정.

가장 단순한 발생형태는 한 기관계나 구조의 크기 변화(주로 증가)이지만, 단순한 성장도 화학적·기능적 변화 없이는 일어나지 않는다.

불가사리의 낭배 형성과 중배엽 형성
불가사리의 낭배 형성과 중배엽 형성

일반적으로 생물학적 발생은 크기가 증가하고 생물체와 그것을 구성하는 기관들이 복잡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초기에 운동성이 있던 생물이 고착생활이나 기생생활을 하는 성체로 변태하는 경우에서처럼 어떤 환경에서는 한 구조가 없어지거나 퇴화할 수도 있다. 발생은 기관계가 구조적으로 뚜렷해지는 형태형성과정과 세포와 조직들이 특수하고 독특한 생물학적 기능을 갖게 되는 분화과정으로 나눌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두 과정이 함께 진행되는데, 이는 필수적인 생리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구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들은 동식물 모두 서로 다른 기관계에서 서로 다른 속도로 일어난다. 예를 들어 사람의 뇌는 생식계가 발달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크기와 복잡한 정도에서 완전히 성체와 같아진다.

동물과 식물의 발생은 매우 다른 경로를 거친다.

일반적으로 식물은 다상성(多相性) 발생을 하는데, 2개의 독특한 형태가 서로 뒤를 이으며 세대교번을 한다. 한 형태는 성세포(배우자)의 결합을 통해 만들어지며 복상(複相)의 상동염색체(이배체)를 지니고 있다. 이들은 성적 성숙을 하여 포자체를 이루며 단상(單相)의 유전정보만을 가진 반수체 자손(배우체)을 생산한다.

이 배우체들은 성적으로 성숙하여 단상의 배우자를 생산하고 이들은 다시 결합해 새로운 생활사를 시작한다.

동물세포들은 반수체 시기를 거치지만 염색체수는 이배체 어버이의 생식기관 내에서만 감소한다. 양친으로부터 나온 배우자는 반수체 세대를 거치지 않고 즉시 재결합하여 이배체의 (胚)를 형성한다.

수컷의 정자는 암컷의 난자와 수정하여 접합자를 형성하고 그 접합자는 곧 여러 개의 작은 세포들로 나누어지기 시작한다(난할). 파충류와 조류처럼 땅에 알을 낳는 동물의 배는 발생하는 동안 난황에서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물 속에 알을 낳는 하등 척추동물들의 알은 난황이 적고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로 부화되며, 부화한 후에는 주위 환경에서 직접 영양분을 얻는다. 대부분의 포유동물의 경우 아주 작은 수정란이 어미의 자궁에 부착하여 어미로부터 영양분이 전달되는 경로인 태반을 발달시킨다.

곤충이나 다른 무척추동물들은 성체로 변태하는 미성숙한 유생(幼生) 단계를 거친다.

몇 번의 분열 후에 배는 포배(胞胚)라고 하는 속이 빈 구(球)를 형성하며 3종류의 세포들(외배엽·중배엽·내배엽)로 분화한다. 낭배형성(囊胚形成) 시기에 이들 세포들은 각기 적절한 위치로 이동하는데, 피부·감각기관·신경계 등으로 발생하는 외배엽은 바깥쪽에, 소화관·배설계·허파 등으로 발생하는 내배엽은 안쪽에, 그리고 근육·골격·결합조직 등으로 발달하는 중배엽은 그 두 층 사이에 위치한다.

낭배형성 다음에는 성체의 여러 기관계가 처음으로 원시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는 기관형성이 일어난다. 신경계에서는 배의 표면에 있는 주름이 닫혀서 관을 형성하고, 이것은 세포덩이들의 수축과 팽창을 통해 다시 세분화된다. 척추동물의 허파에서 볼 수 있듯이 조직 표면에 있는 주머니는 점차 길어지고 가지를 치며, 척추동물의 근골격계 발생에서처럼 원시조직으로부터 국소적으로 두꺼워진 부분이 생겨난다.

동물의 발생이 태어날 때부터 완전한 것은 아니다.

많은 무척추동물과 하등 척추동물들은 유생(幼生)이라고 하는, 성체와는 아주 다른 형태로 태어나며, 성체로서 살아가기에 충분한 몸집이 될 때까지 먹고 자란다. 그뒤 유생에게는 기능적으로 중요하지만 성체에게 필요없는 구조(예를 들면 올챙이의 꼬리)들은 없어지고, 그동안 휴면상태에 있던 조직에서 새로운 구조(예를 들면 개구리의 다리)들이 생긴다. 이러한 형태 변화를 변태(變態)라고 한다.

포유동물과 같은 다른 척추동물들은 더이상의 발생이 필요없는 성체의 축소판으로 태어난다.

생식기관은 불완전한 상태로 태어나 어른이 되면서 성숙한다. 예를 들어 사람의 경우 출생 뒤의 발생 대부분이 사춘기에 이루어지는데 이때 음모·수염 같은 2차 성징(性徵)이 나타나고, 여성은 가슴이 발달하며 남성의 정소와 여성의 난소에서는 성숙한 성세포가 생성된다.

조류(藻類)에서처럼 세대가 계속되어도 물리적인 외형이 똑같은 것도 있으며, 꽃피는식물처럼 특정한 형태를 한 부분이(보통 반수 배우체) 어버이 체내에서 전 생활사를 거치는 것도 있지만, 모든 식물들은 2가지 형태의 독특한 세대를 통해 발달한다.

고등식물 중에는 웅성 배우체가 3개의 세포로만 이루어진 경우도 있는데, 이는 바람·수분·동물 등에 의해 암꽃 속에 있는 자성 배우체로 전달되는 꽃가루를 형성한다. 그리고 나서 웅성 생식세포는 자성 생식세포를 둘러싼 조직을 뚫고 자라나 수정하여 다시 접합자를 형성한다.

접합자는 동물에서처럼 작은 세포들로 나누어져 빠르게 분화한다. 단 3번의 분열 뒤에 세포는 떡잎, 어린 싹, 뿌리, 하배축(下胚軸:떡잎과 뿌리 사이에 있는 새싹 부분) 등으로 계속 발생해나가도록 미래가 결정된다. 발생은 작은 식물, 즉 묘목이 형성될 때까지 계속되는데 고등식물의 씨는 성장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나 발아할 때까지 발생이 정지되기도 한다.

발아시기에 묘목은 처음에는 주위 환경에서 물을 흡수하여 단순히 크기 성장만 하지만, 곧 뿌리와 싹의 끝부분에 있는 분열조직에서 세포분열이 일어나 활발하게 자라기 시작한다.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1개의 분열세포와 식물이 생장점 이상으로 계속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1개의 영양세포가 형성된다. 잎은 줄기를 따라 일정한 간격을 두고 모여 있는 작은 분열조직 세포군에서 생기는데, 잎의 모양은 분열조직 내에 있는 여러 세포들의 성장속도에 의해 결정된다. 원래의 분열조직 줄기들에서 2차 뿌리가 땅속으로 뻗어나오고 어린싹에서 옆가지들이 생긴다.

식물 내에서 분열조직에 의해 생긴 영양세포들은 분열조직 뒤로 긴 사슬을 형성한다.

이 사슬들 가운데 어떤 것에는 리그닌이라고 하는 딱딱한 화합물이 축적되어 세포벽을 통한 확산을 막고 따라서 세포가 죽게 된다. 속이 비게 된 세포벽은 물관부라는 긴 관을 형성하며 그곳을 통해 물이 흐른다. 그밖에 큐틴과 수베린이라는 분자들이 줄기의 표면에 있는 세포벽에 쌓여서 코르크체관부를 형성하는데, 이를 통해 영양분과 다른 물질들이 식물 전체에 전달된다.

새로운 관다발세포는 관다발 조직층 사이에 있는 형성층이라는 생식조직층에 의해 생성된다. 전체 성장과정은 지베렐린이라고 하는 식물 호르몬에 의해 조절된다.→ 동물의 발생, 식물의 발생